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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 배터리소송' LG화학, 핵심고객사 폭스바겐도 화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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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 배터리소송' LG화학, 핵심고객사 폭스바겐도 화나게 했다
  • 이강미 기자
  • 승인 2019.12.04 10: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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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ITC에 폭스바겐 상대 자료제출 명령 신청했다가 기각당해
폭스바겐 "1400페이지 분량 자료 냈는데 또 요구 ...지나치다" 발끈
업계, 부품업체간 소송으로 완성차업체에 자료 요구는 이례적

SK이노베이션과 특허소송을 벌이고 있는 LG화학이 핵심고객사인 폭스바겐과도 갈등을 빚으면서 불편한 관계로 돌아서는 모양새다. 폭스바겐이 경쟁사인 SK이노베이션과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는 이유로 LG화학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CT)에 관련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한데 이어 또다시 추가자료를 요청하지 폭스바겐이 발끈하고 나섰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부품업체간 법정다툼으로 완성차업계에까지 영업비밀 자료를 제출하라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우려하는 분위기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자사의 영업비밀을 침해했다고 제가한 특허소송과 관련해 지난달 7일 미국 ITC에 폭스바겐 미국법인(VWGoA)에 추가로 자료제출을 명령해달라고 신청했다가 같은달 26일 기각당했다.

앞서 LG화학은 8월에 폭스바겐이 전기차 전용 플랫폼 ‘MEB’를 활용한 전기차 프로젝트 가운데 미국시장을 겨냥한 사업(MEB NAR 프로젝트)에서 SK이노베이션과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한 것과 관련한 자료를 VWGoA에 요구한 바 있다.

당시 ITC는 LG화학이 요구한 대로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를 채택하게 된 기술평과 정책 등과 관련한 24개 항목의 자료를 제출하라고 명령했다. 이에 WWGoA는 지난 9월 16일 MEB NAR프로젝트와 관련해 VWGoA와 독일 본사(VWAG)간 커뮤니케이션 자료를 포함한 원본 파일과 문서를 1400여페이지 분량으로 제출했다.

그러나 LG화학이 또다시 지난달 추가로 자료제출 명령을 신청하자 VWGoA는 지난달 22일 ITC에 LG화학의 신청이 부당하다며 기각을 요구하는 답변서를 냈다.

답변서는 "VWGoA는 LG화학의 자료제출 요구에 따라 상당한 시간과 자원을 자료 수집과 검토, 생산에 쏟았다"며 1400페이지가 넘는 자료와 증인을 제공한 사실을 거론했다.

이어 “당시 LG화학은 불만을 표명하지 않았고, VWGoA에 제공한 자료들이 부족하다고 통보한 사실도 절대 없다”면서 “그러나 이제와서 불만과 부족을 제기하는데 근거를 설명하지도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LG화학이 추가로 신청한 자료들은 애초 VWGoA에 요구한 것과 무관한 것들이라며 LG화학이 자료제출 명령을 수정하고 확대하려는 시도는 부당하다며 날을 세웠다.

특히 "이번 조사의 제삼자(non-party)인 VWGoA에 2차로 더욱 민감한 자료들을 수집, 검토, 생산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불합리하며 과도하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LG화학은 VWGoA에 독일 본사(VWAG)의 자료도 요구했지만, 국제법상 VWAG와 별도 법인으로 미국 ITC의 자료제출 명령의 대상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VWGoA는 “LG화학은 헤이그협약에 따라 VWAG에 증거제출을 요청해야 했는데, 수개월의 시간이 있었지만 이행하지 않다가 시급해지자 VWGoA를 통해 신청했다”고 지적하면서 “이런 시급함은 헤이그 협약을 회피하거나 이번 조사의 증거 관련 절차를 무시하는 것을 정당화하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이에대해 자동차업계에서는 부품업체 간 법정다툼으로 완성차업체에도 영업비밀 제출을 요구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완성차 업체들은 통상 공급 안정성과 비용 절감 등을 이유로 복수의 공급처를 운용하는게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이번 일로 자칫 한국 부품업체들에 대한 부정적 인상을 심어 주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앞서 LG화학은 4월 미국 델라웨어주 지방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폭스바겐의 미국 전기차 프로젝트에서 SK이노베이션의 수주가 자사의 사업을 제약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독일 경제월간지 매니저 매거진 등은 지난달 22일(현지시각) LG화학이 폭스바겐에 ‘SK이노베이션과 전기차 배터리 자체 생산을 위한 대규모 공장 건설을 추진할 경우 배터리 공급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LG화학측은 사실무근이라며 이같은 사실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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