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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위한 첫걸음]지켜요! 줄여요! 바꿔요! 2050 요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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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위한 첫걸음]지켜요! 줄여요! 바꿔요! 2050 요요요!
  • 김혜림 기자
  • 승인 2022.06.07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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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 실천>행동하는 사람들(37) 원불교환경연대

2050년까지 모든 교당과 모든 원불교 기관에 RE100 실현
ⓒ매일산업뉴스 김혜림 기자
원불교환경연대 조은숙 사무처장은 지난 2일 서울 용산구 연대 사무실에서 "바이러스는 백신이 있지만 방사능은 백신도 없다"면서 "탈핵만이 살 길"이라고 강조했다.  ⓒ매일산업뉴스 김혜림 기자

[매일산업뉴스] “핵과 생명은 공존할 수 없습니다. 원불교환경연대는 탈핵운동에서 시작됐습니다.”

지난 2일 서울 용산구 원불교환경연대 사무실에서 만난 조은숙 사무처장은 “500차 '생명평화탈핵순례'일인 오는 27일 전남 영광에서 ‘한빛원전 1호기 영구 폐쇄‘를 선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원불교반핵운동사 ’끝나지 않은 기록‘ 출간기념식도 함께 할 예정이다.

한빛 원전 1호기는 2025년 12월 설계수명이 완료될 예정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의 탈원전 정책 폐기 공약에 따라 국내 원전의 가동 연장이 본격화될 것으로 관련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원불교는 1980년대부터 반핵운동을 펼쳐왔다. 원불교 창시자인 박중빈 대종사는 전남영광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이런 곳에 핵발전소가 6기나 들어서고, 핵폐기물 처분장 건설까지 추진된되면서 원불교 내에선 위기감이 고조됐다. 특히 1986년 체로노빌 핵발전소에서 사고가 일어나면서 교도들은 반핵운동을 본격적으로 펼치기 시작했다. 2010년 출범한 원불교환경연대는 탈핵을 기치로 내건 원불교 환경운동을 이끌고 있다.

ⓒ원불교환경연대
원불교환경연대 교도들이 지난 5월 30일 '생명평화탈핵순례'를 마친 뒤 한빛 핵발전소 앞에서 폐쇄를 외치고 있다. 이 순례는 2012년 11월 시작한 뒤 10년째 이어지고 있다. ⓒ원불교환경연대

국내 환경단체들은 한빛원전이 지금까지 큰 사고 없이 가동되는 것을 원불교의 공으로 보고 있다. 영광한빛핵발전소 안전성확보를 위한 원불교대책위는 2012년 11월 26일부터 매주 월요일 영광군청에서부터 영광핵발전소까지 22㎞를 걷는 ‘생명평화탈핵순례’를 통해 핵발전소의 위험성을 알리고 폐기를 주장하면서 감시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2016년부터는 탈핵순례가 서울에서도 시작됐다. 원불교를 비롯한 기독교 불교 천주교 유교 등 5개 종단이 매월 셋째주 목요일 '원자력안전위원회' 일대에서 ‘서울길 탈핵 순례’를 하고 있다.

조 처장은 “원불교는 세상과 나와의 관계를 은혜로 파악하는데  하늘과 땅을 비롯한 자연생태의 은혜를  중시하는 만큼 기후위기 극복에 앞장설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원불교 환경연대는 종교단체인 만큼 ‘어떻게 살아야 할지’ 대안 제시에 특히 공을 기울이고 있다. 조 처장은 "2014년 둥근햇빛협동조합을 설립해 에너지 전환운동을 펴는 것도 탈핵의 대안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둥근햇빛협동조합은 교당 옥상에 태양광 시설을 설치, 운용함으로써 재생에너지의 효능을 보여주었다. 2015년 100개 '햇빛교당'을 만든 원불교 사례는 그해 11월 28일 프랑스 파리에서 개막한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 우수실천사례로 소개돼 세계 종교계의 주목을 받았다. 현재 햇빛교당은 전국에 130여개가 있다.

조 처장은 “2020년부터는 모든 교화활동을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기 위한 ‘원불교 RE100' 운동을 시작했다”면서 “재생에너지 생산 비중을 늘리는 동시에 전기소비량을 줄이는 절약운동을 함께 하고 있다”고 밝혔다.

2030년까지는 모든 교당에, 2050년까지 모든 원불교 기관까지 RE100을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원불교환경연대는 2020년 7월 원불교기후행동을 발족해 탈핵운동과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활동에 속도를 내고 있다. 원불교기후행동에는 교당··단체 131곳과 개인 330여명이 동참하고 있다.

조 처장은 “원불교는 올해 지구살리기 운동을 교화정책으로 선정했다”면서 “지구를 살리는 실천 운동으로 '3덜 운동'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먼저 ▲‘덜 쓰기’는 사지 않고 수선해서 쓰고 제도개선을 요구하는 운동이다.  ▲‘덜 만들기’는 일회용품을 절감하고, 과포장을 거부하며 재활용 자원순환에 앞장서는 운동이다.  ▲‘덜 개발하기'는 석유 소비는 줄이고 석탄과 우라늄 발전은 중단하고 자원개발 규제를 통해 성장보다는 공존을 추구하는 운동이다. 교당별로 구체적으로 3가지 덜 할 것을 약속하고, 잘 실천하는 교당을 ‘초록교당’으로 선정해 실천을 독려하고 있다.

원불교환경연대는 또 ‘2050 요요요’ 캠페인을 통해 '누구나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음을 심어주고 있다. ▲‘지켜요!’는 탄소를 가두는 나무를 가꾸는 일이다. 국내는 물론 네팔 몽골 등 해외에서도 지구숲 가꾸기에 나서고 있다. ▲‘줄여요!’는 에너지와 소비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초록식물가꾸기, 쓰지 않는 코드 빼놓기 등 가정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바꿔요!’는 일회용품 안 쓰기 등 삶의 방식을 전환하는 것이다.

탈핵을 주장하는 원불교 환경연대는 윤석열 정부의 원전확대 정책에 특히 걱정이 크다. 조 처장은 “앞으로 5년은 기후재난을 막을 골든타임”이라며 “이번 정부는 생태면역력을 키워 생존가능한 사회로 만드는 기후정부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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