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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계 "기업 경영안정성 위해 법인세ㆍ상속세율 인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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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계 "기업 경영안정성 위해 법인세ㆍ상속세율 인하해야"
  • 김석중 기자
  • 승인 2021.08.1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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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총, 법인세법·조세특례제한법·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에 대한 경영계 의견 제출
법인세 최고세율 OECD 평균 수준인 22%로 낮춰야
상속세율도 사실상 60%로 OECD 최고수준 ...25%로 인하해야
한국경총 전경.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경총 전경. ⓒ한국경영자총협회

[매일산업뉴스]경영계가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 향상과 경영안정성 제고를 위해 법인세・상속세율을 인하하고 가업상속공제 요건 완화해야 한다고 정부에 건의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회장 손경식, 이하 ‘경총’)는 10일 기획재정부(이하 ‘기재부’)가 입법예고한 ‘법인세법’, ‘조세특례제한법’, ‘상속세 및 증여세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경영계 의견을 기재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경총은 “7월 26일 발표된 기재부의 세법 개정안은 내수 활성화와 기업환경 개선 등 경기 회복 지원에 방점을 두고 있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 “다만 법인세나 상속세 같이 경쟁국에 비해 기업들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는 세제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대책들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경총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경제 환경에 직면한 우리 기업들의 경영 여건 개선에 기여할 수 있도록 법인세법과 조세특례제한법,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기재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경총은 “현재 우리나라 법인세 최고세율(25%, 중앙정부 기준)은 OECD 38개국 중 8번째로 높고, 법인세수가 GDP나 조세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OECD 최상위권 수준”이라면서 “또한 최근 디지털세 같은 글로벌 조세 개편으로 인해 우리 기업들의 해외 세부담이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 OECD 130개국은 지난달 1일 연결기준 매출액 200억유로(한화 약 27조원) 및 영업이익률 10% 초과 기업에 대해 초과분의 20~30%에 해당하는 이익을 시장소재국에서 과세하도록 하는 방안과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을 최소 15% 이상으로 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이에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경제 환경 속에서 기업의 투자를 비롯한 적극적 경영활동 촉진과 신산업 육성,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선진국에 비해 과도하게 높은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각종 공제요건 완화 등을 통해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국내 투자 환경을 조속히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경총은 “법인세 최고세율을 선진국 수준으로 인하해야 한다”면서 “어려운 여건 속에서 기업들의 적극적 투자를 유인하고 산업 전반에 투자 활성화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도록,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재 25%에서 OECD 평균 수준(21.8%, 2021년)인 22%로 인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연구개발 및 투자세액 공제 확대를 건의했다. 경총은 “국가전략 분야의 세제 지원을 강화한 것은 긍정적이나, 산업 전반의 기술력 향상과 투자 증진을 위해 대기업의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율을 현재 2%에서 과거 수준(2013년, 6%)으로 상향하고, 시설투자에 대한 통합투자세액 공제율도 전반적으로 상향(대기업 1% → 3% 등)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26일 발표된 정부의 세법개정안에 따르면, 3대 국가전략기술(반도체, 배터리, 백신)의 R&D비용(30~40%)과 시설투자(6%)에 대한 세제 지원을 강화할 예정이다.

경총은 “코로나19에 따른 손실이 기업 규모와 무관하게 발생하고 있는 만큼 대기업의 이월결손금 공제 한도를 현재 60%에서 80% 수준까지 상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월결손금공제는 각 연도의 법인세를 계산할 경우, 과거 15년 이내에 발생한 결손금을 각 연도의 소득에서 공제하되, 공제한도는 각 연도 소득의 60%(대기업) 또는 100%(중소기업)로서 기업 규모별로 달리 정해져 있다.

경총은 “기업들의 조세 부담 완화, 해외시장 개척 등 사업 확장을 도모할 수 있도록 외국납부세액 이월공제 기간을 현재 10년에서 15년으로 연장해야 한다”면서 “또한 글로벌 조세 개편 논의 과정에서 해외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의 세부담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외국납부세액공제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건의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관련, 경총은 “자녀에게 기업 상속 시 우리나라 상속세 최고세율은 최대 60%로 높고, 실제 세부담도 세계 최고 수준”이라면서 ”선진국에 비해 높은 상속세 부담이 기업하고자 하는 의지를 저하시켜 기업 경영의 영속성을 저해하는 한편, 경제 성장과 투자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우리나라 상속세 최고세율은 50%지만, 중소기업이 아닌 기업은 최대주주 주식 할증평가(20%)까지 더해져 60%로 높아진다. 직계비속 기업승계 시 상속세 부담이 있는 OECD 18개국의 상속세 최고세율 평균값은 26.5%(2020년 기준)이다. OECD 36개국 중 상속세제가 없는 국가는 13개국이고, 상속세제를 운용하는 23개국 중 17개국은 직계비속에게 기업을 물려줄 때 세율인하 등을 통해 원활한 기업승계를 지원하고 있다.

KPMG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자녀에게 1억 유로(한화 약 1350억원) 가치 기업을 상속하는 경우 실제 부담하는 상속세액(공제 후)은 우리나라가 4053만유로(실효세율 40.5%)로 분석대상 54개국 중 2번째로 높게 나타났다.

특히 경총은 “일본은 높은 상속세 최고세율(55%)에도 2018년 사업승계세제 특례조치를 통해 비상장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세부담이 실질적으로 영(0)이 되도록 상속세를 납부유예 또는 면제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동 제도의 활용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하면서, “우리나라는 가업상속공제 요건이 여전히 엄격해 제도 활용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경총은 “가업에 축적된 경영 노하우와 전통을 후세대에게 계승하고, 기업의 영속성 확보를 지원하기 위해 상속세 최고세율을 OECD 평균(26.5%, 2020년) 수준으로 낮추고 과표구간별로도 전반적인 세율 인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높은 상속세 최고세율 뿐만 아니라 최대주주 주식 할증(20%) 평가를 통해 기업 상속 시 추가적인 부담을 지우고 있는 만큼, OECD 국가 중 우리나라에만 적용되는 일률적인 최대주주 주식 할증평가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총은 “우리나라의 가업상속공제 제도가 중소기업을 비롯해 많은 기업들에게 충분하게 활용될 수 있도록 가업상속공제 대상을 대기업까지 확대하는 한편, 현재 최대 500억원인 공제상한을 폐지하고, 승계 전ㆍ후 의무 경영기간 축소, 고용 유지요건 완화, 업종 변경 제한 요건 폐지 등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총은 “우리나라 특유의 높은 상속세율을 고려할 때, 조세부담을 보다 장기간에 걸쳐 분산할 수 있도록 일반상속재산의 경우 분할납부 기간을 최대 5년에서 10년으로, 가업상속재산의 경우 최대 20년에서 30년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세원포착이 투명해진 납세환경 변화와 응능부담의 원칙 등을 고려해 상속세 과세방식을 현행 ‘유산세’ 방식에서 개인별로 취득한 경제적 이익의 크기에 비례하여 각자의 과표구간과 세율을 결정하는 ‘유산취득세’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했다.

경총 하상우 경제조사본부장은 “올해 세법개정안에서 반도체, 배터리와 같은 미래 전략 기술에 대한 지원을 강화한 것은 긍정적이나, 법인세ㆍ상속세율 인하, 가업상속공제 요건 완화 같이 핵심적인 사안들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것은 상당히 아쉬운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내 투자환경 개선과 기업 경영의 영속성 제고를 통해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하고자 하는 의지’를 고양시키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체감할 수 있는 법인세ㆍ상속세 부담 완화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고 우리 국민과 경제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조세정책 방향에 대한 심도 있는 고민과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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