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4-04-28 08:50 (일)
[지구를 위한 첫걸음] BTS의 메시지...'한해 버려지는 330억벌 옷을 살리는 법'
상태바
[지구를 위한 첫걸음] BTS의 메시지...'한해 버려지는 330억벌 옷을 살리는 법'
  • 김혜림 기자
  • 승인 2021.10.05 0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생활속실천>행동하는 사람들(3) 래;코드
새로운 쓰임을 만드는 지속가능한 패션브랜드 지향
ⓒimage from instagram
BTS가 지난달 20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 총회장에 세계청년들 대표자격으로 참석한 뒤 총회장 앞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BTS가 이때 입은 옷은 '업사이클링 패션'이었다.  ⓒimage from instagram

[매일산업뉴스] 역시 ‘BTS(방탄소년단)’였다. 이들은 미국 뉴욕 유엔본부 총회장에서 지난달 20일(현지시각) 열린 제2차 지속가능발전목표(SDG) 고위급 회의에 대통령 특별사절이자 세계 청년들 대표 자격으로 참석했다. BTS는 젊은 세대가 가장 큰 관심을 나타내는 환경 이슈 등을 주제로 연설했다. 그리고 유엔총회 회의장과 청사 입구, 잔디 광장을 누비며 '퍼미션 투 댄스' 퍼포먼스도 펼쳤다. 이 영상은 유투브 조회수가 지난달 30일 현재 1600만회를 돌파하는 등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다.

이들이 연설할 때, 그리고 공연할 때 입은 옷은 3년차 재고로 소각장에 가기 직전 새 생명을 얻은 옷들이었다. 코오롱FnC의 업사이클링 패션 브랜드 '래;코드'(RE;CORD)의 정장이었다. 업사이클링 패션을 선택한 BTS. 이들은 기후 변화 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알리고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환경 보호에 동참한다는 것을 온몸으로 보여주었다.

이들을 TV 화면에서 지켜본 래;코드 브랜드 매니저 하병철씨는 3일 “세계인들이 ‘래;코드’를 봤다는 생각을 하니 가슴이 뛰었다”면서 “새로운 쓰임을 만들고 환경과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무브먼트를 리딩하는, 지속가능한 패션 브랜드로 우뚝 서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래;코드가 올 가을 새롭게 선보인  의류. ⓒ코오롱Fnc
3년된 재고의류를 활용해 만든 올가을  신상품. ⓒ래;코드

래;코드는 코오롱인더스트리FnC 부문(이하 코오롱FnC)이 자연을 위한 순환을 만들고 낭비가 아닌 가치 있는 소비를 제안하고, 패션 그 이상의 문화를 소비자와 공유하기 위해 2012년 3월 론칭한 업사이클링 브랜드다.

하 매니저는 “래;코드는 소각될 의류를 재활용함으로써 환경 보존 실현에 한몫하고 있다”면서 “요즘 화두로 떠오른 기업의 ESG 경영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래;코드는 고객에 선택 받지 못한 재고 의류(코오롱FnC) 또는 생산처의 재고 원단, 군에서 사용되던 텐트나 군복 및 낙하산, 자동차 에어백 등의 산업소재 등을 재활용 하고 있다. 2012년 론칭한 이래 2021년 7월까지 약 4만장의 재고 의류가 업사이클링에 활용됐다. 

옷은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 염색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물과 130도 이상의 열이 필요하다. 패션 산업이 소비하는 물은 전체 산업 분야가 소비하는 물의 20%를 차지할 만큼 적지 않은 양이다. 흰색 면 티셔츠를 만드는 데 2700ℓ의 물이 필요하다. 이는 한 사람이 3년간 마실 물의 양이다. 청바지 한 벌을 만들 때 배출되는 탄소량은 33㎏이나 된다. 이는 자동차로 111㎞를 갈 때 배출되는 양과 맞먹는다.

세계 각국에서 한해에 새롭게 만들어지는 옷은 1000억벌에 이른다고 한다. 이 가운데 33%인 330억벌이 버려진다. 물론 새옷보다는 헌옷이 더 많이 버려진다. 우리나라에는 헌옷을 전문적으로 수출하는 업체가 100여 곳이나 된다. 지난 7월 KBS 2TV ‘환경스페셜’팀이 찾아간 한 헌옷수출업체 작업장에는 하루에 40t에 달하는 헌옷이 모인다고 했다. 우리나라에서만 하루에 버려지는 옷의 양이 줄잡아 4000t에 이르는 셈이다. 이렇게 모인 옷 중 빈티지 매장 등 국내에서 유통되는 옷은 5%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수출된다. 우리나라는 세계 5위의 헌옷 수출국이다. 이렇게 수출된 옷들의 40% 이상은 쓰레기로 버려져 환경오염의 원인이 된다. 래;코드 같은 업사이클링이나 리사이클링 의류는 이런 환경오염을 줄이는 데 한 몫하고 있다.

래;코드는 친환경적일 뿐만 아니라 장인들이 수작업으로 제작해 디자인이 독특하고 제한된 수량으로 희소성을 인정받아 멋쟁이들의 '원픽'으로 꼽히고 있다. 단점을 굳이 들자면 가격이 꽤 비싸다는 점이다. 하 매니저는 “일단 제작된 의류들을 일일이 손으로 분해해 다시 제작하다보니 원가가 높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코오롱FnC는 좀 더 대중적인 디자인과 합리적인 가격대의 ‘리나노(RE;NANO)’를 2016년 새롭게 선보였다. 래;코드 컬렉션을 제작하고 남은 자투리 천이나, 단추, 지퍼 등 부자재를 활용한 캐주얼 라인이다.

같은해 개인 맞춤 업사이클링 서비스인 ‘리컬렉션’도 시작했다. 오랜 시간을 함께 해 추억이 많은 옷을 새로운 디자인으로 변신시켜주는 것이다. 

하 매니저는 “리컬렉션은 고쳐 입고 다시 입는 문화를 전파하는 래;코드의 지속가능 패션 서비스”라면서 “소중한 추억이 담겼거나, 차마 버리지 못해 옷장에서 잠들고 있는 옷을 고쳐 입는 것도 실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환경보호 참여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