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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근의 좌충우돌]'친명' 강성희의 이재명 지키기 난동 퍼포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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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근의 좌충우돌]'친명' 강성희의 이재명 지키기 난동 퍼포먼스
  • 매일산업뉴스
  • 승인 2024.01.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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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이종근 시사평론가


외대 용인캠퍼스 출신 진보당과 이재명의 끈끈한 인연
‘민주당 고맙습니다’로 선거운동, 당선되자 ‘처럼회’ 가입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일 전주시 덕진구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열린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에 입장하며 진보당 강성희 국회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일 전주시 덕진구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열린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에 입장하며 진보당 강성희 국회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을 축하하기 위해 전주를 찾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고함을 지르며 기념식을 방해한 강성희 진보당 의원의 행동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인정투쟁, 관심투쟁의 일환이다. 강성희는 이번 사건으로 진보당의 전신 통합진보당의 '김선동 최류탄 투척'에 이어 전국적으로 인지도를 높인 종북계 인사가 됐지만 그는 전주을 지역구 유권자들이나 국민들에게가 아니라 이재명에게 인정받고 싶었기에 난동을 결행했다. 그는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구속과 형 확정으로 이루어진 전주을 국회의원 보궐 선거에서 무공천을 결정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배려’로 손쉽게 입성한 임기 1년짜리 의원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민주당이 후보를 안낸 이유가, 귀책사유가 민주당 의원에 있는 보궐선거였기 때문이고 또 민주당이 패스트 트랙 당시 약속을 깨고 비례 위성정당을 출범시킨 이후 관계가 틀어진 정의당에 “너희 계속 삐딱하면 진보당 키워줄 것”이라는 메시지용인 줄만 알았다. 그러나 이번 난동 사건으로 전주을 무공천은 이재명과 진보당의 연대의 결과임이 드러났다.

강성희의 과거는 그의 국회 입성이 단순히 민주당의 귀책사유로 인한 등장이 아니었음을 보여준다. 강성희는 이재명과 경기동부연합으로 연결돼 있었다. 외대 용인캠퍼스 언어학과를 나온 강성희는 같은 대학 출신 이석기의 직계 후배로 경기동부연합이 장악한 민주노총 간부 출신이다. 외대 용인캠퍼스 출신들로 이루어진 경기동부연합은 통진당 해체 이후 진보당으로 다시 세상에 나와 현재 같은 대학 출신인 양경수 민주노총위원장의 연임으로 민노총까지 장악하고 있다. 이재명과 진보당과 민노총은 어떤 관계일까. 이재명은 이미 성남시장 선거에서 경기동부연합의 통진당과의 연대를 통해 당선됐고 그 대가로 경기동부연합이 만든 기업에 성남시의 용역을 몰아준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그 시절의 관계는 지금 이 순간에도 끈끈히 이어지고 있다.

이종근 시사평론가
이종근 시사평론가

윤희숙 진보당 대표는 이재명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 보고되자 2023년 2월 23일 당원들을 이끌고 광화문 광장에서 이재명 체포동의안 반대 집회를 주도하며 "체포동의안은 수사의 목적이 아니라 이재명 대표를 체포함으로써 여론재판을 하기 위한 정치적 목적"이라고 이재명을 보위했다. 강성희는 선거운동 중임에도 불구하고 전주지방법원 앞에서 이재명을 위해 1인 시위를 하며 “윤석열 정권의 전횡을 막으려면 ‘곽상도 50억 클럽’과 ‘김건희 특검’을 반드시 추진해야 하며, 이 대표 체포동의안 처리에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해 당시 '민주당 친명보다 더 골수 친명계'라는 소리를 들었다. 오랜 민주당원으로, 완주군수를 2번이나 역임한 임정엽은 민주당을 탈당하고 무소속 후보로 나와 선거를 치르면서 “주사파 정당이 전주를 점령했다”고 비판했다. 이재명의 민주당은 "탈당해 출마한 사람은 당선돼도 복당시키지 않는다"고 선언하는 등의 방식으로 노골적으로 임정엽을 견제하면서 강성희의 당선을 도왔다. 강성희는 ‘고맙습니다 민주당’이라고 쓴 현수막을 걸고 선거운동을 벌였고, 결국 39%의 득표율로 32.11%에 그친 임정엽을 제치고 당선됐다.

당선되자마자 국회의원으로서 강성희가 실행한 첫 번째 정치행보는 친명 중의 친명 조직인 ‘처럼회’에 가입하는 것이었다. 조선일보 2023년 5월 19일자 ‘"최강욱이 제안"...진보당 강성희, 민주 강경 초선 모임 ‘처럼회’ 가입‘ 제하의 기사에 따르면 당시 국회 홈페이지에 등록된 국회 의원연구단체 ‘공정사회포럼’(처럼회) 현황에 강성희의 이름이 올려져 있었다. 전체 회원 13명 가운데 민주당이 11명, ‘60억 코인’ 논란으로 탈당한 김남국(무소속)이 있고, 다른 당으로는 강성희가 유일했다. 강성희 측은 조선일보와의 통화에서 “우리는 포럼 대표인 최강욱의 제안을 받아 검토해 보고 들어간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의 이재명 호위대 ‘처럼회’가 다른 당 출신이고 1년 임기가 고작인 강성희를 국회의원 취임 선서가 끝나자마자 받아들인 이유는 자명하다. 진보당의 정체성이 ‘이재명 지키기’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 소장은 이미 ‘이재명의 민주당과 한총련, 그리고 진보당’(2023년 12월 19일, ifs POST)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이재명과 진보당의 연대가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10만 당원을 자랑하는 진보당은 민노총을 장악하고 있다. 진보당 지도부가 결정하면 10만 당원이 민주당의 월 1천원짜리 권리당원으로 변신할 수 있다. 이중 당적은 불법이지만, 정당이 확인해 주지 않는 한 이중 당적 여부를 확인하기 쉽지 않다. 김대호는 바로 이 점을 노려 이재명 민주당은 지난 4월 전주을 재선거에서 무공천을 고수하여 진보당 강성희가 당선되도록 기획했다고 추론한다.

강성희는 기념식 방해 난동으로 전북일보 등 지역언론들조차 “잔칫집에 재뿌리는격”이라는 비판을 하게 만들었다. 현역 의원이 총선을 80여일 앞두고 지역 민심을 거스르는 행동을 한 이유 역시 자명하다. 자신의 공천 및 완주 여부는 진보당이 아니라 이재명에게 있기 때문이다. 양경숙 민주당 비례대표 의원은 강성희의 지역구 전주을에서 공식 출마선언을 하고 열심히 뛰고 있다. 이재명은 사법리스크에다 헬기수송 특혜, 지역의료 체계 역행 등으로 수세에 몰려있는데다 당분간은 탈당파들에게 이슈를 빼앗길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난동이 벌어졌던 지난 18일 직전의 방송 시사프로그램에서는 이낙연과 이준석의 낙준연대 성사여부와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계양을-마포을 지역구 공천 논란 등이 주요 이슈로 부각되고 있었다. 강성희의 ‘강제 퇴장’은 일거에 이슈를 전환시켰다. 민주당은 기다렸다는 듯 공식 비난성명을 냈고 조국이 SNS를 통해 “북한 장성택이 떠올랐다”며 한마디 보태는 등 친명 좌파 정치인들이 일제히 십자포화를 퍼붓고 있다. 자신에 대한 비판을 윤석열 정부 규탄으로 이슈 전환하려는 이재명에게 이보다 더 좋은 선물이 없다. 양경숙은 눈치도 없이 이재명의 심중도 헤아리지 않고 강성희의 지역구인 전주을에 내려가 유권자들과 열심히 만나고 있다.

 

*이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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