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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톺아보는 세상만사] 56.5%...중·장년층 2명 중 1명은 빚보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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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톺아보는 세상만사] 56.5%...중·장년층 2명 중 1명은 빚보따리
  • 김혜림 기자
  • 승인 2021.12.22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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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은 3.9% 늘었는데 빚은 7.1% 증가...60%가 무주택
주택 소유자 대출 중앙값 1억원 '영끌' 가능성 엿보여
ⓒ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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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산업뉴스]  지난해 기준 만 40~64세 2명 중 1명은 빚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5명 중 2명만이 자기집을 갖고 있었습니다. 5명 중 3명은 연평균 소득이 3000만원을 밑돌았습니다. 우리나라의 ‘허리’라고 할 수 있는 중·장년층들의 ‘슬픈 자화상’입니다.

통계청이 21일 발표한 '2020년 중·장년층 행정통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일 기준 중·장년층 인구는 2008만 6000명이었습니다. 전년(1997만9000명)보다 0.5%(10만7000명%) 늘어난 수치로, 전체 인구(5013만3000명)의 40.1%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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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 금융권 대출 잔액이 있는 사람은 56.5%나 됐습니다. 1년 전보다 0.2%포인트 늘어난 수치입니다. 사채나 임대보증금, 제3금융권(대부업체) 대출 등은 제외했으므로 실제로는 빚이 있는 사람이 더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대출은 ‘1000만원 이상 3000만원 미만’이 20.8%로 가장 많았습니다. ‘1억원 이상 2억 원 미만'이 17.8%로 뒤를 이었습니다. 은행 빚 중앙값(통계 자료를 크기 순서로 줄 세웠을 때 중앙에 위치한 값)은 5200만원으로 전년(4856만원)에 비해 7.1%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일을 통해 벌어들인 소득(근로 및 사업소득 신고액)이 있는 중·장년층 비중은 76.4%(1533만6000명)로 전년대비 0.8%p 늘었습니다, 평균 소득은 3692만원으로 1년 (3692만원)전보다 3.8% 증가했습니다. 평균 소득은 늘었지만 절반 이상(59.1%)의 중·장년층은 평균 소득이 3000만원 미만으로 형편이 어려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1000만원 이상 3000만원 미만' 소득구간이 32.0%로 가장 많았습니다. '1000만원 미만'도 27.1%나 됐습니다. '3000만원 이상 5000만원 미만‘은 16.6%, '5000만원 이상 7000만원 미만'은 9.4%였습니다. 한 해 소득 중앙값은 2400만원으로 전년(2288만원) 대비 4.9% 늘어났습니다.

김혜림 대기자
김혜림 대기자

대출 중앙값은 전년 대비 344만원 늘어난 데 비해 소득 중앙값은 112만원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대출이 소득의  3배나 늘어난 셈입니다..

중·장년층도 집이 있는 사람보다 없는 사람이 더 많습니다. 자기집이 있는 중·장년층은 866만7000명입니다. 전년(42.6%)보다 0.6%포인트 늘어났지만 전체 중·장년층의 43.1%밖에 안됩니다.  주택 소유 비중이 가장 높은 60대 초반도 45.5%에 그쳤습니다. 중·장년층이 소유한 주택 가격(2021년 1월 1일 주택공시가 기준)은 6000만원 초과~1억5000만원 이하가 30.2%로 가장 많았습니다. 1억5000만원 초과~3억원 이하 주택이 26.9%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집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경제사정이 썩 좋은 것은 아닙니다. 주택소유자의 대출잔액 중앙값은 9840만원이나 됐습니다. 무주택자(2780만원)보다 3.5배나 많았습니다. 중·장년층 중에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의 투혼으로 내 집을 마련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주택 소유자 평균소득은 4464만원으로 무주택자 2792만원의 1.6배였습니다. 

중·장년층의 경우 아직은 부부와 미혼자녀로 이뤄진 전통적인 가구가 제일 많기는 하지만 1인가구가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중·장년 가구주나 가구원이 사는 가구는 1323만 6000 가구로 전체 일반가구의 63.2%를 차지했습니다. 이 가운데 37.8%가 부부와 미혼자녀로 구성돼 있었습니다. 1인 가구는 19.1%로, 전년보다 5.1% 늘었습니다.

가구주가 중·장년인 가구는 1129만 7000 가구로 절반(57.4%) 이상이 자녀와 같이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같이 사는 만 19세 이상 자녀 중 미취업 상태인 자녀 비중은 48.4%였습니다. 중·장년 가구주와 함께 살고 있는 30세 이상 자녀 100만 6000명 중 미취업 자녀는 32만 명으로 나타났습니다. 3명 중 1명은 캥거루족인 셈입니다.

나이는 드는데 수입은 줄고, 빚은 늘어나고... 무엇보다 서른넘은 미취업 자식을 등에 업고 살아가야 하는 중·장년층. 그들의 노년은 어떤 모습일까요? '노인빈곤'이 '인구절벽'보다 더 큰 국가적 재앙이 되기 전에 정부는 대책을 세워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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