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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톺아보는 세상만사] 3.7%...11월 물가 고공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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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톺아보는 세상만사] 3.7%...11월 물가 고공행진
  • 김혜림 기자
  • 승인 2021.12.08 0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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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물가지수 9년 11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 기록
석유류 전년동기 대비 35.5% 폭등, 농수축산물도 한몫

 

ⓒ 통계청
ⓒ 통계청

[매일산업뉴스]   3.7%. 지난달 물가 상승률입니다. 

8일 통계청의 ‘1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지난 4월부터 6개월 연속 2%대를 유지했으나 지난 10월(3.3%) 3%대에 진입한 이후 11월에는 0.4% 포인트 더 올랐습니다. 이는 2011년 12월(4.2%) 이후로 9년 11개월 만에 사상 최고치입니다.

'월급 빼고는 다 올랐다'는 우스갯소리가 현실이 된 요즘입니다. 

물가상승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친 것은 석유류였습니다. 지난해 11월보다 35.5%나 올랐습니다. 2008년 7월(35.5%) 이후 8년 4개월 만에 가장 많이 인상됐습니다. 휘발유 33.4%, 경유 39.7%, 자동차용 LPG 38.1%, 등유 31.1% 올랐습니다.

정부가 지난달 12일 유류세를 20% 인하했지만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그 효과는 사라졌습니다. 석유류와 가공식품을 합친 공업제품 물가는 지난해 11월보다 5.5% 올라 2011년 11월(6.4%) 이후 가장 많이 올랐습니다.

농·축·수산물 가격도 폭등했습니다. 한파·병해가 닥친 데다 예년보다 김장철이 빨리 찾아오면서 1년 전보다 7.6%나 올랐습니다. 보통 김장철은 11월 하순부터 12월 상순입니다. 올해는 10월부터 한파특보가 발령되면서 11월에 김장을 하는 집이 많았습니다. 또 때이른 한파로 오이·호박 바이러스와 배추무름병이 유행하면서 채소 가격이 크게 올랐습니다. 수입 쇠고기(24.6%), 돼지고기(14%) 등 축산물도 15%나 올랐습니다.

김혜림 대기자
김혜림 대기자

서비스 물가도 인상대열에 합류했습니다. 집세와 외식물가가 오른 영향이 큽니다. 집세는 지난해 11월보다 전세는 2.7%, 월세는 1.0% 올랐습니다. 공동주택관리비도 1년 전보다 4.3% 인상됐습니다. 과거 5년 평균 외식물가 상승률은 0.09%에 불과했는데 지난달에는 0.6%나 올랐습니다. 어른들이 즐기는 생선회는 9.6%,아이들이 좋아하는  피자는 6%가 올랐습니다. 

구매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아 가격변동을 민감하게 느끼는 141개 품목을 중심으로 작성해서 ‘체감 물가’로 불리는 생활물가지수는 지난해 11월에 비해 5.2% 올라 2011년 8월(5.2%) 이후 가장 크게 상승했습니다. 신선 어개, 채소,과실 등 기상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변동이 큰 50개 품목으로 작성한 신선식품지수도 1년 전보다 6.3%나 올랐습니다. 특히 신선채소는 9.3%나 인상됐습니다.

우리나라의 물가 상승률, 특히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 인상률은 세계적인 수준입니다. 통계청과 OECD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우리나라의 밥상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0% 상승했습니다.

우리나라 밥상물가는 연간 물가 상승률을 공개하는 OECD 34개국 가운데 5번째로 높았습니다. 우리나라보다 밥상물가가 많이 오른 나라는 터키(27.6%), 콜롬비아(11.2%), 호주(10.6%), 멕시코(8.0%)뿐이었습니다.

얼마나 올랐는지 한번 볼까요. 달걀은 51.6%, 배는 45.2%, 사과는 34.6%나 올랐습니다. 3분기 전체 과일 가격이 1년 새 18.1%나 뛰었습니다. 돼지고기(12.4%), 닭고기(7.9%), 국산 쇠고기(7.7%), 수입 쇠고기(7.3%) 등 축산물(12.7%) 가격도 큰 폭으로 올랐습니다. 밥상물가가 이렇게 뛰어 오른 것은 추석(9월 21일) 전후 농축수산물 수요가 몰린 데다 이른 추위로 농산물 작황이 나빠지면서 공급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랍니다.

소비자들이 자주 찾는 가공식품 가격도 꽤 많이 올랐습니다. 밥보다 즐겨 먹는 라면 가격이 대표적입니다. 농심 신라면은 지난 8월 7.6%, 오뚜기의 진라면은 12.6%, 스낵면은 11.6% 각각 인상됐습니다.

국내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 물가는 지난해 1분기부터 7개 분기 연속 오르고 있습니다. 밥상물가는 4분기(10∼12월)에도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10월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 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1.6% 오르는 데 그쳤지만 11월에는 6.1%나 뛰었습니다.

양당의 대선후보들은 앞다퉈 ‘돈 풀기 공약’을 내놓고 있어 내년 물가는 더 오를 것 같습니다. 매일매일 장보기가 겁나는 이들의 주머니사정은 아는지 모르는지 부동산 문제 해결만 외치고 있습니다. 당장 먹고 살기도 빠듯한 이들에게 ‘집을 많이 지어 집값을 잡겠다’는 게 위로가 될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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