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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희영의 서비스경영ㆍ3] 뭘 좀 아는 사람보다 공감할 줄 아는 사람을 뽑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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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희영의 서비스경영ㆍ3] 뭘 좀 아는 사람보다 공감할 줄 아는 사람을 뽑아라
  • 매일산업뉴스
  • 승인 2021.03.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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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

탁월한 서비스 원천은 직원의 풍부한 감성역량에서 나와
고객을 직ㆍ간접적 상대하는 비즈니스일수록 EQ가 중요
ⓒImage by Gerd Altmann from Pixabay
ⓒImage by Gerd Altmann from Pixabay

직원을 뽑는 일은 중요하다. 경영자에겐 그만큼 어렵고 신경 쓰이는 일이다. 유능한 인적자원을 가려내는 판단의 기준으론 무엇이 가장 좋을까?

채용에 대한 산업계의 관심만큼이나 학계에도 개인의 역량에 관한 연구는 많다. 일찍이 심리학자 루이스 터먼(Lewis Terman)은 지능지수 IQ와 사회적 성공 간의 상관성을 규명하고자 했다. 그는 초등학교에서 IQ가 130 이상으로 두뇌가 명석한 학생 1470명을 표본으로 실증연구를 했다. 정신적인 요소를 제외하면 개인의 성공에 지능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고 주장했던 터먼은 높은 IQ를 지닌 사람들에 강한 믿음을 가졌다. 그러나 결과는 전혀 달랐다. 그들 중에 전국적으로 이름을 떨친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다수가 평범한 직업에 종사했으며, 놀랄 만큼 많은 사람이 심지어 터먼이 실패로 보는 수준에서 경력을 마무리한 것으로 밝혀졌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

또 다른 심리학자 하워드 가드너(Howard E. Gardner)는 1980년경부터 인간의 심리검사에서 발생하는 몇 가지 의문에 집중했다. IQ가 높은데도 왜 어떤 사람은 인생에서 실패하는 걸까? 혹시 개인의 역량 측정에서 다른 측면을 놓치고 있는 건 아닐까? 그는 저서 ‘마음의 틀(1983)’에서 IQ만으로 인간의 잠재적 능력을 판단하는 것을 비판하고, 논리수학, 언어, 공간, 음악, 인간친화, 신체운동, 음악, 자아성찰, 자연친화와 실존 등으로 능력이 세분된다는 다중요인의 존재를 이론으로 제시했다. 그의 다중지능이론은 그간 IQ가 규정해온 사고능력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 놓았다.

독보적인 경영저널리스트 글래드웰(Malcom Gledwell)은 저서 ‘아웃라이어(2008)’에서 실용지능(PI)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했다. 그는 PI를 ‘뭔가를 누구에게 발휘할지, 언제 말해야 하고 어떻게 해야 최대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등을 아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그 방법에 관한 지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IQ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와 관련되어 있을 뿐 그것을 알아서 할 줄 아는 것과는 무관하며, 개인의 역량이란 본질적으론 실천의 문제라는 것이다. 상황을 올바로 판단하고 자신과 원하는 것을 얻는데 필요한 지능이 중요하다고 본 것이다. IQ로 측정되는 능력과는 다른 차원의 지적 능력인 셈이다.

서비스 경영이론을 전파했던 알브레히트(Karl Albrecht)의 이어진 연구도 흥미롭다. 그는 이듬해 ‘실행지능(2009)’이라는 저서에서 멘사(Mensa) 회원들을 면담한 결과, IQ가 높은 사람들로 구성된 국제단체 멘사의 회원 가운데는 뛰어난 인지능력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감정의 기복이 심한 사람들도 있었음을 밝혔다. 그의 연구는 IQ가 상황판단이나 리더십, 창의력, 사업수완과는 연계할 수 없는 능력임을 재차 확인한 셈이다.

이처럼 인간의 능력을 판단하는 데는 다양한 기준들이 필요하다. 이 가운데 주목받는 지표가 있다. 바로 감성지능(EQ)이다. EQ는 자신과 상대의 감정과 의식의 상태를 파악하고 그것을 결부시켜 이해하며, 정서적으로 반응하는 능력이다. 인간의 정신작용을 기억력 위주의 인지능력으로 판단하는 IQ와는 구별되는 개념이다. 본래 EQ는 1980년대에 등장했지만 골만(D. Goleman)의 저서 ‘감성지능(1995)’을 계기로 개인의 사회적 역량을 평가하는 지수로 자리 잡았다.

예를 들면, 조직에서 상사나 동료, 부하직원들과 얼마나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팀워크에 기여하는가를 판단하는 개인의 역량지표로 이용된다. EQ는 선천적이기도 하지만 학습을 통해서도 개발된다.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스스로 판단하는 자기인식, 자신의 감정을 적절히 변화시키는 자기조절, 일에 대한 성취욕구, 다른 사람의 감정을 자신에게 이입하는 공감능력, 그리고 다른 사람의 의사나 감정에 적절히 대처하는 대인관계능력 등 다섯 가지 요소로 EQ가 결정된다. 한 마디로 EQ란 자신과 상대의 마음을 살피고 상황에 맞춰 판단하여 행동하는 개인의 감성적 역량이다.

다양한 상황에서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면서 상대방의 마음을 읽어 공감하고 신속한 행동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성취욕구가 강한 사람이 바로 서비스기업에 가치를 더해주는 좋은 인재다.

개인의 역량을 아직도 IQ의 영향이 절대적인 학력 같은 스펙이나 지력만으로 판단하려는 경영자가 있다면 그 기업은 인적자원관리에서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고객을 직ㆍ간접적으로 상대하는 비즈니스일수록 EQ가 높은 직원을 뽑아야 한다는 걸 현명한 경영자는 잘 안다. 탁월한 서비스의 원천은 직원의 풍부한 감성역량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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