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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위한 첫걸음] 1992년 세계 정상들을 리우에 모이게 한 환경단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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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위한 첫걸음] 1992년 세계 정상들을 리우에 모이게 한 환경단체는?
  • 김혜림 기자
  • 승인 2022.08.30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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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 실천>행동하는 사람들(49) WWF-Korea
세계 100여개 국가에 본부.. 지구 위해 전등 끄기 캠페인도
ⓒ매일산업뉴스 김혜림 기자
WWF-Korea 홍윤희 사무총장은 지난 25일 서울 종로 사무실 입구에 전시된 WWF 로고 판다곰 모형 앞에서 자연보전 및 지속가능한 생산과 소비의 균형을 맞추는 일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판다는 멸종위기를 맞은 대표적인 동물이다. ⓒ매일산업뉴스 김혜림 기자

[매일산업뉴스] 2012년 3월 31일 오후 8시 30분부터 1시간 동안 서울 시내 곳곳이 깜깜절벽이었다. 그 이후 해마다 3월 마지막주 토요일 오후 8시30분부터 1시간 동안은 우리나라 도시 곳곳에서 불빛이 사라지고 있다. 올해도 지난 3월 26일 수많은 건물에서 불빛이 보이지 않았다. 지구를 위해 전등을 끄는 '어스 아워(Earth Our)' 동참자들이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어스 아워 캠페인'을 이끌고 있는 WWF-Korea(세계자연기금 한국본부, 이하 한국본부) 홍윤희 사무총장을 지난 25일 서울 종로 사무실에서 만났다.

홍 총장은 "어스 아워는 인류가 만든 기후위기와 환경파괴의 심각성을 깨닫게 하고 변화를 만들기 위해 2007년 호주에서 시작했다“면서 ”지금은 190여개국 7000여개 도시, 1만 8000여개의 랜드마크가 참여하는 세계 최대의 자연보전 캠페인으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1961년 멸종위기 보존을 위해 설립된 WWF는 기후변화 및 플라스틱 프리 캠페인 등을 통해 지구환경을 지키는 데 앞장서고 있다. 특히 기후위기를 전 세계적인 아젠다로 자리 잡게 한 공로를 국제사회에서 인정받고 있다. WWF는 자연보전 필요성과 기후위기 상황을 꾸준히 알려 1992년 ‘리우 지구 정상회의’ 개최를 이끌어냈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이 회의에서 세계 185개국 대표단은 지구 온난화에 대한 전 지구 차원에서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기후변화·생물다양성·사막화방지 협약 등을 체결했다.

WWF는 전 세계 100여개 국가에 본부를 두고 있으며, 한국본부는 2014년 발족했다. 지난 23일 홍정욱 전 의원(한나라당)이 이사장에 취임했다.

홍 총장은 “WWF는 자연서식지 보존, 생물종 멸종방지, 생산과 소비의 생태발자국 감소 등을 저해하는 요인을 과학적으로 분석해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아내고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과 협력해 이를 실천해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WWF가 격년 발간하는 ‘지구생명 보고서’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보고서들은 자연파괴, 기후위기 등 지구가 마주한 사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에 대한 맞춤한 해법을 제시하는 것으로 정평이 높다.

ⓒWWF한국본부
WWF 한국본부 홈페이지에서는 기후위기의 실태와 해결책 등을 퀴즈를 통해 알기 쉽고 재미있게  풀이해주고 있다. 그래픽은 지구 온도가 상승하는 이유를 보여준다. ⓒWWF 한국본부

'우리는 기후변화를 막을 수 있는 마지막 세대’임을 강조하는 WWF는 세계자원연구소(WRI)등과 함께 ‘과학 기반 감축 목표 이니셔티브(SBTi, Science Based Targets Initiative)’를 2015년 발족, 기업들의 탄소 배출량을 과학적으로 측정, 인증하는 작업도 펼치고 있다.

홍 총장은 “각 국가별 본부에선 정부 정책을 모니터링하고, 기업과 소비자의 변화를 위해 활동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국본부는 자체 보고서를 통해 기업 및 금융기관의 적극적인 기후위기 대응을 유도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기업 기후행동 분석 보고서’를 통해 해외 기업과 비교해 우리 기업이 뒤처진 ‘장기비전’ ‘에너지효율목표’ ‘재생에너지목표’의 실태와 이에 대한 구체적인 개선책을 제시했다.

홍 총장은 “기후위기 등 우리가 맞닥뜨린 전지구적 재앙은 지속가능하지 않은 과량생산과 과량 소비에서 비롯됐다”면서 “그동안 경제만을 강조해왔는데 경제 환경 사회가 균형을 이뤄야 지속가능한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구의 자연환경을 보전하고 인간이 자연과 조화롭게 살아가기 위해선 최근 기업 평가에서 중시되고 있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의 본질을 이해하고 균형 있는 의사결정을 하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우리나라 기업이 외국 기업에 비해 탄소 배출량에 대한 과학적 측정과 감축목표 수립 작업이 더딘 점을 안타까워했다. 그 이유로 그는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를 꼽았다. 

홍 총장은 “정부는 긴 안목으로 전체 흐름을 보면서 앞서가야 하는데 사후대응에 급급하다”면서 특히 정부의 최근 유가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홍 총장은 “국제적 고유가 현상은 화석연료를 지금처럼 쓰는 것이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점을 알려줄 기회였다”면서 “세금을 깎아 기름값을 내려줌으로써 기후변화의 가장 큰 원인인 화석연료 감축의 모멘템도 날려버렸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원전을 확대하는 대신 재생에너지 비율을 축소함으로써 세계적인 흐름에 역행하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WWF가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KoSIF) 등 과 함께 2020년 발족한 ‘기업 재생에너지 이니셔티브(Corporate Renewable Energy Initiative, CoREi)’가 최근 조사한 결과 기업들은 원활한 재생에너지 확보를 위한 정부의 재정적 제도적 지원을 절실하게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 총장은 일반소비자들에게는 “우리는 하나뿐인 지구(one planet living)에 살고 있으며, 기후위기는 미래가 아닌 현재의 문제”라면서 “자연자원을 낭비하는 소비 자체를 줄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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