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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동의 ESG多]자연 보전을 위한 노다지 캐기 '도시광산'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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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동의 ESG多]자연 보전을 위한 노다지 캐기 '도시광산'을 아시나요?
  • 매일산업뉴스
  • 승인 2024.01.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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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최규동 한국화학안전협회 부회장

자원 보전 위해 낭비 줄이고 재활용 통해 효율적 사용 확대
휴대폰 등 폐가전과 산업폐기물에서 희귀금속 자원 회수
작년 11월 1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K 테크 서밋 2023'의 한 부스에서 참관객이 전기차에 들어가는 열관리 기술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SK그룹 관계사들이 작년 11월 1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K 테크 서밋 2023'에서 선보인  전기차에 들어가는 열관리 기술. ⓒ연합뉴스

전기자동차(전기차)가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다만, 내연기관 자동차 역시 엔진의 성능개선과 친환경적으로 개발된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연구가 지속되면서 일정기간 공존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배터리로 구동하는 모터와 휘발유, 디젤, LPG 등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엔진을 같이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의 전기자동차에 대한 선호도 역시 높은 상황이다.

전기자동차는 배터리의 전기출력으로 모터를 구동하여 주행한다. 배터리는 크게 2~3가지 종류로 나뉜다. 배터리의 소재는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질 등으로 구성된다. 모두 중요한 소재이나 이 중 양극재가 배터리 성능을 좌지우지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양극재로 어떠한 화학물질을 사용했는가에 따라 3원계 배터리, 리튬인산철 배터리 등으로 나뉜다. 또한 아직 양산화는 되지 않았으나 에너지밀도도 높고 안전성도 높은 전고체배터리(All Solid Battery)도 개발 중에 있다.

최규동 한국화학안전협회 부회장
최규동 한국화학안전협회 부회장

먼저 전기차에 가장 많이 장착되어 사용하는 것이 3원계 배터리로 양극재에 3가지 물질을 혼합 사용하는 것이다. 니켈(Ni), 코발트(Co), 망간(Mn)을 사용한 NCM과 니켈, 코발트, 알루미늄(Al)을 사용한 NCA가 있다.

NCM배터리에서 니켈의 비중이 높아지면 에너지 출력이 높아지고, 코발트와 망간의 함량이 높아지면 배터리의 안전성이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다. 니켈의 함량을 높이면서 안전성도 같이 확보할 수 있는 배터리 생산이 중요하다. NCA배터리는 양극재에 알루미늄을 사용하여 출력을 높일 수 있는데 제조기술이 어렵고, 망간 함량이 낮아서 안전성과 수명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단점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고 개선한 NCA배터리가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에서 생산되고 있다.

리튬인산철(LFP: LiFePO₄) 배터리는 양극재에 철(Fe)이 사용되어 무게가 무거워져서 단위 중량당 에너지밀도가 낮아져서 주행거리가 짧고, 저온에서 성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안전성이 매우 높고 원재료로 코발트를 사용하지 않아 소재 수급이 용이하며 제조원가 면에서도 이점이 있다. 현재 가장 많이 생산하고 기업은 중국의 CATL과 BYD로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기술개발도 진행하여 시장점유율 60%를 넘어서고 있다. 2030년에는 리튬인산철 LFP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가 전체의 55%이상이 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삼성과 LG 등 국내 기업에서도 기술개발과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국내 완성차업체들도 기아 EV5, 현대자동차 캐스퍼, KG모빌리티 토레스EV 등 LFP배터리 탑재하는 전기차가 늘어나고 있다. 다만 국산 전기차에 중국산 배터리 탑재가 늘고 있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전기차의 수요와 생산이 증가하면서 폐배터리에 대한 처리와 주요 소재인 리튬 등 희귀금속의  재활용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SK에코플랜트, LG화학, 현대자동차그룹, 포스코홀딩스 등이 폐배터리 재활용 및 재사용 사업에 나섰다.

폐배터리 재활용 일러스트 ⓒ연합뉴스
폐배터리 재활용 일러스트 ⓒ연합뉴스

특히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작년 12월 초 세계 최초로 저온 건식 재활용기술을 적용하여 폐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리튬과 니켈, 코발트 등 핵심 원료를 추출하고 재활용하는데 성공했다. 이 기술은 3단계의 간단한 공정으로 방전된 폐 리튬이온 배터리를 선별 공정없이 단순히 파쇄한 후 1200℃ 이하의 온도에서 부분적으로 녹여 리튬이 95% 이상 분리되는 블랙매스와 흑연을 빼내어 재활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단순히 파쇄하고 열처리한 다음 체거름을 통해 금속과 흑연으로 분리하는 기술로 아주 단순하기 때문에 산업에 많이 응용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존에 적어도 5단계의 번거로운 선별 공정을 거쳐야 하고, 온도도 1400도 이상 올려야하기 때문에 대부분 NCM·NCA 배터리에만 적용됐던 기술의 한계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연구진은 이 기술이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는 용해과정이 불필요하기 때문에 친환경적이고, 시설투자비용도 적게 들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향후 NCM·NCA 배터리 재활용에도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렇듯 새로운 산업이 급속하게 변화와 성장을 하면서 신기술과 제품이 생겨나고 새로운 소재가 원료로 쓰이고, 사용 후 폐기물이 나오게 된다. 

문제는 이런 값비싼 희귀한 소재가 국가간 교역과 정치적 상황으로 무기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자원재생 및 재활용 기술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내 기업들과 연구기관들은 폐자원에너지화, CO₂저장 및 환경관리, 토양지하수 오염방지와 환경정책 기반의 공공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다. 자원의 재생과 재활용 기술은 환경보호는 물론 경제·사회적 이익을 동시에 추구하는 자원순환경제의 아주 주요한 분야이다.

자원순환경제는 자원의 효율적인 사용과 재활용을 통해 지속가능한 경제를 추구한다. 자원순환경제는 자원의 유지와 보전을 위해 ‘생산-소비-폐기’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원의 낭비를 줄임과 동시에 재활용을 통해 자원의 효율적인 사용을 확대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폐플라스틱 열분해 기술로 제조한 열분해유를 석유화학 공정의 원료로 재활용하는 기술이다. 이를두고 도시광산(Urban Mining) 사업이란 말로도 불리고 있다. 도시광산은 도시에서 광물을 캐내는 개념으로, 휴대폰, 컴퓨터, 자동차 부품 등 수명이 다하거나 버려지는 폐가전 또는 산업폐기물에서 금, 은, 리튬 등 희귀금속 자원을 회수해 재활용하는 신종 산업이다. 폐가전 리사이클링을 통해 폐기품에서 추출한 플라스틱을 재활용해 냉장고와 세탁기 부품을 만들고, 폐플라스틱 열분해를 통해 재생 원료화하는 기술의 발전은 자원순환경제의 확산을 지원하고 있다.

자원순환경제는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재활용하여 원료를 절약해 생산비용을 낮춰주는 등 기업의 경제적이익도 창출한다. 또한 녹색산업을 육성하고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한다. 따라서 미래 산업경쟁력을 강화시키기 위해 경제시스템을 자원의 순환계로 변화시키는 노력이 매우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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