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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위한 첫걸음] 산업폐기물의 변신은 무죄! 멋진 고기능성 의류로 탈바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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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위한 첫걸음] 산업폐기물의 변신은 무죄! 멋진 고기능성 의류로 탈바꿈
  • 김혜림 기자
  • 승인 2021.10.26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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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실천>행동하는사람들(6) 라잇루트

버려지는 리튬이온전지 배터리 분리막을 재활용 고기능성 원단 생산 성공
신소재 원단 공개 이어 여성복 브랜드 론칭과 내년 아웃도어 시장 도전
매일산업뉴스 김혜림 기자
라잇루트 신민정 대표가 지난 21일 기업지원센터 회의실에서 가죽에 특수기술로  접합한 분리막을 보여주고 있다. ⓒ매일산업뉴스 김혜림 기자

[매일산업뉴스] 골칫덩어리 산업폐기물이 멋진 고기능성 의류로 변신한다면? 친환경 사회적기업 ‘라잇루트’는 버려지는 리튬이온전지 배터리 분리막을 업사이클링(재활용)해 고어텍스와 맞먹는 고기능성 원단 생산에 성공, 세계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신소재 원단을 세계적인 IT가전 전시회 ‘CES 2022’에 출품 신청을 하고 그 결과를 기다리는 라잇루트 신민정 대표를 지난 21일 서울 청계천로 기업지원센터에서 만났다. 라잇루트가 지원한 분야는 ‘웨어러블 테크놀로지(Wearable Technology)’와 ‘지속 가능 에코 디자인 & 스마트 에너지’ 2개 분야다. 전시회는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며,  참가여부는  11월 10일 최종 결정된다.

신 대표는 “세계적인 기업들이 모이는 CES에서 전시하게 된다면 글로벌 시장에 회사를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제품이 획기적인 아이디어인 것만은 확실하다“면서 전시에 이어 수상도 은근히 기대하는 눈치다. 

CES를 주최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는 해마다 8개 부문에 출품된 제품들 중 가장 혁신적인 제품을 선정해 ‘이노베이션 최고 혁신기술상(BEST OF INNOVATION)’과 ‘혁신기술상(INNOVATION AWARDS HONOREE)’을 선정한다. 

신 대표가 업사이클링에 활용한 리튬이온전지 분리막은 전기차 배터리, 스마트폰 등 IT 기기의 성능과 안전성을 좌우하는 ‘핵심소재’다. 기술 장벽이 매우 높은 고부가가치 제품이지만 미세 스크래치, 기공 이상 등으로 폐기처분되는 양이 어마어마하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매월 100만㎡ 상당의 분리막이 버려지고 있다. 축구장 면적의 130배에 해당하는 양으로, 20ℓ짜리 종량제 봉투 240만 개에 달한다.

ⓒSK이노베이션 제공
배터리 분리막을 활용해  신소재를 제작하는 방식(왼쪽)과 완성된 신소재 ⓒSK이노베이션 제공

신 대표는 “2년 전 거래처에서 다량 폐기되고 있는 배터리 분리막의 특성이 고어텍스와 비슷하다는 얘기를 듣고는 이거다 싶었다”고 했다. 미세다공 구조의 고어텍스는 내부의 습기는 배출하고 외부에서 들어오는 습기는 막아주는 방수 기능이 뛰어난 특수 원단이다.

당시 라잇루트는 패션 디자이너 지망생들에게 의류 생산 및 판매 등 실무교육을 제공하는 '디자이너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 소재에 관심이 많았다. 신 대표는 2019년 11월 폐기물을 활용한 신소재 개발을 시작했다.

라잇루트의 도전에 배터리 분리막 생산 업체들은 적극 돕겠다고 나섰다. 환경 분야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ESG 경영이 화두가 된 만큼 폐기물 활용에 나선 신 대표의 도전이 반가울 수밖에 없었을 터였다.

개발에 필요한 배터리 분리막은 SK이노베이션의 소재사업 자회사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와 더블유스코프코리아에서 무상으로 제공받았다. 하지만 만만치 않은 개발비가 걸림돌이었다. 지난해 11월 환경부와 SK이노베이션이 공동주최한 ‘환경 분야 소셜 비즈니스 발굴 공모전’에서 입상해 받은 성장지원금 2억원이 큰 도움이 됐다.

신 대표는 “다른 산업에서 사용하던 필름이어서 의류 산업에 바로 적용하기 힘들어 접착공정기술 등 전 과정을 개발해야 했다”면서 “올 상반기 개발을 완료해 국내와 유럽 미국 일본 중국 등 해외에서 특허를 출원 중”이라고 밝혔다. 일반소재에 다공성 분리막을 접합해 얻은 라잇루트의 신소재는 투습과 방수, 방풍, 보온 효과가 강화된 것이 특징이다. 현재 가죽, 울, 폴라폴리스, 폴리에스테르, 나일론 등에 분리막을 접합한 원단을 개발했다.

신 대표는 “버려지는 분리막을 재활용해 의류를 만들면 5~10년 사용하게 되므로 부가가치가 매우 높아진다”면서 “폐기물을 활용한 고기능성 신소재 의류로 국내 시장은 물론 글로벌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11월 초 신소재 원단 ‘텍스닉’을 선보일 예정이며, 12월 초 여성복 브랜드 '로우테이트'를 론칭할 계획이다. 가죽에 분리막을 접합한 라잇루트의 가죽의류는 보온성이 강화돼 한겨울에도 입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내년 1월에는 아웃도어 시장에도 도전한다. 시제품으로 내놓은 컴퓨터 파우치 등 소품에 대한 반응이 기대이상이어서 패션에서도 성공을 기대하고 있다.

신 대표는 “지속가능한 환경 사업을 통해 착한 자본이 모이면 좋은 곳에 쓰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코로나 19 확산으로 지지부진해진 청년 디자이너 지망 교육사업을 본격화해 청년창업을 지원하는 게 신 대표의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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