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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톺아보는 세상만사] 36명...'자살공화국' 불명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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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톺아보는 세상만사] 36명...'자살공화국' 불명예
  • 김혜림 기자
  • 승인 2022.06.15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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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만 3195명 스스로 목숨 끊어... OECD 1위
전국민 사망원인 5위... 청소년 자살률 3년 연속 증가
ⓒ보건복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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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산업뉴스] 36명. 우리나라에서 하루에 스스로 목숨을 버리는 사람들의 숫자입니다.

보건복지부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이 14일 발간한 ‘2022 자살예방백서’에 따르면 2020년 한해동안 우리나라에서 자살한 사람이 1만 3195명이나 됩니다. 인구 10만명 당 자살 사망자수를 가리키는 자살률은 25.7명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전년 대비 자살자수가 604명(-4.4%) 줄었고, 자살률도 전년 26.9명보다 1.2명(-4.4%) 감소했습니다. 또한 자살률이 최고치였던 2011년 1만5906명보다 2711명(-17.0%) 줄어들었고, 자살률도 6명(-19.0%) 감소했습니다.

​ⓒ보건복지부​
​ⓒ보건복지부​

하지만 OECD 38개국 회원국 중 우리나라 자살률이 1위입니다. ‘자살공화국’이란 오명을 피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2019년 기준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24.6명으로 OECD 평균 11.0명보다 2.2배나 높습니다. 이웃나라 일본의 자살률은 14.7명으로 5위에 올라 있습니다. 자살률이 가장 낮은 터키는 4,4명으로, 우리나라는 이보다 6배나 많습니다.

우리나라는 2003년부터 자살률 1위였습니다. 2016~2017년 리투아니아가 OECD 회원국으로 가입하면서 불명예스런 1위 자리를 잠시 내놨지만 2018년부터 다시 1위에 올랐습니다.

​​ⓒ보건복지부​​
​​ⓒ보건복지부​​

자살자를 성별로 보면 남성이 9093명(68.9%), 여성이 4102명(31.1%)이었습니다. 자살률은 남성이 35.5명으로, 여성 15.9명보다 2.2배나 높습니다. 절대 숫자는 남성이 많지만 여성의 자살률은 해마다 늘어나고 있습니다. 2017년 13.8명에서 2018년 14.8명, 2019년 15.8명이었고, 2020년에는 15.9명을 기록했습니다.

김혜림 대기자
김혜림 대기자

연령별 자살률을 보면 80대 이상이 62.6명으로 가장 많습니다. 이어 70대 38.8명, 50대 30.5명, 60대 30.1명, 40대 29.2명, 30대 27.1명, 20대 21.7명, 10대 6.5명 순입니다. 자살자 숫자는 50대가 2606명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증감률로 보면 20대의 증가율이 12.8%로 가장 높았습니다. 이어 10대 9.4%, 30대 0.7% 순입니다. 특히 9~24세 청소년 자살률은 11.1명으로 2017년 7.7명 이후 3년 연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스스로 목숨까지 버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정신적·정신과적 문제가 38.4%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 경제·생활 문제 25.4%, 육체적 질병 문제 17.0%, 가정 문제 7.0%, 직장 또는 업무상 문제 3.9%, 남녀 문제 2.8% 등으로 집계됐습니다.

​​ⓒ 보건복지부​
​​ⓒ 보건복지부​

남성의 경우 10~20대는 정신적 어려움, 30~50대는 경제적 어려움, 60세 이상은 육체적 어려움이 가장 많았습니다. 여성의 경우는 전 연령대에서 정신적 어려움이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이번 통계에서 가장 마음이 쓰이는 것은 청소년 자살률의 증가추세입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의 10대 사망원인은 암, 심장 질환, 폐렴, 뇌혈관 질환, 자살, 당뇨, 알츠하이머병, 간 질환, 고혈압성 질환, 패혈증순이었습니다. 자살은 우리나라 국민 5대 사망원인입니다. 청년으로 한정할 경우 자살은 사망 원인의 1위로 뛰어오릅니다. 사망한 10대 가운데 41.1%, 20대의 54.4%, 30대 39.4%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무엇이 우리의 자녀를 죽음으로 내모는 걸까요? 2020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청소년들은 주관적 건강상태가 나쁠수록, 스트레스를 많이 느낄수록, 슬프거나 절망감을 많이 느낄수록 자살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평균수면시간이 적을수록, 학업성적이 낮을수록, 폭력경험이나 음주·흡연·약물 경험이 있을 경우에도 스스로 생명을 포기하고 싶은 생각을 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청소년 자녀가 있다면 교과 성적표보다는 '마음의 성적표'를 먼저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사당오락(四當五落) 따위는 잊어버리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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