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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화의 소통화통]SPC 사태의 가장 큰 교훈은 '공감능력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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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화의 소통화통]SPC 사태의 가장 큰 교훈은 '공감능력 실종'
  • 매일산업뉴스
  • 승인 2022.10.27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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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김연화 컨피던트스피치 원장

대국민 사과 이틀만에 또 다시 인명사고
자신의 축재에만 급급한 리더는 소통 결여
지난 20일 오후 서울 양재동 SPC 본사 앞에서 열린 평택 SPC 계열사 SPL의 제빵공장 사망 사고 희생자 서울 추모행사에서 참가자들이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0일 오후 서울 양재동 SPC 본사 앞에서 열린 평택 SPC 계열사 SPL의 제빵공장 사망 사고 희생자 서울 추모행사에서 참가자들이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양재동 SPC 본사에서 평택 SPC 계열사 SPL의 제빵공장 사망 사고 관련 대국민 사과를 마치고 밖으로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양재동 SPC 본사에서 평택 SPC 계열사 SPL의 제빵공장 사망 사고 관련 대국민 사과를 마치고 밖으로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타인의 상황과 기분을 느낄 수 있는 능력을 ‘공감능력’이라고 한다. 오늘날 사람에 대한 공감능력은 누구나 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렇게 강조하면서도 정작 잘 되지 않는 것도 타인을 이해하고자 하는 능력이다. 가장 큰 영향력을 주는 정치인들이나 기업 오너들의 공감리더십 부족은 곧바로 국민과 조직에게 악영향을 주기도 한다.

지난 15일 경기 평택시 SPC계열 SPL제빵공장에서 20대 근로자가 빵 소스 배합 작업 중 사고를 당해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그런데 사고직후 업체는 사고 난 기계에 천을 임시로 가려 놓은 채 다른 기계에서 노동자들이 작업할 것을 지시했다. 이 소식이 각종 매스컴에 나오면서 시민들의 분노는 점점 더 커졌다. 사고 이틀 뒤 허영인 SPC회장이 서면사과를 했으나 악화된 여론이 수그러들기는 커녕 더 거세지자 사건 6일만인 지난 21일 허 회 장이 직접 나서서 대국민 사과를 발표했다. 설상가상으로 23일 새벽 SPC계열사 샤니 공장에서 40대 남성의 손가락 절단사고가 또 발생했다. 대국민 사과를 발표한 지 불과 이틀이 지난 시점에서 다시 인명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이로 인해 또다시 사과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하게 되었다. 온라인상에선 SPC그룹이 운영하는 브랜드들을 정리해둔 사진들이 공유되고 있고, 대학가에선 “피 묻은 빵 이제 그만”을 외치며 대자보가 붙기 시작했다. 불매운동은 한동안 점점 더 거세질 조짐이다.

김연화 컨피던트스피치 원장
김연화 컨피던트스피치 원장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오너의 공감리더십 부재를 사고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한다. 사고발생을 충분히 막을 수 있었는데도 직원들의 안전에 대한 의식이 결여됐고, 사망사고가 발생했음에도 같은 층에 근무하는 심지어 현장을 목격한 직원들은 사고가 난 기계 옆에서 계속해서 일을 해야 했다. 여론이 악화되자, 뒤늦게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는 직원들을 휴가 보내기도 했다. 이 기업의 오너는 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고통에 관심이 있는 것일까?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공감능력은 타고난 것이 아니라 꾸준히 노력하고 연습해야 길러질 수 있다. 이러한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은 타인의 감정을 쉽게 읽을 수 있고 설득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에 조직과 사회에 큰 변화를 일으킬 수도 있게 된다. 공감능력을 키울 수 있는 여러가지 방법들에 대해 알아보자.

먼저, 주변 사람들에게 친절한 말로 인사를 건네자.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은 같은 층에 사는 이웃, 경비원, 미화원에게조차 인사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쑥스러워서, 굳이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인사를 먼저 건네다 보면, 마음도 따뜻해지고 사람에 대한 관심도 서서히 생기게 된다. 그동안 서먹했던 직장 동료에게 먼저 말도 걸 수 있는 용기도 생기고 따뜻한 한마디에 오해가 풀리기도 한다.

두번째로, 나의 말을 하기위한 경청이 아닌 진정한 경청을 해 보자. 누구나 다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내가 편안하게 생각하는 사람의 유형은 실은 상대방도 원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내 말을 진심으로 들어주고 그 감정에 몰입해 주는 상대방에게 우리는 진정한 존중과 배려심을 느끼게 된다. 이제 상대방이 말할 때 내 이야기는 잠시 멈추고, 상대방의 이야기에 푸욱 빠져보자. 그동안 들리지 않았고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새롭게 느껴지게 될 것이다. 단지 경청하고 공감해 주었을 뿐인데 어느새 상대와 소통이 되고 내게 호의적인 감정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며 업무에 매우 협조적인 사실도 깨닫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타인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 우리는 정말 너무도 바쁘게 살아간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 적응하기 위해선 잠시도 쉴 틈이 없다. 물질만능주의 세상에 살다 보니 내게 당장 보상이 주어지지 않는 상황에 크게 동요하지 않는 경향이 생기게 되었다. 상위계층에 사는 사람들일수록 상대방에 대해 공감하는 능력이 더 떨어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그 이유는 타인의 감정에 대한 관심은 불필요한 비용적인 측면으로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는 성공한 삶은 대인관계가 원만할 때 가능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타인에게 관심도 없고 자신의 부의 축적과 성공에만 관심있는 삶은 인간관계가 흐트러지고 다른 사람과의 소통이 단절될 수밖에 없다. 나와 대화하는 상대에 대한 관심은 공감이 되고 소통으로 이어지며 삶과 삶을 연결해 주는 다리가 됨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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