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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톺아보는 세상만사] 30.2 ... 5가구 중 3가구 '혼자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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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톺아보는 세상만사] 30.2 ... 5가구 중 3가구 '혼자 산다'
  • 김혜림 기자
  • 승인 2021.05.12 0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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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가구 2015년부터 가장 큰 비중 차지
정부 6년 뒤에야 TF 발족 늑장 대응 눈쌀

[매일산업뉴스] 30.2%.

우리나라 5가구 중 3가구는 혼자 사는 1인 가구입니다.

통계청의 최신 자료인 2019년 인구총조사에 따르면 1인 가구는 614만 7516 가구입니다. 이는 전체 가구의 30.2%에 해당하는 수치로, 가구형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통계청
ⓒ통계청

전체가구 대비 1인 가구 비중은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려 왔습니다. 2000년 15.5%에서 2010년 23.9%로 증가했습니다. 2015년에는 27.2%로 2인 가구나 3인 가구 비중을 뛰어넘어 가장 주된 가구형태로 자리 잡았습니다.

서울시의 경우 1인 가구 비중이 전국 평균치를 웃돕니다. ‘2020년 서울시 복지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서울시 1인 가구는 전체 가구의 33.3%로 가장 많았습니다. 4인 가구(19.2%)보다 1.7배나 더 많았습니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는 한국의 1인 가구 비중이 2030년에는 43%로 미국 35%, 스위스 34%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김혜림 대기자
김혜림 대기자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정책 실패의 원인으로 둘러댈 만큼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1인 가구. 전문가들은 1인 가구 급증 이유로 미혼남녀의 비혼(非婚)과 만혼(晩婚), 노년층 인구증가와 황혼 이혼 등을 꼽고 있습니다.

뉴욕대학교 사회학과의 에릭 클라이넨버그 교수는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사회적 변화를 ‘솔로 이코노미(Solo Economy)’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그는 저서 ‘1인 가구의 급격한 증가와 혼자 살기의 매력(2012)’에서 고소득을 가진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이들의 경제적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보았습니다.

클라이넨버그 교수의 예측은 정확했습니다. 어떤 형태의 가구보다 숫자가 많아진 1인 가구는 사회학적 개념까지 변화시키면서 주택 식품 가전시장 등 산업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사회학에서는 가족을 사회 집단이라고 보기 때문에 2인 이상의 구성원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1인 가구는 가족이라고 볼 수 없지만 1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새로운 유형으로 분류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여성가족부는 최근 제4차 건강가정기본계획(2021~2025)안을 발표하면서 비혼 1인 가구를 가족 정책의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봤습니다.

혼자 사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주택 ‘다운사이징’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 '월별 주택매매 거래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60㎡ 이하 소형주택 거래량이 전체의 43.3%에 달했습니다. 식품시장에서도 소포장과 소용량 제품 소비가 급증하고 있고, 외식업계는 1인 메뉴를 앞다퉈 출시하고 있습니다. 밥솥 등 주방가전도 크기와 용량을 1인용으로 대폭 줄인 초소형 가전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정부도 1인가구를 위한 관련 제도 개선방안 수립에 나섰습니다. 법무부는 지난 2월  건축가·작가·인문학 교수·다큐 PD 등 다양한 배경의 개방형 민간위원단으로 구성된 '사공일가'(사회적 공존·1인 가구) 테스크포스(TF)를 발족했습니다. 사공일가 TF에서는 친족, 상속, 주거, 보호, 유대라는 5가지 이슈를 중심으로 1인 가구를 위한 다양한 제도 및 법 개선방안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서울시도 지난달 '1인가구 특별대책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하고 이달 안에 시장 직속의 정규조직인 ‘1인가구 특별대책추진단’을 신설할 예정입니다. 서울시는 1인 가구의 안전·질병·빈곤·외로움·주거 등 5대 고통을 해소하기 위한 수요자 맞춤형 정책을 개발해 순차적으로 발표할 계획입니다.

1인 가구가 주류로 떠오른 것이 2015년부터인데 이제야 태스크포스를 발족했다니 '거북이 걸음'입니다.  늦은 만큼  서두르되 제대로 된 정책을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입니다. 1인가구의 속내를 들여다보고 이를 반영한 정책이 나와야겠지요.

‘2020 서울시 복지실태조사’에서 1인가구 중 ‘홀로 하는 생활에 만족한다’는 답은 58.3%에 그쳤습니다. 청년 가구는 몸이 아프거나 위급할 때 대처(42.1%)를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고, 중장년 가구는 외로움(33.1%)을, 노인 가구는 경제적 불안감(34.3%)을 가장 어려운 점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동안 1인 가구가 받지 못했던 부양, 돌봄, 교육, 주거 등 다양한 복지서비스가 우선 해결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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