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4-04-27 15:55 (토)
[숫자로 톺아보는 세상만사] 32년...개도국에서 선진국이 되기까지
상태바
[숫자로 톺아보는 세상만사] 32년...개도국에서 선진국이 되기까지
  • 김혜림 기자
  • 승인 2021.07.07 0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A그룹에서 B그룹으로 ...UNCTAD 57년 역사상 최초
소득 수준은 G7 , 행복지수는 중진국 수준에 머물러

[매일산업뉴스] 32년.

우리나라가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발돋움하는 데 걸린 시간입니다.

결코 짧은 시간은 아닙니다. 하지만 1950년 6·25 전쟁에 참전했던 유엔군 최고사령관 더글러스 맥아더 원수의 말을 한번 떠올려본다면 그리 긴 시간은 아니었습니다. 그는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이 나라가 다시 일어서기까지 앞으로 100년은 더 걸릴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경제발전을 ‘한강의 기적’이라고 부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6일 국무회의에서 한국의 선진국 진입을 밝히고 있다.                                                                                  ⓒ문재인 페이스북
문재인 대통령이 6일 국무회의에서 한국의 선진국 진입을 밝히고 있다. ⓒ문재인 페이스북

문재인 대통령은 6일 청와대에서 가진 국무회의에서 “유엔 회원국들의 만장일치 합의에 의해 우리나라는 명실상부하게 선진국임을 국제적으로 인정받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유엔 무역개발회의(UNCTAD)는 지난 2일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열린 제68차 무역개발이사회 마지막 회의에서 컨센서스(의견 일치)로 우리나라를 선진국 그룹으로 변경하는 안건을 통과시켰습니다.

​                                                                           ⓒUNCTAD
​                                                                           ⓒUNCTAD

UNCTAD는 개도국의 산업화와 국제무역 참여 증진을 지원하기 위해 1964년 설립된 유엔 산하 정부 간 기구입니다. 우리나라는 그해 3월 가입했습니다. UNCTAD 회원국은 총 195개국입니다. 그룹 A에 속한 아시아·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 99개국, 그룹 B에 있는 미국 영국 등 선진국 31개국, 그룹C의 중남미 33개국, 그룹 D의 러시아·동구권 25개국,  그리고 4개 그룹에 포함되지 않은 7개국이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그룹 A에 속해 있었습니다.

개도국에서 선진국으로 지위가 변경된 나라는 UNCTAD가 설립된 이후 우리나라가 처음입니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을 구분하는 기준은 명확하지 않습니다. 통상 1인당 소득수준, 교육·문화수준, 무역지수, 기대수명지수, 언론자유지수 등을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김혜림 대기자
ⓒ김혜림 대기자

국민들의 전반적인 생활수준을 보여주는 1인당 국민소득(GNI, 미 달러 기준)으로 볼 때 우리나라는 확실히 선진국 수준입니다. 지난 2일 세계은행(World Bank) 홈페이지에 게재된 국가별 GNI(미 달러 기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은 3만2860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3만2200 달러인 G7국가 이탈리아를 앞섰습니다. 1960년대 이탈리아의 GNI는 우리나라의 10배에 달했습니다.

사실 우리나라가 선진국 대접을 받은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UNCTAD에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이 1991년, 세계은행이 1996년 우리나라를 선진국으로 지정한 바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아니면 코로나 19로 어수선한 상황 때문일까요? 선진국 진입에 대한 국민들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합니다. 

유엔 산하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가 지난 3월 20일 세계행복의 날을 맞아 발표한 ‘세계행복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행복순위는 149개국 중 62위에 그쳤습니다. 우리나라는 1인당 GDP(25위), 건강수명(7위)은 상위권이었지만 사회적 지원(97위), 선택의 자유(128위), 부패인식 (103위), 긍정적 정서(103위) 등은 하위권이었습니다.

경제적 성공을 디딤돌 삼아 선진국 진입에는 성공했지만 국민들의 행복지수는 중진국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그러니 UN에서 선진국으로 인정받았다 해도 체감이 되지 않는 것이겠지요. 

뿐만 아니라 선진국으로서의 책임감 또한 낙제점에 가깝습니다. 1945년 유엔 등으로부터 공적개발원조(ODA)를 받았던 우리나라는 2010년 경제협력개발기구 개발원조위원회에 가입하면서 공여국으로 전환했습니다. 그러나 공적개발원조 규모는 국민총소득의 0.15% 수준으로 회원국 중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문 대통령은 선진국으로 인정받았다는 것을 밝히는 국무회의에서 “국민들께서도 피와 땀으로 이룬 자랑스러운 성과라는 자부심을 가져주시기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대통령과 국무위원들은 국민들이 선진국 국민으로서 자부심과 행복감을 느낄 수 있도록 열심히 일할 것을 다짐했어야 하지 않을까요.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