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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화의 소통화통]말 잘하는 '말빨'보다 소통 잘하는 '말센스'를 택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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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화의 소통화통]말 잘하는 '말빨'보다 소통 잘하는 '말센스'를 택하라
  • 매일산업뉴스
  • 승인 2022.01.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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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김연화 컨피던트스피치 원장

설득은 말발 아니라 마음을 열어야 가능
나를 내려놓고 상대방의 말에 귀 기울여야 말센스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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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면서 크게 변화된 점은 오프라인 시대에서 온라인 시대로의 본격적 전환이 아닐까 싶다. 학교수업, 비즈니스, 각종 모임 등 모든 일상이 이제 비대면으로 바뀌어 사람들 간의 소통은 직접만남이 아닌 인터넷으로 대체되고 있다. 또, 다양한 SNS 채널 활성화로 말이 아닌 글로 소통하는 일들이 두드러지게 많아졌다. 비대면 시대는 생활의 편리함을 주었지만, 자연스러운 만남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정서적 교류는 약해진 듯하다. 더욱이 글로만 소통하니 말할 기회는 점차 줄어들고 정작 누군가를 만났을 때는 어색하고 무엇을 말해야 할지 부담스럽다고 말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다양한 화제거리로 막힘없이 유창하게 말하는 사람들을 보면 부러울 수밖에 없다. 말 잘 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 너도나도 대화 스킬에 관련된 자기계발 서적 한 권 정도는 다 읽어봤을 정도다. 그런데 한 가지 생각해 볼 게 있다. 말을 잘하는 것이 소통을 잘 하는 것일까? 이건 별개의 문제다. 소통의 사전적인 의미는 뜻이 서로 통하여 오해가 없다는 의미다.

김연화 컨피던트스피치 원장
김연화 컨피던트스피치 원장

과거 필자가 한 대기업에서 근무를 한 적이 있다. 그때 당시 우리 부서에서 소위 말발이 되는 OO대리가 있었다. 타부서와 회의 진행이나 브리핑을 할 때 등 그녀의 여유 있는 표정과 함께 유창하게 말하는 모습은 모두에게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부장이 출장을 간 사이, 이 직원이 “차장님, 부장님 가시니 너무 좋으시죠?”라며 웃으며 차장에게 말을 걸었다. 나름 부서의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한 말이었는데 “00대리는 내가 없을 때도 그렇게 말하겠네~”라는 상사의 말에 부서 분위기는 썰렁해지고 말았다. OO대리는 말을 정말 잘 하는 직원이었지만 이따금씩 상대방과의 소통 문제로 곤욕을 치러야 했다.

말을 잘 하는 것은 분명 능력이다. 그러나 말만 잘 하는 것이 아닌 상대방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공감능력은 훨씬 더 매력적임에 틀림없다. 조금은 서툴러도 친절함이 느껴지고 나에게 편안함을 주는 사람을 사람들은 더 좋아한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연예인 1위를 뽑으라면 단연코 국민MC 유재석일 것이다. 안티 팬이 없기로도 유명하다. 대중이 그를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유재석은 출연자들 중 어느 한 사람도 소외되지 않도록 모두에게 관심을 두고 배려하며 상대방을 무안하게 만들지 않는다. 출연자의 말을 건성으로 듣지 않고 진심으로 공감해 주며 다정하게 대해준다. 유재석의 이런 소통능력이 대중들에게 호감을 준다고 생각된다.

매력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말발’보다 ‘말센스’가 더 중요하다. 최근 셀레스트 헤들리 라는 작가가 쓴 ‘말센스’라는 책이 큰 화제가 되고 있다. 말이 통하는 것보다 마음이 통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작가는 말센스를 키울 것을 강조한다.

우리가 소통을 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무엇인가? 바로 상대방을 설득하기 위함이다. 설득은 말발로만 되는 것이 아니다. 먼저는 상대방의 마음을 열어야 가능해진다. 아무리 옳은 말이라도 상대방의 귀와 가슴을 열지 못한다면 그저 공허한 메아리가 될 뿐이다.

우리는 논리적이고 유창하게 말하는 사람을 부러워하고 동경하지만 이런 사람을 자주 만나고 싶어하진 않는다. 오히려 내 말을 진심으로 들어주고 마음으로 공감해 주는 따뜻하고 친절한 사람을 더 자주 만나고 싶어한다.

말센스가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친절한 사람이 되고자 하는 마음가짐과 지금보다 조금 더 진지하게 상대를 대하는 관심과 배려로도 충분하다. 사람이 어찌 갑자기 180도 바뀔 수 있겠는가? 멋지게 변하려다 변당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내 말투가 무뚝뚝하다면 조금 더 부드럽게 말하려고 노력하기, 자신이 비판적이고 부정적인 말을 많이 한다면 상대방의 말에 판단은 잠시 멈추고 긍정적인 말 한마디 더 쓰려 하기, 말을 잘 자르는 습관이 있다면 조금의 인내를 투자해 집중해서 들으려고 노력하기 등 얼마든지 작은 실천으로 상대방과의 대화가 즐겁고 풍요로워질 수 있다.

말센스는 나를 잠시 내려놓고 상대방의 말에 귀 기울이며 따뜻한 공감과 격려의말 한마디 더 얹었을 때 진짜 시작됨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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