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4-04-26 05:45 (금)
[허희영의 서비스경영ㆍ2] 항공사 승무원 미소에 담긴 'SOFTEN'의 비밀은
상태바
[허희영의 서비스경영ㆍ2] 항공사 승무원 미소에 담긴 'SOFTEN'의 비밀은
  • 매일산업뉴스
  • 승인 2021.03.08 06:00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글ㆍ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

밝은미소-열린자세-상체숙인 경청-가벼운 접촉-눈 마주침-고개 끄덕임
모든 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첫 대면은 언어표현이 아닌 미소와 웃음
아시아나항공 승무원이 기내식 카드를 이동하면서 탑승객들에게 음료 등을 서비스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 승무원이 기내식 카드를 이동시키면서 탑승객들에게 음료 등을 서비스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객실승무원의 ‘본업’은 승객의 안전과 기내보안을 확보하는 일이다. 그러나 기내의 복도 사이로 기내식 카트를 끄는 동안에는 육체노동을 하고 비상탈출과 비정상적 상황에 대비해 정신노동을 해야 한다.

이러한 육체노동과 정신노동을 하는 승무원들에겐 또 다른 노동이 있다. 감정노동이다. 승무원은 승객이 즐겁고 안전한 곳에서 충분한 배려를 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도록 관심을 기울여야 하기 때문이다.

승무원에게 밝은 미소는 일의 한 부분이다. 자아와 기분을 잘 조정해 승객들이 보기에 일이 힘들지 않아 보이게 해야 한다. 남들이 볼 때 미소를 짓는 일이 힘들다는 게 티가 난다면, 그 승무원은 일을 잘하지 못하는 것이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

자신의 피로감이나 짜증을 감추는 것도 승무원 업무의 일부다. 승무원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안 짜증을 잠시라도 한 번에 떨칠 수 있다면 감정을 감추는 게 쉽겠지만 이런 감정들을 떨치려는 노력 때문에 그들은 감정노동을 하게 된다. 종종 승무원들은 자신의 미소도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요구되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

승객은 서비스를 떠올릴 때 체크인 카운터 직원이나 게이트 안내직원, 기내청소부, 기내식 조리사를 떠올리지 않는다.

“승무원이 일하는 한 시간을 위해서는 운항과 정비 등 지원부서에서는 평균 10.5시간을 들여야 합니다. 승객 한 분의 비행을 위해 모두 100시간 정도가 소요됩니다. 그러나 승객은 승무원과 나눈 접촉만을 기억합니다.”

승무원의 중요성과 감정노동의 강도를 나타내는 말이다. 항공사의 이미지와 광고에서도 아름답고 말쑥하게 차려입은 승무원이 대표한다. 밝은 미소는 그들이 친절하고 도움을 주려는 사람이며, 어떤 요구에도 준비가 되어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고 밝은 이미지 형성의 이면에는 감정노동이 있다.

고객과의 소통에서 비언어적 표현은 서비스의 품질을 결정한다. 커뮤니케이션에 필요한 요소의 이니셜을 딴 'S.O.F.T.E.N' 기법이 있다. 비즈니스를 위한 대화나 협상에서도 효과적인 이 기법은 언어의 내용보다 6가지 비언어적 요소를 강조한다.

첫째는 밝은 미소(Smile)다. 대면하는 상대방에 대해 호감을 주는 얼굴이 소통을 원활하게 한다. 고객과 소통은 ‘밝은 미소’라는 비언어적 표현에서 시작된다. 모든 비즈니스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첫 대면도 언어표현이 아니라 미소와 웃음이다.

둘째, 열린 자세(Open gesture)는 대화에 맞은 자유로운 제스처다. 열린 자세는 솔직함과 여유를 나타낸다. 양팔과 손을 벌리는 제스처가 의사전달에 도움이 되는가 하면 팔짱을 끼거나 비스듬한 자세는 상대의 마음을 닫게 할 수 있다.

셋째, 상체를 기울인 경청(Forward leaning)은 상대의 말에 관심이 있다는 의미로 몸을 약간 앞으로 기울인 상태에서 듣는 것이다. 경청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동시에 대화의 몰입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

넷째, 가벼운 접촉(Touch)은 악수 또는 등이나 어깨의 두드림 등 가벼운 접촉 등은 의사소통의 높이는 효과가 있다. 상대에 대해 관심과 친밀감을 나타내어 친밀감을 더해준다.

다섯째, 마주보는 시선(Eye contact)이다. 대화하는 상대의 눈을 마주하는 것은 대화에 있어 가장 기본이며, 부드럽고 진지하게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 대화 중에 상대의 얼굴에서 눈을 돌려 주위를 둘러보는 자세는 산만한 이미지를 준다.

여섯째, 고개의 끄덕임(Nodding)은 상대방이 전달하는 내용에 대한 긍정적 태도와 이해를 나타내는 표현이다. 전달되는 말의 중요성이나 깊이에 따라 횟수와 끄덕임의 정도를 달리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심리학자 메라비언(Albert Mehrabian)에 따르면,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는 언어에 의한 표현보다 상대방의 자세와 용모, 제스처 등 외적으로 보이는 시각이미지, 그리고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나 어조와 음색 등의 청각이미지가 중요하다. ‘메라비언의 법칙’에 따르면, 의사소통의 비중은 시각과 청각 이미지가 각각 55%, 38%인데 비해 언어는 7%에 불과하다.

커뮤니케이션은 스킬이고 학습으로 습득하는 현장직원의 핵심역량이다.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은 감정노동도 줄여준다. 객실승무원의 밝은 미소에 담긴 ‘SOFTEN"을 배우자.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성수 2021-03-08 09:14:35
대한민국 항공사 객실서비스 및 서비스분야가 나아가야할 방향성을 정확히 말씀해주셨네요. 항상 감사드립니다. 사)한국항공객실안전협회 협회장 최성수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