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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화의 소통화통]말더듬 고민? '호흡+긍정+연습'이 해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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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화의 소통화통]말더듬 고민? '호흡+긍정+연습'이 해답
  • 매일산업뉴스
  • 승인 2023.12.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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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김연화 컨피던트스피치 원장

첫 음절을 깊이있게 말하면 신중한 느낌, 발음도 또렷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연습에 더 집중하는 자세 필요
ⓒi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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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더듬는 이들의 힘듦을 누가 알까? 스피치 전문가로 활동하는 필자에게 말 더듬 증상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분들이 종종 찾아오곤 한다. 어릴 때 말더듬 현상은 자연스럽게 말을 배우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올 수 있지만 성인이 되어서도 지속된다면 이 부분은 개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말더듬이란 특정 음절을 반복하거나 말이 막히는 현상을 말한다. 

어느날 필자에게 한 여성분이 찾아왔다. 이 분의 경우, 자신은 엄한 집안 분위기에서 자랐다고 했다. 아버지의 욱하고 급한 성격으로 인해 어릴 때부터 심리적인 압박도 있었다고 했다. 가족 모두가 아버지의 불 같이 쏟아내는 말로 주눅이 들었고 급하게 말하다보니 아버지도 말 버벅거림이 심했다고 회상했다. 병원도 가 보고 심리상담도 받아봤지만 나아지지 않았다고 호소했다. 자신의 말더듬 때문에 결혼해서도 남편 외에는 시댁식구들과 대화하는 걸 꺼리게 됐고 이로 인해 갈등도 생겼다고 했다. 회사에서도 전화가 오면 가슴이 두근거릴정도라고 말했다. 

김연화 컨피던트스피치원장
김연화 컨피던트스피치원장

말더듬 증상에는 사람들마다 다양하다. 특히 첫 시작되는 발음, 예를 들어 ‘사사사사사장님…’, ‘그그그그게요…’ 등 말문이 막혀 첫 소리부터 버벅거리게 되는 경우가 흔한 증상이다. 중간발음을 더듬는 경우도 있고 특정 단어에서 더듬는 경우도 있다. 어찌됐든 이런 증상으로 인해 사회 생활까지 영향을 미치고 삶의 질이 떨어져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다. 어떻게 하면 이런 고민을 해결할 수 있을까?

말더듬 증상을 짧은 기간 완벽하게 해결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점차 완화시켜 나가면서 자신감을 회복해 좋아질 수 있는 방법 몇 가지가 있다. 

먼저 깊이있는 호흡이 중요하다. 호흡이 제대로 받쳐주지 않은 상태로 말을 급하게 하다보면 버벅거림이 심해질 수 있다.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호흡이 들어가기도 전에 말을 하려하니 부조화가 나타난다. 시작할 때 호흡을 먼저 아래로 내린 상태로 여유있게 출발해 보자. 급하게 말하는 모양새는 보기에도 좋지 않다. 오히려 천천히 첫 음절을 깊이있게 발화하면서 말을 하면 신중한 느낌도 주게 되고 발음도 또렷하게 전달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줄 수 있다. 

두번째로는 원고를 반복해서 읽어야 한다. 연습만큼 중요한 게 없고 이보다 빠른 개선방법은 없다. 아까 말씀드린 필자에게 찾아온 여성분은 아침마다 일어나 ‘오늘은 더듬지 말아야지’하며 자신을 위로하며 출근한다고 한다. 그러나 어김없이 말을 더듬는다고 했다. 물론 나를 위로하고 용기를 주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다만 근육훈련도 없이 생각만으로 뭔가 바뀌진 않는다. 실천이 중요하다. 매일 깊이 있는 호흡으로 원고를 천천히 읽는 훈련을 반복해야 한다. 특정 발음에서 유독 말을 더듬었다면 그 단어 위주로 더 많이 발음훈련을 해서 그 언어에 자신감이 붙게 되고 점진적으로 완화시킬 수 있다. 말더듬현상이 심한 분들이 특정 단어가 잘 안될 때 다른 단어로 대체하거나 회피하는 경향이 많다. 그러나 부딪혀 보면서 연습해야 한다. 필자도 같은 상황은 아니지만 몇몇 단어들 발음이 안돼 애를 먹은 적이 있었다. 이 발음들을 개선하기 위해 천천히 음절 하나하나 연습하며 발음을 개선했던 경험이 있다. 또한 안 되는 발음들은 첫 음절을 지긋이 누르는 느낌으로 발음을 해주거나 합성어 경우, 살짝 분리하는 느낌으로 발음연습을 하면 왠만한 발음들은 다 자연스럽게 할 수 있게 된다. 예를들어 생산량이란 단어를 연습할 때 "생산√ 냥" 이렇게 발음연습을 하면 된다. 

마지막으로 여유와 긍정의 마음가짐이 매우 중요하다. 예전에 한 대학생 수강생이 발표를 앞두고 필자를 찾아왔었다. 수업을 하다가 말더듬 증상이 있어서 말해 줬더니 오히려 괜찮다고 말하며 프레젠테이션 스피치 원고 읽는 훈련에만 더 몰두했다. 그는 ‘ㅇ’자음이 나오는 말들에 버벅거렸지만 오히려 이 발음을 하기 전 호흡을 넣는 것처럼 텀을 만들어 발음을 극복해 나갔다. 그 결과 고양시에서 주최했던 큰 봉사 발표대회에서 무사히 발표를 마칠 수 있었다. 되레 필자만 걱정했지 당사자는 개의치 않았다. 자신이 말을 더듬는다는 사실에 더 부정적인 감정에 매몰되어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 말 잘하는 사람 앞에서는 언어 열등의식을 가질 수 있어 더 스트레스를 받는다. ‘내가 문제가 있는 사람이구나’란 생각 보다는 좀 더 여유있고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말하기 연습에 더 집중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시간이 조금 더 걸릴뿐 포기하지 않는다면 안 되는 것은 없다.

이제 며칠 후면 새해가 된다. 시간은 정말 빠르게 흐르는데 정작 나 자신은 변한게 없다고 한탄하지 말고 매 순간 감사하고 나도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중무장하여 새해를 멋지게 맞이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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