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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춘의 Re:Think]파국 향한 국회 폭주에 제동을 걸 방법은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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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춘의 Re:Think]파국 향한 국회 폭주에 제동을 걸 방법은 없나
  • 매일산업뉴스
  • 승인 2023.11.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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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김용춘 한국경제인협회 팀장/법학박사

소수당일땐 토론 주장 다수당 되니 악법 날치기 통과
국회에 권력을 준 건 국가 미래 위해 함께 고민하란 의미
지난 9일 국회 본회의에서 노란봉투법 상정안 투표 결과가 나오고 있다.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은 이날 야당 단독으로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연합뉴스
지난 9일 국회 본회의에서 노란봉투법 상정안 투표 결과가 나오고 있다.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은 이날 야당 단독으로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연합뉴스

지난 9일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이 야권 단독으로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법률안 내용이야 이미 귀에 못이 박히도록 많은 분들이 언급했으니 더 이상 다룰 필요는 없어 보인다. 다만 한두 번도 아니고 거대 야당 단독으로 또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을 보니 모양새가 영 좋지 않다. 사실 말이 좋아 단독 통과지, 다수의 권력을 남용한 날치기 통과와 전혀 다를 바 없다. 야권이 과거 권위주의 정부 시절 그렇게 비판하던 그 모습 그대로다. 

요새 거대 야당을 보면 다수당이 할 수 있는 모든 권력을 참 제대로 휘두르는 것 같다. 힘이 없었을 때는 그렇게 토론을 주장하고, 민의를 입에 담으며, 민주주의를 강조하던 사람들이, 권력을 잡으니 언제 그랬냐는 듯 권력의 힘을 제대로 보여준다. 일방적으로 법률안 통과시키는 것은 기본이고, 탄핵, 청문회, 불체포특권, 면책특권을 자신의 권력을 위해 사용한다. 그 과정에서 국민은 별로 안중에 없어 보인다. 분명 청문회나 불체포특권 등이 존재하는 취지와 이유가 있었을 텐데, 이를 모조리 변질시켜 버렸다.

김용춘 전경련 팀장/법학박사
김용춘 한경협 팀장/법학박사

국회의원들을 보면 권력을 마치 자신들 스스로 가진 힘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권력을 부여한 주인은 분명 국민임에도 선거만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어깨에 힘이 많이 들어간다. 국민은 머리 속에서 순식간에 사라진다. 그러고는 권력자나 소속 정당의 눈치를 보면서 마음껏 권한을 행사한다. 참 꼴 사납다.

선거 때가 다가오니 꼴 사나운 모습들이 하나둘씩 늘어가기 시작한다. 평소에 본 적도 없던 정치인이 출근길 지하철역 근처에서 아침마다 인사하기 시작한다. 사실 국민을 위한 일로는 보이지 않는다. 그 시간에 차라리 국민을 위해 정책 아이디어 하나라도 더 고민하는 것이 나을텐데.

입으로는 국민만 바라보겠다는 사람들이 새로운 정당을 만드네 마네 하면서 이합집산하기 시작한다. 혹 생각과 이념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이는 것이라면 또 모르겠다. 그러나 그냥 이 정당 저 정당에서 제대로 대접을 못 받을 것 같으니 모이는 것 같아 씁쓸할 뿐이다. 저러다 선거 끝나면 소속 의원들 이곳 저곳으로 다시 흩어지는 모습을 우리는 여러 번 봐 오지 않았던가.

기성 정당 내부도 별반 다르지 않다. 자기들끼리 험지와 양지를 나누고 서로 상대방보고만 험지로 가라고 싸운다. 사실 국민들 입장에서 험지가 무슨 가당치도 않은 표현인가. 험지에 사는 국민들은 무슨 험악한 사람들이라도 된다는 말인가. 그리고 지역구 국회의원 제도의 취지는 해당 지역의 특성을 잘 살린 정책을 고민하고 연구하고 대변하라는 뜻일 텐데 선거 직전 주소 옮겨서 출마하는 것은 또 무슨 행태란 말인가. 이렇게 운영할 것이라면 지역구 국회의원 제도를 왜 운영하는지 모르겠다.
 
국민이 국회에 권력을 준 것은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국가의 미래를 위해 머리를 맞대라는 의미다. 그러나 오로지 자신의 이익만을 좇는 정치인들로만 가득차는 국회를 보고 있노라면 뭔가 개혁해야 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특권을 모두 회수하고 국민소환제라도 도입하고 싶은 심정이다. 물론 더 큰 부작용이 생길 테니 도입할 수도 없지만, 답답한 마음에 뭐라도 바꾸어보고 싶다.

국회는 민주주의의 상징이다. 민주주의란 토의에 의한 통치를 의미한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영국총리를 지낸 C.애틀리가 했던 말이다. 오늘날 대한민국의 정치에는 토의가 없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영국 수준도 안 되는 것 같아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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