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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현의 종횡무진]'윤 정부 100일' 국내 정치에도 담대함을 보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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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현의 종횡무진]'윤 정부 100일' 국내 정치에도 담대함을 보여라
  • 매일산업뉴스
  • 승인 2022.08.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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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조남현 시사평론가

지금처럼 5년내내 자유에 대한 신념으로 뚜벅뚜벅 걸어가길
국민이 감동하면 야당도 윤 대통령의 발목 잡기 못해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제 77주년 광복절 경축사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제 77주년 광복절 경축사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은 깔끔했다. 모두발언부터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 이르기까지 윤 대통령은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기자회견만 보면 왜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왜 이렇게 낮은지 의아할 정도다. 하지만 현실은 전혀 다르다.

윤 대통령은 현재 코너에 몰려 있는 상황이다. 최악의 국정 지지율 속에 여당인 국민의힘당이 지리멸렬하는 가운데 ‘이준석 폭탄’까지 터져 앞날이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세상에 이런 일이! 이재명이라는 내일을 알 수 없는 인물이 야당을 사당화(私黨化)하는 중이라 야당 복을 타고났음에도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이 동반 폭락하고 있으니 이런 변고가 어디 있단 말인가. 이승만 건국 대통령 취임사 이래 최고의 명연설이라고 평가받을 수 있는 취임사의 기세는 어디로 사라져버린 건가.

윤석열 정부의 성패는 곧 대한민국의 성패로 이어진다. 윤 정부가 실패하여 정권이 ‘이재명 당’으로 넘어가는 건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다. 문재인 정권에 이어 포퓰리즘과 반시장적인 정책을 펴는 정권이 다시 한번 집권한다면 대한민국은 재기 불능 상황에 빠질 게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멀쩡한 나라가 결딴나는 건 10년이면 족하다는 건 그리스가 보여주지 않았는가.

그래서 나라의 앞날을 위한 충심으로 윤 대통령에게 진언(盡言)하고자 한다. 위기는 곧 기회다. 지금의 진퇴양난의 상황이 윤 대통령에게는 다시없는 기회라는 ‘사실’을 깨우쳐주고자 한다. 영웅은 난세에 나는 법이다. 어차피 윤석열이라는 캐릭터는 난파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호(號)를 구하는 운명을 타고났다. 초고속도로 검찰총장에 올라 대통령의 자리에까지 오른 건 운명이라고밖에는 달리 설명하기 어렵다.

조남현 시사평론가
조남현 시사평론가

윤 대통령이 취임사에 이어 지난 광복절 경축사에서 재차 강조했던 ‘자유’가 진정 그의 신념이자 철학이라면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모세’로 거듭날 충분한 자격이 있다. 자유야말로 대한민국을 이끌어야 할 필요충분조건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승만 건국 대통령을 빼고는 역대 대통령 누구도 자유를 강조하지도, 이해하지도 못했기 때문에 난세의 영웅으로 역사에 기록될 수 있다고 믿는다. 장담컨대, 눈앞의 지지율에 속박당하지 말고 자유의 깃발을 들고 뚜벅뚜벅 걸으면 지지율도 오르고 기어이 대한민국을 위기에서 구할 수 있을 것이다.

자유란 무엇인가. 정치·경제·사회 등 국정 전 분야에서 국가의 개입을 최소화함으로써 개인, 곧 민간의 창의가 펄펄 뛰도록 만드는 게 바로 자유다. 윤석열의 자유를 기대하는 이유다. 윤 대통령도 이번 기자회견에서 민간 주도의 성장을 강조했다.

그런데 철학과 신념이 옳다고 국민이 따르는 건 아니다. 국민 대다수는 자유의 참뜻을 알지 못한다. 때문에 국민이 따를 수 있는 다른 조건이 요구된다. 그건 그릇의 크기이다. 모름지기 국가 지도자라면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큰 그릇’임을 느끼게 해주어야 한다. 그저 그런 지도자 중 하나라면 모르거니와 역사에 남을 지도자가 되려면 그래야 한다.

마침 ‘이준석 폭탄’이 터졌다. 큰 그릇을 보여줄 이런 호기도 없다. 비록 ‘내부 총질’하는 ‘괘씸한 놈’으로 느껴질지 모르겠지만 이준석을 내몰기 위해 ‘윤핵관’ 중의 ‘윤핵관’인 윤 대통령이 그간 어찌해 왔는지를 본인이 잘 알 것이다. 따라서 본인을 성찰하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기자회견 내용, 곧 당의 체질 개선과 혁신 방안, 담론의 전환 등을 수용하는 동시에 이준석을 당의 자산으로 인정하며 껴안는 모습을 보여주면 세상이 놀랄 것이다. 역시 여의도의 구정치에 물들지 않은,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지도자’로 각인될 것이다.

연륜 또는 경륜이라는 게 무엇인가. 그건 세월을 겪을수록, 그리고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며 시시비비(是是非非)를 따지지 않는 것이다. 한 개인도 그럴진대 국가 지도자라면야 더 말할 게 무엇인가. 그게 아니더라도 가슴이 큰 사람이 작은 사람을 안는 법이다. 비록 말썽꾸러기이자 건방지기 짝이 없는 젊은 (전)대표지만 이준석을 당의 자산으로 만드는 것은 윤 대통령이 하기 나름이다. 국가 지도자가 자라나는 당의 자산인 젊은이 하나를 껴안지 못한대서야 당의 결속을 어찌 이끌어낼 것이며, 야당은 어찌 상대할 것인가.

도무지 말도 통하지 않고, 어찌해볼 도리도 없는 김정은 정권에게만 ‘담대한’ 제안을 하지 말고 국정을 안정시키기 위해 여당을 정상화하고 야당을 끌어안는 ‘담대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국민이 감동하면 야당도 윤 대통령의 발목 잡기에 매달리기 어렵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담대한’ 모습을 보이지 못한다면 ‘이재명의 부활’을 돕는 가운데 대한민국을 벼랑 끝으로 모는 꼴이 될 것이다.

법치는 추상같이 세워야 하지만 정치는 큰 그릇을 보여주는 ‘담대함’이 절실히 요구된다.

윤 대통령의 인식을 돕기 위해 애써 사족(蛇足)을 달고자 한다. 올해는 광복 77주년이 아니라 74주년이다. 자유를 이해하는 대통령이라면 대한민국 건국의 의미는 제대로 알아야 할 것 아닌가. 해방이 곧 광복이 아니다. 일제로부터의 해방이 나라의 독립이 아니었다는 의미다. 미군정 시기를 거치고 1948년 8월 15일 비로소 대한민국이 건국된 것이다. 이로써 독립운동이 완성된 것이며, 그게 광복이자 독립기념일이다. 따라서 올해는 해방 77주년, 광복(독립) 74주년이다. 독립운동이 ‘국민이 주인인 민주공화국, 자유와 인권, 법치가 존중되는 나라를 세우기 위한 것이지. 전체주의 국가를 세우기 위한 게 아니었다’고 광복절 경축사에서 윤 대통령 스스로 강조한 그 말에 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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