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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희영의 서비스경영ㆍ7]한 명의 불평 뒤엔 300명의 불만족한 예비고객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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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희영의 서비스경영ㆍ7]한 명의 불평 뒤엔 300명의 불만족한 예비고객 있다
  • 매일산업뉴스
  • 승인 2021.04.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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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

불평 소홀히 하면 만족으로 얻는 이점보다 더 큰 손해
고객의 신뢰 쌓이면 가격 안따지는 프리미엄 효과까지
ⓒ Image by Jan Vašek from Pixabay
ⓒ Image by Jan Vašek from Pixabay

체크인 카운터에서 분노가 폭발하는 탑승객. 경험 많은 임원이 이를 본다면 내심 회사 매출 수천만 원이 날아갈 수 있다는 걸 직감한다. 불쾌한 경험 때문에 단골고객이 다른 항공사로 이동하면 회사의 수입이 그만큼 줄기 때문이다. 일등석을 늘 이용하는 VIP고객이라면 손해는 훨씬 더 커진다. 예를 들어, 매월 두 차례씩 미국과 유럽을 오가면서 평균 왕복운임 1000만 원을 지불하고 20년 정도 비행기를 타는 글로벌 사업가라면 항공권 구매에 4억 8000만원을 쓴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

실제로 세계적인 마케팅 권위자인 코틀러(P. Kotler)는 저서 ‘마케팅(2008)’에서 도요타의 렉서스 승용차에 만족한 충성고객은 기업에 평생 약 6억원의 가치를 가져오는 것으로 추정했다. 고객 한 사람을 평생고객으로 유지할 때 기업이 얻게 되는 가치. 이를 평생고객가치(CLV)라고 한다. 패키지상품으로 평생 한두 번 비행기를 타는 승객과 수시로 여행하는 백만마일러의 CVL는 다를 수밖에 없다. 기업으로선 고객이 모두 평등하지 않은 것이다.

고객을 유지하는 데엔 비용이 든다. 그러나 새로 고객을 확보하는 것보다 현재의 고객을 유지하는 쪽이 유리하다. 고객은 처음 유치할 땐 비용이 많이 들지만 만족한 거래가 지속될수록 유지비용은 줄고 이득은 그만큼 늘어난다. 반복적인 거래로 고객의 신뢰와 충성도가 쌓이면 구매가 늘어나 추가수익을 가져오고 입소문을 통해 좋은 평판을 형성하며, 새로운 손님을 소개받고 가격을 따지지 않는 프리미엄 효과까지 얻게 되기 때문이다.

반면에 불평을 소홀히 하면 회사는 만족으로 얻는 이점보다 더 큰 손해를 본다. 세계 최초의 저비용항공사(LCC)로 성공신화가 된 사우스웨스트항공(SWA)은 사내지 LOVELINE에 불평이 지니는 의미를 설명한 적이 있다. “불평하는 1명의 승객이 있다면, 그 서비스에 대해 이미 25명의 침묵하는 승객이 있다. 침묵하는 승객마다 평균 12명에게 불만을 전달하고, 침묵하는 사람의 10%는 20명 이상에게 불만을 전달한다.” 한 명의 불평 뒤엔 300명의 불만족한 예비고객들이 있다는 뜻이다. 1994년 당시 이 회사엔 연간 약 6만 건이 보고되었는데, 이는 150만 명의 불만고객이 존재하고, 불만족한 예비고객은 1800만 명이었다는 의미다. 이 분석에 따르면, 불평하는 고객은 항공사의 회복노력으로 약 82∼95%가 고객으로 남는다.

ⓒ허희영 저서 '서비스경영'(북넷)
ⓒ허희영 저서 '서비스경영'(북넷)

충성도가 높은 고객은 금전적으로 얼마나 가치가 있을까? 고객의 불평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과거보다 훨씬 향상된 서비스에도 불구하고 서비스 품질에 대한 고객들은 평가에 인색하다. 심지어 악화되는 경향도 보인다. 이 역설은 서비스에 익숙해진 고객의 기대만큼 감성적 만족이 뒤따르지 못할 때 나타난다. 이걸 극복해야 충성고객이 늘고 서비스가 성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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