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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위한 첫걸음]"우리는 지구가 재생할 생태자원을 도둑질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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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위한 첫걸음]"우리는 지구가 재생할 생태자원을 도둑질하고 있습니다"
  • 김혜림 기자
  • 승인 2022.08.09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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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 실천>행동하는 사람들(46)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창조신앙에 기반한 생태리더십을 개발하고, 교회와 지역사회를 푸르게 가꾸기
ⓒ매일산업뉴스 김혜림 기자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유미호 센터장이 지난 5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 회의실에서 그동안 펴낸 책자들을 소개하고 있다. ⓒ매일산업뉴스 김혜림 기자

[매일산업뉴스] “우리는 후손들이 써야 할 자원을 도둑질하고 있습니다.”

지난 5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만난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이하 살림) 유미호 센터장은 “우리는 모두 기후위기를 재촉하는 도둑”이라고 했다.

실제로 글로벌 생태발자국 네트워크(GFN)는 지난달 28일부로 지구가 한 해 동안 재생할 수 있는 생태자원을 다 써버렸다고 발표했다. GFN이 내놓는 ‘지구 생태용량 초과의 날’이 올해는 지난해(7월29일)보다 하루, 1971년(12월25일)에 비해선 5개월쯤 앞당겨졌다.

2018년 5월 출범한 ‘살림’은 창조신앙에 기반한 생태리더십을 개발하고, 교회와 지역사회를 푸르게 가꾸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살림은 ‘살리다’라는 동사에서 나온 명사형으로, 서로 간에 살고 살리는 살림의 ‘관계’가 담겨 있다.

출범 당시부터 살림의 살림을 도맡아온 유 센터장은 1991년 한국반핵반공해평화연구소(기독교환경운동연대 전신)에서 환경운동에 발을 들여놓은 뒤 32년째 지구사랑을 실천해온 활동가다.

유 센터장은 “지구에 기후위기를 부른 사람들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면서 “교육을 통해 우리를, 생명을, 미래를 살릴 수 있는 힘을 기르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살림
광주에서 2020년 6월 5일 세계 환경의날을 맞아 펼친 '지구돌봄서클'. 이날 어린이들은 지구에게 감사한점, 미안한 점,  앞으로 지구가 더 이상 아프지 않기 위해 어떻게 실천할지 등을 토론했다. ⓒ살림

살림은 개인적 실천과 함께 지속가능성을 높여주는 소규모의 공동체 교육을 중시해 다양한 소모임을 개최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지구돌봄서클’이다.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다양한 연령별로 소규모 모임을 구성해 기후변화와 탄소중립, 일상 속 유해물질 등에 대해 알아보고 실천방안을 나누는 모임이다. 

‘살림씨앗운동’도 눈길끄는 소규모 활동이다. 교회와 지역사회에서 숨어서 활동하는 이들 300명을 찾아 ‘살림씨앗(EcoSalimista)’으로 임명해 이들을 중심으로 환경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살림은 환경지도자 양성에도 팔을 걷어부치고 있다. 4주에 걸친 생태환경 교육과 공동체내 소통방법 등을 강의하는 '탄소제로 녹색교회를 위한 환경 선교사 리더십 훈련'이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다. 현재 300여 명의 환경선교사들이 배출돼 교회뿐만 아니라 마을 생태횐경교육가로 지역사회의 기후위기 대응에 앞장서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국가환경교육센터에서 선정한 ‘2021년 사회환경교육 우수모범사례에도 선정됐다. 

살림은 기후위기의 원인인 탄소 배출 행위를 줄여나가는 ‘탄소금식캠페인’을 신앙 절기에 맞춰 펼치고 있다. 사순절마다 재의 수요일부터 부활절 전 40일 동안 지구에 고통을 주며 누려온 것을 고백하고 지구의 아픔을 덜어내는 습관을 연습할 수 있도록 실천 콘텐츠를 제공해준다. 특히 대림절에는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이 하나 되어 공동체를 이뤄나갈 수 있도록 묵상집 등을 만들어 보급하고 있다.

탄소배출량을 측정하는 ‘자가진단’으로 시작되는 탄소금식캠페인에는 300여교회가 참여했다.

살림이 펴낸 다양한 기후위기 관련 서적들.  매일산업뉴스 김혜림 기자 

2021년 6월부터는 '지구복원 10년을 향한 생태기도'를 하고 있다. 매일 지구사랑 실천을 담은 짤막한 기도를 살림 트위터 등에 올려 실천을 유도하고 있다. 이밖에 '플라스틱 프리' 캠페인과 제로웨이스트 운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서울 마포구 공덕교회, 업사이클링숍 클라블라우와 함께 다양한 새활용강좌를 개설 중이다. 오는 13일에는  공덕교회에서 커피찌꺼기로 퇴비만들기 모임을 연다.

'지구사랑 탄소사냥 걷기’ 캠페인을 통해 기후약자를 위한 기부활동에도 열심이다. 2020년 10월 금산간디학교에 환경살림나눔발전소를 건립했다.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회관에서 지난 6월21일 진행된 제6차 한국교회생명신학포럼에서 참가자들이 '탄소중립 기후교회 신앙선언문'을 채택한 뒤 지구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는 '손하트'를 날리고 있다. ⓒ살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회관에서 지난 6월21일 진행된 제6차 한국교회생명신학포럼에서 참가자들이 '탄소중립 기후교회 신앙선언문'을 채택한 뒤 지구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는 '손하트'를 날리고 있다. ⓒ살림​

유 센터장은 “올해 중점사업은 ‘탄소중립 기후교회’ 만들기”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경기 강원 광주 서울 4개 지역을 순회하며서 워크숍을 진행했다. 1년치 전기·수도·가스 사용량 및 쓰레기·탄소 배출량을 측정하고 2030년까지 얼마나, 어떻게 줄일 것인지 계획을 세워 실천하도록 이끌고 있다. 기후교회가 중심이 되어 개인, 학교 마을이 함께 탄소중립으로 갈 수 있도록 사업을 펼쳐 나갈 계획이다.

유 센터장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기후대응 시스템을 잘 갖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시절 약속했던 2035년 내연기관차 판매중단을 실행하고, 재생에너지 투자를 확대하라”고 요구했다.

유럽은 최근 2030년 목표 재생에너지 비율을 32%에서 40%로 상향조정했으나 윤 정부는 재생에너지 비중을 30%에서 20%대로 낮췄다. 대신 원자력 비중을 확대했다.

유 센터장은 “국민들은 기후위기의 현상을 정직하게 제대로 바라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의 위기로부터 우리를 구할 적절한 삶의 방식은 덜 가지고, 덜 쓰고. 덜 먹고, 덜 버리는 것뿐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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