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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화의 소통화통]'스스로에게 힘이 되어주자' 셀프피그말리온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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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화의 소통화통]'스스로에게 힘이 되어주자' 셀프피그말리온 효과
  • 매일산업뉴스
  • 승인 2024.01.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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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김연화 컨피던트스피치 원장

격려의 말 한마디 보태 줄 수 있는 존재 있다면
아무리 힘들어도 더 열심히 헤쳐 나갈 수 있게 된다
장 레옹 제롬. 피그말리온과 갈라테아, 1890.ⓒ네이버 블로그 캡처
장 레옹 제롬. 피그말리온과 갈라테아, 1890.ⓒ네이버 블로그 캡처

피그말리온이란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피그말리온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인물로, 키프로스 섬에 살고 있던 조각가였다. 나그네들을 박대한 키프로스의 여인들은 아프로디테의 저주를 받아 나그네들에게 몸을 파는 매춘행위를 일삼았고, 피그말리온은 그런 여인들을 혐오하며 독신으로 살았다. 어느 날 그는 혼신의 힘을 다해 상아로 아름다운 여인상을 조각했다. 피그말리온은 조각상에게 말을 걸기도 하고 선물을 사 주기도 하는 등 마치 살아있는 사람을 대하듯이 하면서 조각상과 점점 사랑에 빠지게 됐다. 급기야 이 조각상을 너무도 사랑한 나머지 자신의 아내로 맞이하고 싶었다. 그는 아프로디테 여신의 축제일에 여신에게 제물을 바치며 집에 있는 조각상이 진짜 여자로 변하게 해달라고 간절히 소원을 빌었다. 피그말리온의 기도에 감동한 여신은 상아 조각상을 사람으로 만들어 주었고, 그 둘은 자녀를 낳고 행복하게 살게 되었다.

김연화 컨피던트스피치 원장
김연화 컨피던트스피치 원장

자신이 만든 조각상을 사랑한 피그말리온의 신화에서 유래한 심리학 용어인 피그말리온 효과(Pygmalion Effect)는 타인에 대한 기대가 긍정적일수록 그 결과가 기대이상으로 나올 때 주로 사용되곤 한다. 오늘날에는 자신이 간절히 원하는 꿈과 목표를 향해 열심히 노력한다면 뭐든지 이뤄낼 수 있다는 현대식 해석으로 연결된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피그말리온 효과를 믿는가, 아니면 그저 신화에 나오는 허구이기에 이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고 생각할까. 신은 과연 존재할까. 많은 사람들이 종교생활을 하며, 점집에 가고 무당을 찾는 것을 보면 어쩌면 신이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굳이 신의 존재를 말할 필요는 없다. 자신이 올해 이루고자 하는 간절한 그 무엇이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계획을 짜고 실천하려는 의지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혼자 힘으로 버거울 때도 있다. 그 때 의지할 수 있는 누군가의 관심과 격려의 말 한마디를 보태 줄 수 있는 존재가 있다면 아무리 힘들어도 더 열심히 헤쳐 나갈 수 있게 된다.

과거 필자는 수 개월 동안 언론사에서 사회부 기자로 활동했던 적이 있다, 한 경찰서 강력범죄 수사과에 눈도장을 찍을 겸 자주 왔다갔다했었다. 어느 날 친해진 한 형사님이 모 시장 남동생의 사망 사건 관련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귀띔해 주었다. 내 인생에서 처음으로 부검을 기다리는 시신 사진을 보았다. 여러 장의 사진을 보면서 마음 속으로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부검대에 뒤집어 놓은 사람의 몸이 네모난 찰흙처럼 눌려 있었다. ‘태어나서 사는 동안 찬란하고 아름다웠던 순간들이 있었을텐데 생을 이렇게 마감했구나’하는 생각이 들면서 안타까웠다. 극단적 선택을 선택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보면 대인관계 문제를 비롯해 분노, 앙심, 충동 등 정서적 측면이 매우 높다. 대한민국의 자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노인 자살률보다 청년 자살률이 더 증가하고 있다. 사회적 실패로 불리는 극단적 선택. 많은 전문가들은 누군가 단 한 사람이라도 관심과 격려의 말을 해 주었더라면 그런 선택을 줄일 수 있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참 각박한 세상이다. 그러나 누구 탓만 하며 살 수도 없다. 남에게 기대어 위로 받을 수 없다면 스스로의 자존감을 지킬 수 있어야 한다. 나 자신에게 격려의 말을 해주고 자신을 더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들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 물론 주변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하다. 긍정적인 마인드로 자신에게 주는 격려 메시지가 바로 ‘셀프 피그말리온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뜻한 말 한마디가 큰 힘이 되는 사회다. 우리는 서로가 필요하고 함께 살아가야 행복하다. 얼마 전 주차 문제로 한 남자분이 필자에게 전화를 걸어 언성을 높이는 일이 있었다. 차가 지나갈 수 있게 좀 더 옆으로 빼 달라는 요청이었다. 그는 급히 달려온 필자에게 화가 가라앉지 않았는지 계속 분노를 쏟아냈다. 가만히 듣다가 어느 정도 진정이 된 듯하여 정말 죄송하다고 말씀드렸다. 그런데도 진정이 안 됐는지 그는 계속 투덜댔다. 이분의 감정이 이젠 누그러졌단 판단에 다시 한번 정중히 사과드렸다. 그제서야 자신이 너무 화를 냈다며 멋쩍은 표정으로 필자에게 사과를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분의 핸드폰 컬러링은 ‘따뜻한 말 한마디가 서로에게 큰 힘이 됩니다.’라는 메시지였다.

2024년 새해는 어떻게 살 것인가. 서로에게 상처주는 말 하지 않기, 말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기, 내가 먼저 침착하기만 실천해도 사회는 더 건강해질 거라 생각한다. 차가운 현대사회에 온기를 주는 따뜻한 말 한마디, 지친 누군가의 삶에 빛이 되고 희망이 될 수 있음을 잊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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