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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LG화학, SK이노에 '초강수' 둔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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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LG화학, SK이노에 '초강수' 둔 속내는?
  • 이강미 기자
  • 승인 2019.11.18 09: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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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ICT에 '조기패소판결' 요청과 함께 여론전 ... 한 매체엔 "협의 가능성" 언급
업계, 진위파악 분분 ....LG화학 "처음부터 합의가능성 열어뒀다"
ⓒ각 사. 매일산업DB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특허소송을 제기한 LG화학이 최근 초강수 카드를 꺼내듦과 동시에 합의가능성도 언급해 그 속내가 무엇인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14일 SK이노베이션이 증거인멸을 시도하고, 법정모독 행위를 저질렀다며 ITC(미국 국제무역위원회)에 조기패소 판결을 비롯한 강도높은 제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를 보도한 한 매체를 통해서는 “SK이노베이션이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에 따라 합의가능성도 열어놓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동안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의 중재노력을 여러 번 거절하며 소송에만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던터라 업계에서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진위파악에 몰두하는 모습이다.

이를두고 업계 일각에서는 '오히려 ITC 소송에서 밀리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LG화학이 ITC가 주관하는 디스커버리(Discovery, 증거개시) 절차가 약 5개월 가량 진행되고 있음에도 뚜렷한 특허침해 증거가 나오지 않자 여론전을 펼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로 LG화학은 ITC에 작년 4월 말 소송 이후 디스커버리 범위가 좁혀지면서 소송의 실익을 잃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ITC 판사는 여러 번 '디스커버리 범위가 넓다'고 수정요청을 한 바 있다. 그 때문에 글로벌 상위의 덴튼스 로펌을 쓰던 LG화학은 추가 로펌을 영입하기도 했다.

그런데 LG화학이 이번에 꺼내든 카드는 증거인멸 정황이다. 즉 구체적 증거가 없어도 증거인멸 정황을 ITC에 강력하게 어필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ITC의 경우 강력한 디스커버리 절차를 통해 증거 은폐 여부만으로도 소송 승패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물론 LG화학이 여론전에만 집중한 것은 아니다. LG화학은 지난 4월 소송이 시작된 이후, 글로벌 로펌을 세 곳이나 선임하는 등 소송전에 화력을 집중해 왔다. 덴튼스, 레이섬 앤드 왓킨스, 피쉬 앤드 리처드슨 모두 대형 로펌이다. 10월엔 한웅재 전 대구지검 경주지청장을 법무담당 전무로 영입했고,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도 고문으로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전 노무현 대통령 아들인 노건호씨가 LG전자에 몸담고 있어 직·간접적으로 소송에 대한 동력을 뒷받침했을 것이란 관측이다.

하지만 LG화학은 14일 승소를 자신해 왔던 기존의 입장과 다소 온도 차가 있는 새로운 입장을 내놓았다. SK이노베이션의 ‘특허침해’ 주장을 펼치던 LG화학이 이번엔 그에대한 ‘증거인멸 정황 카드’를 꺼낸 것이다.

또다른 일각에서는 LG화학이 ITC에 조기패소 요청을 하면서 무리한 언론 플레이를 진행하는 이유에 대해 연말 인사 시즌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등장하고 있다.

최근 권영수 부회장이 연말 인사 때 LG전자 부회장 자리로 이동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한 것과 무관치 않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권 부회장이 본인이 주도한 소송을 이동 전에 마무리하고 싶었을 것이란 추측이다.

별다른 이변이 없는 한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의 유임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LG화학이 내년 소송에서 패소 또는 불리한 판결이 날 경우, 권영수 부회장의 입지는 휘청거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소송에서 질 경우, 결과에 대한 리스크도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대해 LG화학 관계자는 “이번 소송은 처음부터 피해를 구제받기 위한 것으로, 처음부터 합의가능성은 열어두고 있었다”면서 “SK이노베이션이 기술적인 미래가치 등을 고려해 우리가 받아들일 수 있는 내용으로 합의를 제안해 오면 언제든지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증거인멸 정황이 나옴에 따라 ITC에 조기패소 결정을 요청했다”면서 “이는  ITC 홈페이지에 공개된 내용이기 때문에 보도자료를 낸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이러한 LG화학의 여론 공세에 “여론전에 의지해 소송을 유리하게 만들어가고자 하는 경쟁사와 달리 소송에 정정당당하고 충실하게 대응 중”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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