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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톺아보는 세상만사] 25년 만에 일본 제친 韓 '국가경쟁력' 들여다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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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톺아보는 세상만사] 25년 만에 일본 제친 韓 '국가경쟁력' 들여다보니...
  • 김혜림 기자
  • 승인 2021.08.18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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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IMD 국가경쟁력' 한국 23위, 일본 31위
'정부 효율성'은 34위로 아시아 4용 중 '꼴찌'

[매일산업뉴스] +8.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국가경쟁력이 무려 8단계나 높습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광복절을 맞아 지난 12일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국가경쟁력이 앞섰을 뿐만 아니라 국가 신용등급도 높다고 밝혔습니다.

ⓒ한국경제인연합회
ⓒ전국경제인연합회

우리나라는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 산하 세계경쟁력센터(WCC)가 발간한 '2021년 IMD 국가경쟁력 연감'에서 OECD 회원국과 신흥국 64개국 중 23위를 차지했습니다. 반면 일본은 31위에 머물렀습니다. IMD는 각 나라의 경제성과, 정부와 기업의 효율성, 인프라 등 4개 분야의 20개 부문에 대한 통계자료와 기업인 설문조사를 통해 국가경쟁력을 평가하고 있습니다.

인구 2000만명 이상인 국가 기준으로 봐도 29개국 중 8위였습니다. 1인당 소득 3만 달러 이상·인구 5000만명 이상인 30-50 클럽 7개국 중에도 미국(10위), 독일(15위), 영국(18위)에 이어 4위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일본(31위)은 물론 프랑스(29위), 이탈리아(41위)보다 높은 순위입니다.

같은 조사에서 1995년 한국은 26위였고, 일본은 4위였습니다. 그때 일본은 요즘 말로 하면 ‘넘사벽’이었지요. 이때쯤 우리나라 아줌마들은 일본에 가면 '000'전기밥솥을 사들고 왔었습니다. '일제'라면 품질이 보증되던 때가 있었습니다. 

또한 S&P, 무디스, 피치 등 3대 국제신용평가기관에서 2021년 현재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은 AA로 A+인 일본보다 2단계 높습니다. 1990년에는 일본은 AAA로 A+인 우리나라보다 4단계나 앞서 있었습니다.

김혜림 대기자
김혜림 대기자

양국의 대표적 산업인 제조업 경쟁력에서도 우리나라는 일본을 추월했습니다. 제조업 경쟁력을 분석해 국가마다 순위를 부여하는 CIP(Competitive Industrial Performance)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우리나라는 3위, 일본은 5위입니다. 1990년에는 일본이 2위, 한국은 17위였습니다.

각국의 물가와 환율 수준을 반영해 실질적인 구매력을 측정하는 1인당 경상 GDP도 2018년 한국이 4만3000 달러로, 일본의 4만 2725 달러를 추월했습니다, 이는 우리나라 국민들의 생활이 더 넉넉하다고 볼 수 있는 지표겠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그 내용을 톺아보면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을 것 같습니다. 일본과 어깨를 겨루게 된 것은 확실한 것 같지만 우리나라가 눈부신 발전을 이뤘다기보다는 일본이 추락한 탓이 더 큰 것 같습니다.  

ⓒ경제기획제정부
ⓒ기획재정부

1990년대 '아시아의 4마리 용'으로 불렸던 나라들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대만, 홍콩, 싱가포르입니다. IMD의 국가경쟁력 순위에서 대만은 2019년 16위, 2020년 11위, 2021년 8위를 기록했습니다. 홍콩은 2019년 2위, 2020년 5위, 2021년 7위입니다. 싱가폴은 2019년과 2020년 1위였고, 2021년 5위였습니다. 도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대만을 비롯해 하향곡선을 그리고는 있지만 홍콩과 싱가폴 모두 10위 권내에 포진해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2011년~2013년 22위가 가장 높은 순위였습니다. 그리고 2019년 28위, 2020년과 2021년에는 23위입니다.

더구나 우리의 국가경쟁력이 20위권 밖을 맴돌고 있는 이유를 들여다보면 더욱 갑갑합니다. 2021년 평가에서 우리나라는 경제성과와 기업효율성은 크게 개선된 것으로 평가받았습니다.

경제성과는 27위에서 18위로 뛰어올랐습니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020년 33위에서 2021년 7위로 높아지면서 국내경제 평가가 11위에서 5위로 뛰었고, 국제무역이 41위에서 33위로, 고용이 12위에서 5위로 개선됐습니다. 인프라는 16위에서 17위로 한 단계 내려서긴 했지만 전체 순위에는 보탬이 되었지요. 특히 과학 인프라는 2위로 매우 높았습니다,

노동시장 경쟁력은 28위에서 37위로 추락했지만 생산성과 경영활동, 금융시장 효율이 좋아지면서 기업효율성은 28위에서 27위로 한 계단 올라섰습니다.

그러나 정부 효율성은 28위에서 34위로 추락했습니다. 조세정책은 19위에서 25위로, 제도여건은 29위에서 30위로 내려앉았습니다. 기업여건은 최악입니다. 지난해 46위에서 올해는 49위로 하락했습니다.

이쯤되면 정부는 뼈를 깎는 반성을 해야 하지 않을까요. 정부 효율성 제고를 위해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2022년 IMD 국가경쟁력 연감'에서는 일본보다 아래에 있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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