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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13일 가석방..."코로나 장기화 경제상황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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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13일 가석방..."코로나 장기화 경제상황 고려"
  • 김석중 기자
  • 승인 2021.08.09 19: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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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하는 삼성, 별도 입장은 안내
출소 후에도 삼성합병·불법 프로포폴투약 혐의로 재판
멈췄던 삼성 투자시계 속도에 기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

[매일산업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오는 13일 가석방된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재수감된 지 207일 만이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9일 광복절 가석방 브리핑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광복절 가석방을 허가했다”면서 “코로나 장기화로 인한 국가적 경제상황과 글로벌 경제환경, 사회 감정, 수형생활 등을 고려해 결정했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가석방심사위원회를 비공개로 열어 이 부회장의 가석방을 적격 판정했다. 이어 박 장관이 심사위의 가석방 신청을 허가, 최종 결정했다.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건을 2017년 2월 당시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구속된 이후 2018년 2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나기까지 353일 복역했다. 올해 1월 국정농단 사건 파기 환송심에서 법정구속되면서 지난달말 가석방 기준이 형기 60% 이상을 채웠다.

이날 늦은 오후 이 부회장의 가석방 확정 소식이 전해지자 삼성 내부는 안도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애초 기대했던 사면이 아닌 가석방인데다 가석방과 별개로 여러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 가석방 반대 여론 등으로 이 부회장의 복귀를 마냥 반기기에는 조심스럽다는 반응이다.

그래선지 삼성은 이 부회장의 가석방과 관련해 회사 차원의 공식입장은 내지 않는다고 밝혔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그나마 총수가 수감 생활을 마치고 석방된 것 자체만으로도 대부분의 구성원들이 다행스럽게 생각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또다른 삼성 관계자는 "가석방인데다가 또다른 재판을 준비해햐 하는 상황이라 곧바로 경영복귀는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그러나 인사, 투자, 사업전략 등 그동안 밀려있는 현안보고 등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관련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삼성물산 부당합병과 회계부정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 등에 대한 재판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재판장 박정제 부장판사) 심리로 오는 12일 재개된다. 재판은 지금까지 총 10 차례 공판기일이 진행됐는데, 이 부회장은 지난 1월 법정 구속된 이후 매주 목요일마다 재판을 받아왔다.

이달 19일부터는 프로포폴 불법투약 혐의로 새로운 재판(서울중앙지법 형사11부, 재판장 장영채 부장판사)이 열린다. 당초 이 부회장을 약식기소(재판 없이 벌금형 등을 선고해달라 요청)했던 검찰은 이후 정식 재판 절차를 신청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였다.

따라서 이 부회장은 출소하더라도, 다른 재판을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연이어 출석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부회장의 석방은 그동안 멈춰있던 삼성의 대규모 투자 결정에 속도를 더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삼성전자가 검토 중인 170억 달러(약 19조 5000억원) 규모의 미국 현지 투자 결정이 가장 먼저 나올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을 비롯해 테일러, 애리조나주 굿이어와 퀸크리크, 뉴욕주의 제네시카운티 등 5개 지역을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지만, 최종 결정이 지연되고 있다. 경기 평택에 짓고 있는 반도체 3기(P3)에 대한 투자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부회장이 수감돼 있는 동안 삼성전자의 추격 대상인 파운드리 1위 대만 TSMC는 삼성의 3배 가까운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며 더욱 앞서 나갔다. 또 향후 3년간 1300억 달러(약 148조 8000억원)를 투자로 미국, 일본 등지에 10여개의 공장 증설 계획을 밝히며 독보적인 1위 입지를 굳히려는 모습이다.

여기에 삼성전자와 종합반도체 1위 자리를 다투는 인텔까지 파운드리 시장에 합세하며 삼성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 3월 파운드리 시장 재진출을 선언한 인텔은 최근 세계 파운드리 3위 기업인 글로벌파운드리 인수를 추진하는 등 반도체 파이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가석방은 확정됐으나 이 부회장이 넘어야 할 산도 만만치 않다. 그동안 참여연대를 비롯한 1000여개의 시민단체들은 이 부회장이 가석방된다면 비슷한 기업 범죄가 끊이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이 부회장의 가석방을 반대해 왔다.


가석방의 명목으로 거론됐던 경제 살리기 성과를 입증하기 위해 이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이 대단위 투자, 일자리 창출, 사회공헌 등에 더 적극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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