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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톺아보는 세상만사] 36.3 ...근로자 3명 중 1명은 비정규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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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톺아보는 세상만사] 36.3 ...근로자 3명 중 1명은 비정규직
  • 김혜림 기자
  • 승인 2021.04.28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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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다 죽지 않는 세상' 꿈꿀 만큼 노동 환경 열악
'정규직 전환' 약속한 문재인 정부 들어 외려 증가

36.3%

통계청 경제활동인구 조사에 따르면 2020년 8월 기준 우리나라의 임금 근로자수는 2044만6000명입니다. 이 가운데 742만6000명은 비정규직입니다. 36.3%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월급을 받고 일하는 세 사람 중 한 사람은 비정규직인 셈입니다. 이들은 유급휴일인 근로자의 날에도 쉴 수가 없습니다. 올해는 그나마 다행입니다. 오는 5월1일은 토요일이어서 모두 쉬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대체휴무 같은 것도 없다니 더욱 다행입니다. 그랬다면 상대적 박탈감이 엄청 컸을 테니까요.

노동절이나 메이데이(May Day)로도 불리는 근로자의 날의 기원은 1886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 해 5월 1일 미국 노동자 34만여명이 ‘하루 8시간 일하겠다’고 선언하며 총파업을 벌였던 날을 기념한 것이지요. 1890년 5월 1일 첫 메이데이 대회가 개최된 이후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경제활동인구조사  비정규직비율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비정규직비율 ⓒ통계청

우리나라에선 1923년 5월 1일 최초의 노동절 행사를 가진 이후 1958년 대한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의 전신) 창립일인 3월 10일로 바뀌기도 했습니다. 1963년 노동법을 개정하면서 '근로자의 날'로 명칭을 변경했습니다. 문민정부가 들어선 1994년 노동계의 의견을 반영해 5월 1일로 기념일은 변경했으나 명칭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근로자의 날을 앞두고 그 역사를 잠시 들여다봤습니다. 근로자이지만 근로자 대접을 받지 못하는 비정규직.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공약으로 비정규직을 ‘좋은 일자리’로 개선하고 나아가 정규직화 하겠다고 했습니다. 2017년 5월 인천국제공항에서 문 대통령은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선언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비정규직의 처우개선은 물론 그 숫자도 줄지 않고 있습니다.

김혜림 대기자
김혜림 대기자

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 32.8%였던 비정규직의 비율이 2017 32.9%, 2018년 33.0%, 2019년 36.4%, 2020년 36.3%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처우개선은 좀 나아졌을까요. 임금은 여전히 낮고 근로 환경은 열악하기 짝이 없습니다.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 1만원을 약속했었습니다. 문 정부 출범 이후 최저임금은 2018년도분이16.4%, 2019년도분은 10.9% 인상됐습니다. 하지만 2020년도분은 2.9%, 올해분은 1.5%로 역대최저 수준에 그쳤습니다.

지난 20일 문 정부 마지막 최저임금(2022년)을 결정하기 위해 최저임금위원회 첫 전원회의가 열렸습니다. 현재 최저 임금이 8720원이므로 1만원이 되기 위해선 인상률이 14% 이상이어야 합니다. 만약 내년 인상률이 5.5% 아래로 결정된다면 문 정부의 연평균 최저임금 인상률은 박근혜 정부 집권기간(7.4%)에도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근로여건은 어떨까요. 2018년 12월 충남 태안화력발전소 협력업체의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 2019년 4월 수원 건설 현장의 일용직 노동자 김태규, 2020년 2월 CJB 청주방송국 비정규직 PD 이재학, 2021년 3월 진주 컨테이너 제작업체 화물차 50대 운수 노동자…. 이들 모두 열악한 노동환경으로 목숨을 잃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입니다. 이들뿐이겠습니까. 음식을 배달하다가, 택배를 하다가, 기계를 정비하다가  뉴스에도 나오지 않은 채 세상을 뜬 비정규직 노동자가  하나 둘이 아닙니다.

‘일하다 죽지 않는, 차별받지 않는 세상, 그리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죽음이 멈추는 세상'. 스무네살 꽃다운 나이에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목숨을 잃은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씨와 비정규직노동자들이 바라는 세상입니다.

근로자 세명 중 나머지 두명, 정규직은 일터에서 행복할까요?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나라는 사실 세계에서 10위권에 드는 경제 대국”이지만 “노동 분야의 경우에는 결사의 자유 협약을 비준하지 못했다는 이유 때문에 그렇게 좋지 못한 평가를 받아 왔다”고 털어놨습니다.  ILO(국제노동기구))에 가입한 지 30여년 만에야 지난 20일 ILO 핵심협약 중 결사의 자유에 관한 협약이 비준될 정도로 노동현장은 후진국 수준입니다.

뿐만이 아닙니다. '상병수당' 제도가 없는 우리나라 근로자는 아파도 마음놓고 쉴 수가 없습니다. 상병수당은 근로자가 업무와 관계없는 질병이나 부상으로 경제활동을 할 수 없는 경우, 제때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소득의 일정 부분을 보장해 주는 사회보장제도입니다. OECD 국가 중 우리나라와 미국만 없습니다. 코로나 19가 확산되면서 고열 기침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무조건 쉬라고 하지만 계속 출근해 동료들에게 전염시키는 근로자가 적지 않은 것은 몰지각하기 때문이 아니라 마음 놓고 쉴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근로자의 날을 앞두고 살펴본 근로자의 상황이 매우 열악해 마음이 무겁습니다. '그래도 일을 할 수 있다면 행복하겠다'는 구직자들에게는 배부른 투정으로 비칠 것을 생각하면 마음이 더욱 아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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