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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톺아보는 세상만사] 14배...부모 학력 높을수록 자녀 사교육비 지출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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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톺아보는 세상만사] 14배...부모 학력 높을수록 자녀 사교육비 지출 많아
  • 김혜림 기자
  • 승인 2022.01.26 0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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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졸부모 70.4만원 VS 초졸부모 5.2만원
부모 교육격차, 자녀 교육격차로 이어져
ⓒ통계청
ⓒ통계청

[매일산업뉴스]  대학을 졸업한 부모는 자녀의 사교육비로 초등학교만 졸업한 부모보다 월 평균 14배나 지출하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김회재 의원(전남 여수시을)이 통계청의 지난해 3분기 가계동향조사 마이크로데이터 분석 결과 부모 세대의 교육격차는 가구의 소득격차로, 소득격차는 다시 자녀세대의 교육격차로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5일 밝혔습니다.

만 7~18세 자녀를 둔 가구를 대상으로 살펴본 결과 가구주가 공부를 많이 한 가구는 소득이 높은 편이었습니다.

가구주가 초등학교 졸업인 가구(이하 초졸 가구)의 70.5%가 소득 하위 40%(1·2분위)에 속해 있었습니다. 이 중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는 36.9%에 달했습니다. 초졸 가구의 1.8%만이 소득 상위 20%(5분위)에 속했습니다.

가구주가 4년제 이상 대학교를 졸업한 가구(이하 대졸 가구)는 79.6%가 소득 상위 40%(4·5분위)에 속했습니다. 이 중 48.5%가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가구였습니다. 대졸가구가 소득하위 20%인 가구는 2.9%뿐이었습니다.

김혜림 기자
김혜림 대기자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사교육비 지출 규모는 컸습니다. 상위 20%인 소득 5분위 가구의 평균 자녀 사교육비는 87만 2000원이었습니다. 반면 하위 20%인 소득 1분위 가구의 평균 자녀 사교육비는 10만 8000원으로, 소득 상위 20% 가구의 8분의 1 수준에 그쳤습니다.

이외 소득 분위별 평균 자녀 사교육비는 2분위는 21만 5000원, 3분위는 40만원, 4분위는 48만 2000원을 각각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부모세대의 학력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부모세대의 교육격차가 자녀세대의 교육격차로 이어진다는 것이 더욱 확실하게 보입니다.  초졸 가구의 평균 자녀 사교육비는 5만 2000원이었습니다. 이에 비해 대졸 가구의 평균 자녀 사교육비는 70만4000원이나 됐습니다.

가구주 학력이 중학교 졸업인 가구의 자녀 사교육비는 35만 3000원, 고등학교 졸업인 가구의 경우 41만 6000원을 각각 지출하고 있었습니다.

​김회재 의원은 “교육격차가 소득격차로, 소득격차가 교육격차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우리 아이들의 교육격차를 해소해야 한다”며 “프랑스의 우선교육정책을 벤치마킹해 교육격차가 심한 지역이나 계층에게 대폭적인 교육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프랑스의 우선교육정책은 학생 5명 중 1명이 포함되는 대규모 교육지원정책으로 교육격차가 심한 지역을 우선교육네트워크를 통해 대폭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통계청
ⓒ통계청

​우리나라의 뜨거운 교육열은 사교육 시장을 엄청나게 키웠습니다. 통계청이 관련조사를 시작한 2007년 한해 동안의 ‘초중고생 사교육비(이하 사교육비)’ 총 규모는 총 20조 400억원에 이르렀습니다. 이는 그해 예산의 10분의 1 수준에 육박하는 것이었습니다. 2008년에는 20조 9000억원으로 전년보다 4.3% 포인트, 2009년에는 21조 6259억원으로 3.4% 포인트 각각 상승했습니다.

사교육비는 2010년 하향곡선으로 돌아섰습니다. 이는 사교육 열풍이 사그라졌다기보다는 학생 수가 줄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2010년 723만6000명을 기록했던 학생 수는 2014년 628만6000명으로 점차 줄어들었습니다.

2010년 사교육비는 20조 9000억원(전년대비 -3.5%), 2011년 20조 1000억원(-3.6%), 2012년 19조원(-5.4%), 2013년 18조 5960억원(-2.3%), 2014년 18조 2000억원(-2%). 2015년 17조8000억원(-2.2%)으로 감소했습니다.

2016년부터는 다시 상향곡선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18조 1000억원으로 전년보다 2300억원(1.3%) 증가했습니다. 2017년은 18조 6000억원(+3.1%), 2018년 19조5000억원(+4.4%), 2019년 21조원(+7.8%)을 기록했습니다.

2020년에는 사교육비 총액(6개월 기준)은 9조 3000억원으로 전년 10조 5000억원에 비해 1조 2000억원(-11.8%)이나 감소했습니다. 코로나 19 영향으로 예체육 사교육 시장이 위축되면서 총액이 줄어든 것으로 보입니다. 일시적인 현상인 셈이지요.

통계청의 사교육비 총액은 초중고생만을 대상으로 한 것입니다. 영유아 사교육 시장의 규모 역시 엄청납니다. 지난해말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교육공약 발표 기자회견’에서 구본창 사교육걱정 정책국장은 “만 5세 유아의 83.6%가 사교육을 받고 있다”면서 “영유아 사교육비 연간 총액 규모는 2015년 1조 2051억원에서 2017년 3조 7397억원으로 뛰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쯤되면 신혼부부들이 아이를 낳지 않는 이유로 사교육비 부담을 꼽는 것이 엄살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유아 대상 사교육비는 조사조차 하지 않고 있으니 제대로 된 사교육 대책이 나올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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