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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톺아보는 세상만사] 25.5%...1983년생 '경단녀' 수두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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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톺아보는 세상만사] 25.5%...1983년생 '경단녀' 수두룩
  • 김혜림 기자
  • 승인 2021.12.15 05: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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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년생 기혼여성 22.2%도 아이 낳은 뒤 일 그만둬
기혼 남성들은 결혼 출산 영향 거의 안 받고 근무
ⓒ 통계청
ⓒ 통계청

[매일산업뉴스] 25.5%. 1983년생 기혼여성 4명 중 1명은 결혼 전에는 일을 했으나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난 뒤에는 일을 그만두었습니다. 이른바 ‘경단녀’가 되었습니다.

통계청은 14일 ‘인구동태 코호트 데이더베이스(DB)’를 발표했습니다.

‘코호트’. 별로 좋은 어감이 아니지요. 요즘 코로나 19로 인한 코호트 격리 뉴스 때문인 것 같습니다. 코호트는 통계학에서 주로 쓰는 단어로, 특정의 경험. 특히 연령을 공유하는 사람들을 가리킵니다.

통계청은 1983년과 1988년에 태어난 집단이 2019년까지 나이 들어가면서 경험한 결혼·이혼·출산·사망 등의 변화를 분석한 자료를 발표했습니다. 이런 형식의 통계는 올해가 처음이랍니다.

1983년생이면 올해 만 서른여덟살인 사람들입니다. 내년에는 우리 나이로 마흔에 접어들게 되는 이들이지요. 조사 당시는 만 36세였습니다.

국내에서 출생한 83년생은 모두 76만9000명이었습니다. 국내에서 살고 있는 사람은 71만2000명으로 이후의 모든 통계는 이들을 기준으로 합니다. 남성은 36만 7000멍, 여성은 34만 5000명입니다. 이들의 66.9%가 결혼을 했습니다. 남성은 절반쯤(59.4%), 여성은 3분의 2(74.8%) 이상이 결혼을 했습니다.

혼인한 47만 6000명 중 82.9%는 자녀가 있습니다. 17.1%는 ‘무자식 상팔자’를 선택한 거 같습니다. 물론 아직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이번 조사를 한 2019년까지는 그렇습니다.

ⓒ 통계청
ⓒ 통계청

83년생 중 28.8%만이 자기집을 갖고 있습니다. 혼인한 커플들도 3커플 중 2커플(65.0%)이 ‘남의집살이’를 하고 있습니다. 40대를 바라보는 나이에 가정까지 이룬 뒤에도 내집 마련은 여전히 꿈으로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한창 일할 나이인데도 65.4%만이 경제활동을 하고 있어 취업 역시 쉽지 않음을 보여줍니다. 남성은 76.4%, 여성은 53.6%만이 일을 하고 있습니다. 혼인해서 가정을 이룬 기혼자들도 66.4%만이 일자리를 갖고 있습니다. 33.6%나 일자리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 뭘 먹고 사나 했습니다. 통계 수치를 좀 더 들여다보니 바로  ‘경단녀’가 많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남성(93.0%)은 결혼이나 출산 때문에 직업전선에 영향을 받지 않았습니다. 결혼할 때는 일을 했으나 자녀가 생긴 뒤 일을 그만둔 남성은 2.3%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여성들의 사정은 크게 다릅니다. 결혼하고 출산했을 때 모두 직업이 있는 비중은 39.6%였습니다. 결혼할 때는 직업이 있었으나 출산하면서 일을 그만 둔 비중은 25.5%나 됩니다. 출산으로 인해 경력이 단절된 비율이 여성은 남성의 11배가 넘습니다.

김혜림 대기자
김혜림 대기자

좀 더 젊은 1988년생들은 어떨까요? 서울올림픽이 열리던 해에 태어난 ‘올림픽동이’들은 올해 33세입니다. 88년생은 59만 5000명이고 이 중 국내에 살고 있는 사람은 59만 5000명입니다. 남성은 31만4000명, 여성은 28만1000명입니다.

88년생의 36.9%가 혼인을 했고, 혼인한 21만 9000명 중 61.4%가 자녀가 있습니다. 기혼여성의 43.3%는 출산후에도 일을 하고 있었으나 22.2%는 경단녀가 되었습니다.  5년의 시간이 흐른 뒤에도 출산으로 인한 경단녀는 겨우 3.3% 줄어들었을 뿐입니다.

출산으로 인한 경력단절뿐이겠습니까. 노동현장에서의 성차별도 심각합니다. 우리나라의 성별임금 격차는 OECD 회원국 중 1위입니다. 그  격차는 32.5%나 됩니다. 지난 10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밝혀진 한국수출입은행의 성별임금격차는 41.4%나 됐습니다. 남성행원이 100의 임금을 받을 때 여성행원은 고작 59의 임금을 받는다는 얘기입니다.

거대양당의 대표들은 여성가족부 개편을 공약으로 내놓고 있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평등가족부'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양성평등부’로 개편하겠다고 합니다.

두 후보 모두 남녀평등에는 동의하는 모양새입니다. 어느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고 해도 출산과 독박육아로 '경단녀'가 생기는 것은 막겠다는 의지로 봐도 될까요?  노동현장에서의 남녀 불평등 또한 바로잡겠다는 약속으로 받아들여도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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