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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현의 종횡무진]돈 풀고 이룬 4% 성장 자화자찬하는 후안무치 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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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현의 종횡무진]돈 풀고 이룬 4% 성장 자화자찬하는 후안무치 정권
  • 매일산업뉴스
  • 승인 2022.01.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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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조남현 시사평론가

소주성 최저임금 악재에도 수출 대기업들 눈물의 선방 덕분
그런데도 반기업 정서 부추기고 이중삼중 규제 옥죄면서 잘했다니...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5월 24일 청와대 여민관 대통령 집무실에 설치된 일자리 상황판을 공개하며 "문재인정부의 경제정책은 일자리로 시작해서 일자리로 끝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문재인페이스북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5월 24일 취임 직후 청와대 여민관 대통령 집무실에 설치된 일자리 상황판을 공개하며 일자리로 완성되는 경제정책 의지를 밝혔다.  문대통령은 이후 일자리상황판을 단 한번도 공개하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 페이스북 캡처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지난해 4% 성장을 통해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위기에 강한 경제임을 입증했다”고 자화자찬하고 나섰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1년 4분기 실질 GDP 성장률(직전 분기 대비)은 1.1%로 집계됐다. 또 작년 연간 GDP 성장률은 4.0%로 11년 만에 가장 높았다.

이와 관련, 홍 부총리는 “연말 코로나 확산과 이에 따른 방역조치 강화로 성장에 대한 우려가 컸으나 4분기 GDP는 시장의 기대치(0.9∼1.0%)를 뛰어넘어 전기 대비 1.1% 성장했다”며 “3분기 주춤했던 성장세가 1% 이상 큰 폭으로 반등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홍 부총리는 “우리 경제는 코로나19 위기 첫해인 2020년 역성장 폭을 최소화(-0.9%)한 데 이어 코로나 2년 차인 지난해 4% 성장을 통해 주요 20개국(G20) 중 ‘가장 빠르고 강한 회복세’를 달성했다”며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위기에 강한 경제임을 입증했다”고 자랑했다.

우리 경제가 이처럼 비교적 선전한 것은 정부가 잘해서가 아니라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만든 수출 대기업들의 눈부신 활약 덕분이었다. 게다가 전년도 같은 분기 성장률이 너무 낮은 데 따른 착시현상이기도 하다. 결코 정부가 자화자찬할 일이 아니라는 말이다. 정부가 한 일이라고는 기업들에 대한 압박과 규제의 강화 등 ‘기업하기 어려운 나라 만들기’뿐이었다.

조남현 시사평론가
조남현 시사평론가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24일 발표한 ‘최근 5년 한국 제조업 국내외 고용 동향과 과제’ 보고서를 보면 정부가 진실로 뼈아파 해야 할 내용들이 담겨 있다.

전경련이 ‘제조업 강국인 한국의 최근 5년(2015~2019) 간 제조업 국내 고용과 해외법인 현지고용 추이’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 고용은 5년 전 대비 약 18만 명이 줄었다. 이는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2020년 국내 직원 수를 합친 숫자다. 반대로 해외고용은 급증한 것으로(29.4%, 42만6000명↑) 나타나 일자리 해외유출이 심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5년 전과 비교할 때 글로벌 제조업 생산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줄어들어 전체 글로벌 순위에서도 밀린 것으로 나타났다. 한 마디로 한국 제조업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것이다.

이를 뒷받침이라도 하듯 국내 한 주요 일간지가 미국 에너지부 자료와 업계 정보를 분석한 결과, 향후 6년간 미국에 신설되는 전기차 배터리 공장 14곳 중 11곳이 한국 배터리 업체가 합작하거나 직접 짓는 공장으로 집계됐다고 25일 보도했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은 26일 미국 GM과 손잡고 전기차 배터리 제3 생산공장을 짓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양사의 총 투자규모는 3조원이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2019년 말 GM과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를 설립해 미국 오하이오주에 1공장(35GWh+α), 테네시주에 제2공장(35GWh+α)을 건설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계열사 SK온은 지난해부터 미국 완성차업체 포드와 손잡고 미국 테네시주, 켄터기주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건설 중이다. SK온은 미국 조지아주에 자체 배터리 공장을 건설, 올해부터 본격 생산에 들어간다. 삼성SDI도 지난해 10월 스텔란티스와 손잡고 합작법인을 설립해 미국에 전기차 배터리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국내 기업들이 국내 투자는 외면하거나 주저하는 반면 해외 투자는 공격적인 자세를 보이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일자리가 빠져나가는 것이다.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일자리가 통째로 사라졌다고 생각해보라. 고용이 절대적 요구인 우리 경제에서 얼마나 뼈 아픈 일인가. 정부는 이런 현실을 인식하고나 있는지 궁금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집권 초 ‘일자리 정부’를 내세우며 청와대에 일자리 상황판을 설치해 놓고 직접 챙기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후 고용 사정은 계속 악화됐고, ‘일자리 상황판’은 거론조차 되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가 만든 일자리는 고작해야 국민 세금으로 만든 껍데기 일자리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빈대도 염치가 있었던 모양이다. 그처럼 호언장담하던 ‘일자리 정부’가 속 빈 강정이었음을 스스로 드러내기가 쑥스러웠던지 이후 문재인 정부는 ‘일자리 상황판’을 한 번도 거론하지 않았고, 문 정권은 통계상 일자리 수치를 어떻게 하면 높일까에만 신경을 곤두세웠다. 그 결과는 처참했다. 전경련이 발표한 국내외 고용현황이 그걸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삼성전자, 현대차와 같은, 젊은이들이 바라마지 않는 고급 일자리가 이 나라에서 사라지고 대신 해외에서 생겨났다는 것이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기억하는가? 바이든 미 대통령이 작년 5월 한미정상회담 당시 백악관에 초청한 우리 기업인들을 일으켜 세운 뒤 감사의 말을 전하며 박수를 보낸 일을. 기업인들을 영웅 대접하며 추켜세운 바이든 대통령이 기득권 세력의 옹호자였기 때문에 그런 쇼를 보여준 것이었을까. 공화당도 아닌 민주당 출신 대통령이 우리가 말하는 ‘재벌’을 옹호하고자 우리 기업인들을 영웅으로 대접했을까. 일자리 창출이야말로 정권의 사활을 걸 만큼 중대한 국가적 어젠더이기 때문이다.

미국과는 달리 국내에서는 기업인들을 백안시한다. 기껏해야 이벤트용 행사로 기업인들을 청와대로 불러 들러리나 세우는 게 고작이다. 국회도 청문회에 기업인들을 불러 윽박지르고 호통이나 치는 걸 능사로 안다. 사회적으로도 반기업 정서가 팽배해 있고, 이중삼중의 규제와 준조세 등이 기업을 옥죈다. 이런 상황에서 일자리가 늘어나기를 기대하는 것은 연목구어(緣木求魚)다.

경제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면 좋은 결과가 나오고, 기업을 속박하면 반대의 결과를 낳는다. 부가가치와 일자리 창출 성적표를 보면 그 나라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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