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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톺아보는 세상만사] -3.1%...경제 떠받치던 수출마저 역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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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톺아보는 세상만사] -3.1%...경제 떠받치던 수출마저 역신장
  • 김혜림 기자
  • 승인 2022.07.27 06: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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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복소비가 끌어올린 성장률 깎아먹어...화학·1차 금속 제품 하락폭 커
무역수지 적자 '눈덩이'...유가·금리·환율 ‘3고(高)’ 이어질 하반기 '먹구름'
ⓓ한국은행
ⓒ한국은행

[매일산업뉴스] -3.1%. 올해 2분기 수출이 전분기 대비 감소한 수치입니다. 우리나라 경제의 믿음직한 버팀목이었던 수출이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경제위기'를 알리는 경고음이 날카로워지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올해 2분기 실질 GDP(속보치)에 따르면 수출은 화학제품·1차 금속제품 등을 중심으로 전분기보다 3.1% 감소했습니다. 수출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2분기(-0.7%) 이후 1년 만입니다.

지난 1분기 3.6% 증가하면서 우리나라 경제를 떠받쳤던 수출의 증가세가 꺾인 것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타격, 국제유가 급등의 영향이 큽니다. 또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중국의 지역 봉쇄 등으로 글로벌 경제가 전반적으로 침체한 탓도 있습니다.

수출이 역성장하면서 거리두기 전면해제로 민간소비가 3.0%나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보다 0.7%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0.6%였던 1분기에 이어 다시 0%대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2분기 성장률에 대한 민간소비의 기여도는 1.4%포인트인 데 비해 순수출의 성장 기여도는 -1.1%포인트를 기록했습니다.

교역 조건이 나빠지면서 2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1.0% 줄었습니다.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화학제품 가격보다 원유, 석탄 등 수입품 가격이 더 크게 상승한 탓입니다. 교역환경 변화로 우리 경제의 실질구매력이 낮아졌다는 뜻입니다. GDI는 GDP에서 수출입 단가 등 교역 조건 변화로 생긴 무역 손익을 반영해 산출한 경제 규모입니다. 

김혜림 대기자
김혜림 대기자

수출은 하반기에도 살아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원자재가격, 금리, 환율이 높은 ‘3고(高)’ 상황에 글로벌 경제 성장까지 둔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국회 경제부문 대정부질문에서 "국제유가가 급격히 내려가지 않을 것 같은데 중국 등이 예상보다 경제가 안 좋기 때문에 우리 수출이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수출이 급감하는 데다 교역조건의 악화로 무역적자 증가폭에는 가속도가 붙고 있습니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372억 4500만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4.5%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수입액은 453억 4800만 달러로 전년보다 25.4%나 급증했습니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81억 20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무역수지는 △4월(-24억7700만달러) △5월(-16억1400만달러) △6월(-25억7500만달러)에 이어 4개월 연속 적자를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4개월 연속적자는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6∼9월 이후 14년 만에 처음입니다.

한국무역협회는 최근 올해 연간 무역수지는 147억 달러 적자로 2008년 금융위기 후 최대치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하반기 경제전망은 어둡기만 합니다. 각종 예상 지표들이 이를 웅변합니다.

한국은행이 수출역성장을 발표한 이날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국내 매출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의 8월 전망치를 내놨습니다. '86.9.' 전경련 BSI가 90 아래로 내려간 것은 코로나 팬데믹이 우리를 덮쳤던 2020년 10월 이후 22개월 만입니다. 이 지수가 기준점인 100 이상이면 전월보다 경기를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이고 100 이하면 그 반대입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이날 내놓은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3%로 낮췄습니다. 노무라증권 역시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9%에서 1.7%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월 당선인으로 경제6단체장을 만난 자리에서 기업의 해외 진출을 올림픽에 나간 국가대표 선수에 비유하며 "신발도 좋은 것을 신겨 보내야 하는데, 모래주머니 달고 메달을 따오라 한 것이나 다름 없었다"고 했습니다. 경제성장을 막는 규제 혁신에는 여야가 손잡고 나서주길 기대합니다. 그래서 수출이 경제 성장의 믿음직한 맏이로 되돌아올 수 있도록 해줘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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