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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톺아보는 세상만사] 1330억원 김치 수출...종주국 위상 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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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톺아보는 세상만사] 1330억원 김치 수출...종주국 위상 다져
  • 김혜림 기자
  • 승인 2021.10.13 03: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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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청 1~8월 수입 8610만 달러...12년 만에 무역 흑자
뛰어난 면역력에 한류 열풍 더해져 해외에서 '인기' 최고
ⓒ동원F&B
ⓒ동원F&B

[매일산업뉴스] 1333억 5000만원. 올해 1월부터 8개월 동안 우리나라가 김치를 수출해 벌어들인 돈입니다.

12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8월 김치 수출액은 1억 1146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수입액은 8610만 달러에 그쳐 2536만 달러의 무역 수지 흑자를 내고 있습니다. 이런 추세라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2년 만에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우리나라가 김치를 가장 많이 수출한 나라 1위는 일본이었습니다. 5719만 달러로 전체 수출액의 절반(51.3%)을 넘습니다. 이어 미국(1893만 달러), 홍콩(538만 달러), 대만(454만 달러), 영국(403만 달러), 네덜란드(376만 달러), 호주(331만 달러) 순이었습니다. 김치가 무역 흑자를 냈던 2009년에는 수출 증대보다는 수입 감소 덕분이었습니다. 당시 김치 수입액은 6634만 달러로 전년보다 41.1% 크게 줄었고, 수출액은 4.8% 늘어나는 데 그치면서 2305만 달러의 흑자를 냈습니다. 올해는 그때와는 다릅니다. 올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수출은 13.8% 늘어났고, 수입은 9.7% 줄어들면서 흑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김치 수입이 줄어든 것은 우리나라 주 수입국인 중국에서 김치를 비위생적으로 담는 것이 보도된 영향으로 보입니다. 지난 3월 윗옷을 벗은 남성이 구덩이에 몸을 담근 채 배추를 절이는 모습이 보도된 이후 4월 김치 수입액은 991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2019년 6월(906만 달러) 이후 1년 10개월 만에 처음으로 1000만 달러 선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김혜림 대기자
김혜림 대기자

김치 수출이 증가한 것은 코로나 19가 크게 유행하면서 김치가 면역력을 높이는 건강식품이라는 인식이 커진 덕분입니다.

프랑스 몽펠리에대 폐의학과 장 부스케 명예교수는 김치의 효능을 과학적 논문으로 입증했습니다. 부스케 교수는 지난달 매일경제가 주최한 세계지식포럼에서 "배추는 물론 고춧가루, 생강, 마늘 등 김치에 들어가는 재료가 코로나19 증상을 완화시키는 기능을 한다"고 밝혔습니다. 배추의 설포라판, 마늘의 알리신, 고추의 캡사이신, 생강의 진저롤 등의 영양 성분과 함께 김치가 발효되는 과정에서 나오는 젖산균이 인체 내 항산화 시스템을 강화한다는 것입니다.

한류열풍으로 K-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도 한몫했습니다. 영국 언론 '데일리 메일' 온라인판은 지난 8일 '어떻게 한류가 영국에서 주류가 됐나'라는 기사에서 한국 음식, 패션, 음악을 조명했습니다. '기생충'에 이어 싸이, BTS, 블랙핑크 등 영국에서 유명한 한국 문화 아이콘들을 상세히 소개하면서 김치, 고추장 등 한국 식품 인기를 전했습니다.

우리나라를 따라 '김치의 날'을 제정하는 국가들이 나올 만큼 김치의 인기는 높습니다. 지난해 김치산업의 진흥과 김치 문화를 계승 발전하고, 김치의 영양적 가치와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법정기념일로 제정했습니다. 배추, 무 등 다양한 김치 소재 하나하나(11월)가 모여 면역력, 항산화, 항비만, 항암 등 22가지(22일)의 효능을 낸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아르헨티나 상원은 지난 6일(현지 시각) 매년 11월 22일을 '김치의 날'로 제정하자는 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습니다. 이에 앞서 지난 8월 미국 캘리포니아도 이날을 김치의 날로 제정했습니다. 캘리포니아주 의회는 이와 함께 한국이 김치 종주국(Korea is the country of origin of kimchi)임을 명문화했습니다.

중국은 김치를 ‘한국 파오차이’라 부르며 김치 기원을 왜곡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중국 관영매체 환추스바오는 ‘김치는 중국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올해 초 중국 유명 유튜버는 김장을 하고 김치찌개를 끓이는 영상을 올리며 ‘중국 음식’이라는 해시태그를 달기도 했습니다.

중국의 파오차이는 단순한 ‘절임채소’인 반면 김치는 ‘발효식품’입니다. 김치는 g당 1만마리에 그쳤던 유산균 수가 발효 과정을 거치며 1억에서 10억마리까지 늘어난다고 합니다.

요즘 장 건강에 대한 관심이 부쩍 커지고 있습니다. 우리 몸의 장에는 인체의 면역세포 중 약 70%에 달하는 면역세포가 살고 있다고 합니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장의 유익군을 늘려준다는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이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홍삼 관련 제품에 이어 2위를 차지할 만큼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약보(藥補)보다 식보(食補)가 낫다고 했습니다. 건강기능식품을 사먹기보다 맛있는 김치 한보시기 상에 올려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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