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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희영의 서비스경영ㆍ33] BTS 성공 요인, 분명한 타깃 설정이 신의 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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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희영의 서비스경영ㆍ33] BTS 성공 요인, 분명한 타깃 설정이 신의 한수
  • 매일산업뉴스
  • 승인 2021.10.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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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

먼저 1%의 고객에 집중하고 나서 도미노처럼 확장해야
생산과 유통 묶는 6차산업 패러다임을 만드는 인포벨 주목
방탄소년단(BTS). ⓒBTS페이스북 캡처
방탄소년단(BTS). ⓒBTS페이스북 캡처

신곡이 나올 때마다 기록을 갈아치우는 방탄소년단 BTS. 인기곡 10곡을 합해 30억 뷰를 넘으면서 이제는 미국 대중음악의 한가운데로 진입했다. BTS는 갑자기 혜성처럼 나타났을까. 2005년 설립된 중소기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현 하이브)의 ‘흙수저 아이돌’이었다. 데뷔 초기엔 과도한 정통 힙합의 콘셉트로 인해 대중성 확보에 실패했다. 유명 작곡가 방시혁이 만든 아이돌 그룹이라는 수식어 외엔 그다지 관심을 끌지 못했다. 잊혀질 뻔했던 이 그룹은 2016년 두 번째 정규앨범 ‘스윙’으로 대박이 났다. K팝으로서 전례 없는 기록으로 톱 그룹의 반열에 올랐고, 이듬해부터 빌보드 차트에서 각종 기록을 세우며 세계 정상에 올랐다.

BTS가 높게 평가받는 이유는 많다. 중요한 건 그들의 성공이 완벽한 설계의 결과라기보다는 장점을 강화하고 시행착오로 학습된 콘텐츠와 마케팅 덕분이라는 점이다. 실력과 진정성 있는 메시지, 소통방식으로 접근하는 전략이 먹혀든 결과다. 부조리한 사회, 성 소수자의 권리, 성공에 대한 압박 등 의도적이든 의도하지 않았든 사회적 약자를 표적으로 노래한 포지셔닝이다. 소녀시대, 비, 원더걸스, 보아처럼 실력과 자금력이 출중했던 이전의 K팝 가수들도 도전했지만 미국시장은 이들에게 무덤이었다. 성공하는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에도 마케팅의 비결이 있는 것이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교수
허희영 한국항공대 교수

마케팅에는 표적(target)이 분명해야 한다. 시장진입의 초기엔 작은 집단을 타깃으로 하는 게 유리하다. 공략할 대상이 작을수록 효과적으로 집중할 수 있고, 소규모집단은 네트워크가 강해 입소문을 빠르게 전파한다. BTS의 팬들도 처음엔 경제력이 낮은 아시아의 청소년들이었다. 소수집단과 진심으로 소통해 신뢰를 얻으면 SNS 시장은 폭발을 가져온다. 결국 유럽, 미주의 동종 그룹에도 그들의 영향력이 파급됐다. 비주류그룹이 바닥부터 올라오면서 주류 집단도 좋든 싫든 BTS를 꾸준히 접했고 학습효과로 인해 그들을 좋아하게 된 것이다. 시장이 충분히 달구어질 때를 맞춘 타이밍도 중요하다. 과거 10년 동안 K팝은 꾸준히 외국에 알려졌고, BTS는 K팝이 무르익은 세계시장에 진입해 성장의 흐름을 탄 셈이다.

같은 노력과 비용을 들여도 시장의 반응이 다른 건 마케팅의 차이 때문이다. 어떻게 자원을 투입해야 효과가 극대화될까. 고객의 니즈를 찾아 욕구와 구매력을 확인하고 여기에 역량을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이 기본이다. 그래서 다양한 소비자로 이루어진 시장을 동질적 집단끼리 묶는 시장세분화에서 마케팅은 시작된다. 나이, 지역, 소득, 문화와 라이프스타일은 시장을 나누는 기준이 된다. 타깃이 정해지면, 이 시장에서 상품과 브랜드의 포지셔닝을 구축할 작업이 뒤따른다. BTS의 신화는 이렇게 성취된 마케팅의 성공사례다.

         시장세분화 → 표적시장의 선정 → 포지셔닝과 마케팅 전략

틈새시장에서 요즘 뜨는 마케팅기업이 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인포머셜’ 비즈니스를 선보인 인포벨. 광고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심범섭 대표가 2007년 창업해 온라인 유통업에 진출한 이 기업이 고객에 접근하는 방법은 독특하다. 몇몇 TV의 광고 시간대를 대량으로 사서 다양한 상품을 알리고 판다. 15초에 익숙한 시청자들은 몇 분 넘도록 똑같은 광고가 반복되면 채널을 돌린다. 못 파는 광고는 쓰레기가 되는 레드오션에서 지루한 광고를 계속하는 데엔 이유가 있다. 신세대의 매체가 스마트폰과 유튜브로 이동하는 SNS 시대에도 여전히 TV 앞에 앉는 50대 이상의 고객이 있기 때문이다. 채널을 고정한 소수의 시청자에겐 상품정보가 넉넉히 전달된다. 광고의 성공확률은 0.01%도 안 되지만 구매력 풍부한 구세대 대상의 이 마케팅이 적중하고 있다. 지금 인포벨은 보유한 매체 영향력, 판매 1위로 업계를 이끌면서 생산과 유통을 묶는 6차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고 있다.

목표가 분명해야 비즈니스가 성공한다. 먼저 1%의 고객에 집중하고 나서 고객을 도미노처럼 쓰러뜨리는 전략이 좋다.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타깃이 없는 마케팅은 자원을 분산시켜 경쟁우위를 어렵게 한다. 욕심대로 이것저것 다 파는 식당보다 설렁탕, 돈가스 하나에 승부를 거는 식당이 더 성공하는 원리다. 타깃은 단순해야 식별하기 좋고 맞추기도 쉽다. Simple is Best! 선택을 망설이는 고객들도 그걸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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