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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톺아보는 세상만사] 1320조원...우주산업 시장에 본격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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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톺아보는 세상만사] 1320조원...우주산업 시장에 본격 '도전장'
  • 김혜림 기자
  • 승인 2022.06.22 05: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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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발사체 누리호 1t 이상 위성 안착 성공...세계에서 일곱번째
30년 숙원사업 항공우주연구원과 300여개 민간기업 힘합쳐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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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21일  하늘을 향해 날아오르고 있는 누리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매일산업뉴스] 1320조원.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예상한 2040년 글로벌 우주산업 규모입니다. 우리나라도 이 거대한 우주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습니다.

21일 오후 3시59분59초.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서 누리호가 하늘을 향해 날아올랐습니다. 그로부터 123초 후에 고도 61㎞에서 1단 분리, 227초 후 고도 202㎞에서 페어링 분리, 269초 후 고도 273㎞에서 2단 분리, 875초 후 고도 700㎞에서 성능검증위성 분리, 945초 후 위성모사체 분리가 이뤄졌습니다.

당초 예상됐던 967초보다 22초 빨리 진행됐습니다. 순수 국내 기술로 설계 및 제작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는 ‘토종’답게 ‘빨리빨리’ 서둘러 임무를 달성했습니다.

지구 상공 700㎞ 궤도에 위성을 올려놓는 데 성공한 누리호. 우리나라는 1t 이상 실용위성을 실어 우주로 쏘아 올린 세계 일곱 번째 국가가 됐습니다.

외신들도 이 소식을 일제히 전했습니다. AP는 “세계 10위 경제 대국인 한국은 반도체, 자동차, 스마트폰의 주요 공급국이지만 우주개발 프로그램은 중국, 인도, 일본 등 아시아 이웃 국가들보다 뒤처져 있었다”면서 “누리호의 성공적인 발사는 한국의 우주를 향한 야망을 북돋워줬다”고 추켜세웠습니다. CNN은 “이전 발사체들은 모두 러시아 기술이 적용됐지만, 누리호는 한국 자체 기술로 개발한 것으로 앞으로 다양한 미래 위성과 관련한 임무의 문을 열어줄 것”이라고 했습니다.

맞습니다. 이전까지 우주를 향한 우리의 꿈은 러시아 등 외국에 기대 왔습니다. 1992년 8월 우리를 세계 22번째 인공위성 보유국으로 만들어준 '우리별 1호'는 영국의 도움을 받아 만들었습니다. 발사는 남미 기아나 쿠루 우주센터에서 했습니다. 2008년 탄생한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씨는 러시아 우주선을 타고 우주로 날아갔습니다.

2002년 도전을 시작한 발사체 개발도 러시아에 신세를 많이 졌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발사체 나로호는 1단 로켓을 러시아가, 2단을 우리나라가 맡았습니다. 나로호는 2009년부터 두 번의 실패와 연기를 거쳐 2013년 1월 하늘을 향해 날아올랐습니다.

이후 우리나라는 홀로서기에 도전합니다. 2010년 3월 우리만의 힘으로 발사체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항공우주연구원과 300여개 민간기업이 힘을 합쳤고, 총 1조 9572억원의 예산이 투입됐습니다.

2021년 10월 21일 오후 5시 누리호 1차가 발사됐습니다. 목표 고도 700km에 도달했으나 3단 엔진이 조기에 연소를 종료하며 탑재체 궤도 안착에는 실패했습니다. 이후 8개월 만에 성공한 것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 청사 영상회의실에서 누리호의 비상을 지켜봤습니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 땅에서 우주로 가는 길이 열렸다"면서 "우리의 도전은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말했습니다.

김혜림 대기자
김혜림 대기자

맞습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누리호는 2023년부터 2027년까지 4회 더 발사할 예정입니다. 내년부터 한국형 차세대 발사체를 본격적으로 개발하게 됩니다. 차세대 발사체는 2031년 달을 향해 날아갈 예정입니다. 이 사업에 2023년부터 2031년까지 9년간 1조9330억원이 투입될 예정입니다.

우주산업은 급성장하는 시장으로, 마지막 남은 ‘블루오션’으로 꼽힙니다. 5억원이 넘는 우주여행 티켓도 수백 장이 팔려나갈 정도로 지구인들은 우주의 꿈을 키워 가고 있습니다. 2020년 기준 우주산업은 4470억 달러(약 530조원)로 반도체 시장 4390억 달러(약 520조원)를 웃돌고 있습니다. 반도체 강국인 우리나라의 우주산업 규모는 3조 2610억원으로 세계 시장의 1%도 채 되지 않습니다.

이번에 누리호 개발에 참여한 기업들이 앞으로 우주산업 시장에 본격적으로 도전장을 내밀 것으로 기대됩니다.

추진기관·엔진 분야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탱크·동체 등의 구조체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두원중공업·이노컴 등이 함께 했습니다. 각종 유도제어·전자 시스템에는 스페이스솔루션·시스코어·한화 등이 참여했습니다. 안전 확보를 위한 열·공력 분야에는 한양이엔지·지브리엔지니어링·에너베스트가 참여했습니다. 발사대는 현대중공업·한양이엔지 등이 맡았습니다.

이 기업들 중에 민간우주여행 시대를 이끌고 있는 스페이스X, 블루오리진, 버진갤럭틱 같은 회사들이 나올 것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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