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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희영의 서비스경영ㆍ35]인플루언서의 4가지 규칙 알면 고객 마음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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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희영의 서비스경영ㆍ35]인플루언서의 4가지 규칙 알면 고객 마음 얻는다
  • 매일산업뉴스
  • 승인 2021.11.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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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

①스스로 안살걸 팔지 말라 ②‘No!’를 분명하게 하라
③관계가 완전히 끊지 않게 하라 ④게임에 직접 발을 담가라
ⓒi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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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게실에서 편하게 대화 중인 대학원생들이 있다. 흡연이 사실은 폐암과 관계없고 스트레스 해소로 오히려 정신건강에 좋다는 얘기들이 오간다. 물론 말도 안 되는 이 헛소리는 짜놓은 각본이다. 옆방에는 이들의 주장을 관찰하는 두 그룹이 있다. 대학원생들이 자신의 존재를 모른다고 믿는 그룹과 자신의 존재를 알고 있다고 믿는 그룹이다. 얼핏 보기에 토론은 제법 논리적으로 전개된다. 아니나 다를까. 우연히 대화를 엿듣고 있다고 믿는 관찰자그룹은 자신의 존재를 안다고 생각한 그룹보다 ’가짜 논쟁‘에 훨씬 깊게 말려들었다. 우연히 듣는 메시지가 의도적으로 전달된 메시지보다 더 설득력이 있다는 걸 입증한 실험이다. 심리학자들의 이 실험은 메시지가 공식적으로 전달될 때 듣는 쪽에선 상대방이 자신을 유혹하거나 뭔가 숨겨진 동기가 있다고 생각한다는 걸 시사한다. 우연히 듣는 경우라면 그런 의심을 떠올리지 않는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교수
허희영 한국항공대 교수

소비자의 마음을 얻기 위해 적극 어필하려는 태도 역시 그다지 현명한 전략은 아니다. 모델까지 고용해 광고하는 게 때로는 최악의 전략이 된다. 적극적인 영업이 실패하는 이유다. 상대가 메시지에 동의하는지, 상품을 살만한 이유가 있는지 스스로 확신하게 만드는 게 먼저다. 확신을 끌어내는 이 작업은 장거리 경주와 같다. 듣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긍정적 효과는 최근 광고주들이 선호하는 ‘인플루언서 마케팅’에서 나타난다. 인플루언서는 ‘influence’에 접미사 ‘-er’을 붙여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이다. 포털사이트에서 영향력이 큰 블로그를 운영하는 ‘파워블로거’나 수십만 명의 팔로워를 가진 SNS 운용자는 이제 상품을 홍보하는 마케팅의 대상이 되었다. 소비자의 선택에 영향을 주는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유명 모델보다 비용이 훨씬 적게 든다. SNS 이용자의 급증이 그 효율성의 배경이다.

인플루언서는 아무나 되는 게 아니다. 뭔가 특별한 게 있다. SNS로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것은 장기간의 헌신으로 확보한 신뢰로 설득의 힘을 발휘하는 사람이다. 유명한 인플루언서가 SNS에 남긴 메시지 하나로 쇼핑몰 서버가 마비되고 매장에 긴 줄이 늘어서는 건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인플루언서는 브랜드가 아니다. 그들 중에는 이익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그들은 진정성을 갖춘 관계 형성의 달인이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블로거들은 상대방에게 깊고 오래된 친구만큼이나 친밀하다는 확신을 심어 회원을 확보한다. SNS 스타들이 신뢰와 존경, 영향력을 쌓아가는 과정은 그래서 장거리 경주와 같다.

경영자, 영업사원은 모두 소비자의 선택에 영향을 주는 인플루언서다.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려면 진정성 있게 말하는 센스부터 배워야 한다. 광고업계에서 20년간 감성과 과학을 정교하게 조화시킨 특유의 스타일로 주목받으면서 미국 바이든 대통령 후보의 홍보를 맡았던 제이슨 해리스(Jason Harris)는 저서 ‘인플루어서의 말센스(Soulful Art of Persuation, 2019)’에서 타인의 마음을 얻는 몇 가지 규칙을 제시한다.

#규칙 1. 스스로 사지 않을 것을 팔지 말라. 아주 간단한 얘기다. 당신 손에 놓인 물건이나 아이디어, 휴양지, 레스토랑, 콘서트를 실제로 믿지 않는다면, 남에게도 팔지 말아야 한다. 들키지 않고 넘어가는 행운도 있겠지만 오래가진 못한다. 나쁜 평판이 형성되는 순간 시장은 외면한다.

#규칙 2. ‘No!’를 분명하게 하라. 상대의 마음을 얻기 위해 ‘예스’라고 말하는 통념보다는 솔직히 ‘노!’라고 말하는 태도가 장기적으론 진짜 관계를 만든다. 매사에 ‘예스’하는 사람은 신뢰하기 어렵다.

#규칙 3. 관계가 완전히 끊어지지 않게 하라. 한번 거절은 관계를 단순한 거래 이상으로 발전시키는 출발점이 된다. 고객이 제안을 거절하더라도 ‘이번에는 어렵습니다’로 받아들이려는 습관이 중요하다.

#규칙 4. 게임에 직접 발을 담가라. 거래로부터 발생할 리스크의 일부를 분담할 수 있어야 한다. 환불을 약속하고 자사 제품이 업계 최저가격임을 보증한 광고가 가장 효과적인 건 고객 만족에 대한 확신이 거래의 게임에 담겼기 때문이다.

할 말은 솔직하고 명확하게 하자. 확신 없이 대충 하는 말, 논점을 흐리거나 불확실성을 암시하는 표현은 빼는 게 좋다. “어쩌면, 아마도, 제 생각에는, 내가 틀렸을 수도, 한 것 같아요,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이런 표현은 오히려 당신이 불안을 느끼고 있으며,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 없다는 인상을 준다. 자신도 못 믿는 말을 어떻게 남보고 믿으란 말인가. ‘제 생각’이라고 안 해도 상대는 그 말이 당신의 생각이라는 사실을 잘 안다. 보험용으로 사용하는 무기력한 화법(powerless speech)이다. 분명한 화법을 사용하면 자신감도 올라간다. 그걸 잘하는 게 인플루언서들이다. 그들의 화법을 배워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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