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4-05-10 13:30 (금)
[김연화의 소통화통] 꼰대의 대표 증상 '라떼는 말이야 중독' 치료하는 방법은?
상태바
[김연화의 소통화통] 꼰대의 대표 증상 '라떼는 말이야 중독' 치료하는 방법은?
  • 매일산업뉴스
  • 승인 2021.12.23 05: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글ㆍ김연화 컨피던트스피치 원장

나만 옳다는 생각 버리고 상대를 진정으로 공감 자세 중요
나이나 직책이나 성별과 무관하게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해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나ㄴ 14일 저녁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열린 후보 직속 '내일이 기대되는 대한민국 위원회'의 토크쇼 '쓴소리 라이브 신장개업'에 깜짝 참석해 윤희숙 위원장 등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국민의힘 선대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14일 저녁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열린 후보 직속 '내일이 기대되는 대한민국 위원회'의 토크쇼 '쓴소리 라이브 신장개업'에 깜짝 참석해 윤희숙 위원장 등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국민의힘 선대위

제20대 국민의 힘 대통령 후보 경선을 치르면서 2030세대에게 주목받은 스타 정치인이 생겼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치열한 경쟁을 펼쳤던 홍준표 의원이다. 2030 지지자들은 홍준표 의원을 무야홍(무조건 야권후보는 홍준표)이라 부르며 그에게 열광했다. 홍준표 의원은 경선에서 지자 청년플랫폼을 만들어 젊은 세대들과 소통을 이어 나가고 있다. 청년층에게 인기를 얻은 비결은 무엇일까? 2017년 홍준표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 북에 20대들에게 지지도가 낮은 가장 큰 이유로 ‘꼰대 이미지’여서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 이유 때문이었을까? 홍준표 의원이 2030세대와 소통하려는 노력이 올해 빛을 발한 것은 아닐까 생각된다.

‘라떼(나 때는)는 말이야!’라는 유행어가 2019년 젊은 층 중심으로 온라인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구었다. 한 대기업 광고에 이 말이 나오면서 수많은 젊은 세대들에게 큰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자신들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 기성세대들의 꼰대 같은 말들을 비꼬는 표현으로 지금까지도 자주 쓰이고 있다. 기성세대인 나조차도 공감이 돼 고개가 끄덕여진다. 시간이 흐를수록 세대 간의 소통방식은 공통점을 찾을 수가 없다. 모범이 되어야 할 기성세대들은 내가 인생을 더 살아봤기에 당연히 ‘내 말이 옳다’가 말의 중심에 깔려 있다. 그러니 좋은 의미에서의 훈수나 조언이 젊은 세대들에겐 영양가 없는 잔소리요, ‘지금 시대가 어떤 시대인데 그런 말을 해?’ 구시대적인 발상으로 들릴 수밖에 없다. 이런 꼰대 같은 소통은 서로 간에 진정한 공감대를 이룰 수 없고, 갈등의 폭은 대서양같이 깊어진다.

김연화 컨피던트스피치 원장
김연화 컨피던트스피치 원장

그런데 참 재미있는 것은 꼰대는 나이와 상관없이 누구나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당신은 꼰대인가?”라는 질문에 아니라고 대답할 자신이 있는가? 그렇다면 “요즘 애들은 왜 저러니? 라는 표현을 써 본 경험은 있나?” 이 질문에 입술이 씰룩거렸다면 당신도 꼰대일 수도 있다. 꼰대들이 자주 쓰는 화법이기 때문이다. 그 밖에도 “내가 어렸을 때는 말이야”, “지금은 편한 거야 우리 때는” 등의 말을 자주 쓴다.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공감해 주기 보다는 자신이 더 잘 알고 더 많이 줄 수 있다는 이기적인 착각에서 시작된다. 누군가와의 대화에서 내가 그들의 침묵을 이끌었다면, 말을 잘 해서가 아니라 꼰대질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자, 이제 꼰대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몇 가지만 주의해 보자. 첫번째로는 나만 옳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이런 사고방식은 서로의 다름을 부정하고 대인관계에 있어서 갑질문화를 부추길 수 있다. 진정한 꼰대들은 ‘자신이 맞다’는 생각이 아주 강하다. 상대방이 근거 있는 말을 해도 자신이 듣고자 하는 말이 아니라면 듣지 않고 자신의 가치관을 수용할 것을 강요하게 된다. 이런 불편한 관계가 오래되다 보면 이기적인 사람, 편견이 심한 꼰대란 이미지를 주기 십상이다.

두번째로 진정으로 공감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사람의 성향에 따라 대화소통 방식은 다를 수 있겠지만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마음가짐에서 건강한 대화로 이어질 수 있다. 나보다 사회 경험도 부족하고 어리다는 선입견에 상대방의 말을 무시하기 쉽다. 어른도 어린 아이들에게서 배울 점이 있다는 것을 진심으로 깨닫는다면, 상대방의 말 속에서 그동안 발견하지 못했던 좋은 아이디어나 지혜가 숨어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진정한 공감은 역지사지가 먼저가 아니라 듣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마지막으로 서로에 대한 배려와 존중하는 마음이다. 나보다 어리다고 해서, 직책이 낮다고 해서, 성별이 달라서 등의 이유로 반말을 하거나 거친 말을 해서는 안 된다. 내가 나이가 많아도 초면에 “야~”, ”어이”, ”나이도 어린 게 감히”, “가정교육을 어떻게 배운 거야?” 등의 표현은 내 얼굴에 침을 뱉는 것과 똑같다. 이런 말의 습관이 조직의 문화가 되어 버린다면, 그 곳은 상명하복, 갑질, 눈치문화가 될 수밖에 없다. 경직된 조직에서 좋은 성과가 나올 리 난무하지 않은가? 썩을 대로 썩어 언젠가는 터질 수밖에 없는 시한폭탄을 안고 살아가는 것과 똑같다. 부정적인 표현이 아닌 긍정의 말로 서로를 존중하는 관계가 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꼰대는 다 나쁜 것일까? 필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누군가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착한 꼰대라면 그 의미가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 “라떼(나 때)는 말이야. 이런 건 아무것도 아니었어, 걱정 마, 내가 도와 줄게, 다 잘 될 거야.” 말로 만이 아닌 기꺼히 도움을 줄 수 있는 착한 꼰대, 이 시대에 필요한 꼰대가 되어 보는 것은 어떨까?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