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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톺아보는 세상만사] 0.1% ... 여군 장교가 장군이 될 확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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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톺아보는 세상만사] 0.1% ... 여군 장교가 장군이 될 확률
  • 김혜림 기자
  • 승인 2021.06.30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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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군 장교보다 6배나 힘들어...군대 내 '방탄천장' 존재
성차별만큼 만연한 성폭력, 심각한 2차 가해로 자살까지

[매일산업뉴스] 0.1%.

여군이 ‘별’을 달 확률입니다.

공군 여중사 성추행 자살 사건으로 군대 내 성차별과 성폭력의 심각성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29일 국방부에 따르면 여군 규모는 2020년 6월 30일 기준 1만 3449명으로, 전체 군 간부 중 7.4%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여군은 일반 병사가 없습니다. 직업군인으로 하사관부터 시작합니다. 국방부는 2020년에는 여군 비율을 8.8%로 확대할 방침이지만 처우개선에는 별 뜻이 없어보입니다.

ⓒ 병무청
ⓒ 병무청

김중로 전의원(비례대표/바른미래당)은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이었던 2019년 "여성인력의 군에 대한 관심과 지원율이 매우 높다. 병력자원 감소. 간부 정예화가 당면과제인 군 입장에서 이것은 호기"라며 "유리천장보다 더한 군 내 방탄천장을 걷어낼 때 우수한 여성인력이 군에 머무르고 또 헌신하겠다는 의지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당시 김 전의원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여군의 별 따기는 남군보다 매우 힘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남성 군 장교가 장군이 될 확률은 0.6%인 데 반해 여군 장교가 장군이 될 확률은 0.1%에 불과했습니다.

김혜림 대기자
김혜림 대기자

현역 장성 중 여군은 총 5명입니다. 전투병과부터 정보, 항공, 간호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습니다. 모두 육군으로 4명은 준장(별 1개)이고 1명은 소장(별 2개)입니다. 2019년 11월 강선영 준장이 여군 최초로 소장(별 2개)에 진급했습니다. 해군과 공군 해병대에는 단 한명도 없습니다. 공군은 대령, 해군은 중령이 여성 최고위직입니다.2019년 영관장교 진급 자료에 따르면 소령 진급자 남성 대 여성 비율은 88 대 12, 중령 진급자는 93 대 7, 대령 진급자는 99 대 1입니다. 위로 올라갈수록 여군의 진급은 ‘좁은문’을 통과해야 됩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발간한 ‘2019 군대 내 인권상황 실태조사’에 따르면 여군 4명 중 1명 이상(28.4%)이 인권침해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군들이 부당 대우 경험으로 가장 많이 꼽은 것이 '차별(26.4%)'이었습니다.

성차별이 있는 곳엔 성희롱이 있게 말입니다. 군대 내 성희롱 또는 성폭력 관련해선 ‘경험했다’는 응답은 5%에 그쳤지만 '피해자를 목격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14%에 달했습니다. 성 문제 고발과 관련해선 73.1%가 "군 위계/서열 구조에서 낮은 위치에 있는 피해자일수록 성희롱/성폭력 피해 사실을 문제제기 하기 어렵다"고 답했습니다.

문제를 제기해도 해결은 더욱 어렵습니다. 여군의 41.6%가 "군대 내에서 성희롱, 성폭력 사건에 대해 공정하고 책임 있는 가해자 처벌이 이뤄지기는 어렵다"고 답했습니다.  결국 피해자들은 막다른 선택을 합니다.

2010년 강원도 군부대 근무 중 자살한 A 중위, 2013년 강원도 화천군 15사단 소속 B 대위, 2017년 해군 장교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호소하던 C 부사관, 그리고 2021년 '공군만이 꿈이었다'는 이 중사. 이들은 부대 내에서 성폭력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여군들입니다.

이 중사의 어머니는 "가해자 한 놈이 죽인 게 아니라 군이 죽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답니다. 왜 안 그렇겠습니까? 성폭력 사건이 발생하면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하는 것이 제일 먼저 해 야 할 일입니다. 그러나 이 중사는 성폭력 피해 신고를 한 이후에도 가해자와 한 관사에서 머물러야 했습니다. 성폭력 피해를 보고받은 상관은 합의를 요구하기까지 했습니다. 2주 후 전출간 부대에선 관심사병 취급을 받았다고 합니다. 2차 피해로 더욱 괴로웠을 이 중사는 결국 죽음으로써 부내 대 성폭력 실태를 고발했습니다.

마침 7월12일 오후 1시까지 ‘2021년 육군 민간부사관 여군 2기’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지원자들이 ‘혹시 성희롱을 당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 대신 “나는 여성 최초 오성 장군이 되어야지” 이런 생각을 갖게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선 이 중사 사건 관련자들을 일벌백계(一罰百戒)해 군대 내 성폭력 근절 의지를 보여줘야 할 것입니다. 이는 죽은 이 중사를 위해서만이 아닙니다. 미래 국군의 힘을 강화하기 위한 것임을 국방부는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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