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산업뉴스]LG전자가 비하드웨어(Non-HW), 기업간거래(B2B), 신사업 등 3대 신성장사업을 중심으로 50조원을 투자해 체질 개선에 나선다. 이를 기반으로 가전 명가에서 고객의 다양한 경험을 연결·확장하는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변화하겠다는 비전을 선포했다. 이를통해 오는 ‘2030년 매출액 10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LG전자 최고경영자(CEO) 조주완 사장은 12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런 내용의 미래비전과 중장기 사업전략을 발표했다.

조 사장은 “앞으로 LG전자는 좋은 제품을 만드는 최고 가전 브랜드에 그치지 않고, 사업모델과 방식의 혁신을 통해 고객의 다양한 공간과 경험을 연결·확장하는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변화·도약하는 담대한 도전을 이어갈 것”이라며 “이러한 목표를 향해 일하는 방법과 소통하는 방식까지 리인벤트함으로써 새로운 LG전자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재무적으로는 2030년 '트리플 7'(연평균 성장률과 영업이익률 7% 이상, 기업가치 7배 이상)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또 지난해 65조원 수준(LG이노텍 제외)이었던 매출 규모를 2030년 100조원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고객 접점ㆍ경험 확장하는 3대 성장동력 확보…포트폴리오 대전환

LG전자는 고객 접점과 경험을 확장하기 위한 3대 축으로 ▲비하드웨어(Non-HW) 사업모델 혁신 ▲B2B 영역 성장 ▲신사업 동력 확보 등을 중점 추진키로 했다.

2030년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이들 3대 축의 비중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또 사업 포트폴리오 대전환은 물론이고, 이를 포함한 사업의 질적 성장을 위해 2030년까지 50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연구개발(R&D)투자 25조원 이상, 설비투자 17조원 이상, 전략투자 7조원 등이다.

기존 하드웨어(HW)중심 사업에 콘텐츠·서비스, 구독, 솔루션 등 무형(Non-HW)의 사업을 더해 수익을 지속 창출하는 순환형(Recurring) 모델로 혁신을 꾀한다는 방침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전 세계 고객이 사용중인 수억 대 LG 제품에 서비스를 결합해 고객 관계 중심 사업모델을 만들겠다는 시도”라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올 연말 기준 전 세계 2억대 이상 스마트 TV를 구동하는 웹OS 운영체제를 들 수 있다. TV사업은 LG OLED, LG QNED 등 차별화된 제품 경쟁력에 콘텐츠·서비스·광고 영역을 더해 ‘미디어&엔터테인먼트 플랫폼 업체’로 포트폴리오 전환을 추진한다.

이를위해 무료방송인 LG 채널의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 5년간 1조원 이상 투자할 계획이다. 또 외부 TV 브랜드에 웹OS 플랫폼 공급을 늘리고 TV 외 타 제품군으로도 웹OS 적용을 확대하며 고객 접점을 넓혀 나갈 방침이다. LG 채널 서비스 국가와 이용자는 지난해 25개국 2000만명에서 올해 29개국 4800만명 이상으로 늘었다.

생활가전도 서비스 기반 포트폴리오 대전환에 속도를 낸다. 구매 후에도 고객이 필요한 기능을 업그레이드하는 업(UP)가전을 더 진화시키고, 구독과 스마트홈을 접목하는 ‘HaaS(Home as a Service)’를 지향점으로 한다.

이를통해 기존 가전명가의 제품 경쟁력에 고객이 홈 영역에서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더해 집 안 전체를 아우르는 ‘홈 솔루션(Home Solution) 사업’으로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가전 렌탈·케어십 역시 제품의 유지·관리나 세척뿐 아니라 집 안 공간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아우르며 사업을 확대한다. 최근 5년간 LG전자의 렌탈·케어십 서비스 매출의 연평균성장률(CAGR)은 30%를 넘어선다.

◇전장ㆍ공조ㆍ빌트인 가전 등 B2B 사업 성장 가속화

B2B 사업도 가속페발을 밟는다. 기존 집 안 공간 중심 사업에서 지난 65년간 쌓아온 혁신 노하우를 이제는 커머셜과 모빌리티, 가상공간 등으로 확장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를위해 차량 전동화, 커넥티드 서비스 등 트렌드에 대응해 자율주행, SW 솔루션, 콘텐츠 등 미래 모빌리티 사업도 모색한다. 구체적으로는 이들 사업에서 2030년 B2B 매출 40조원 이상 달성을 목표로 잡았다.

전장사업은 2030년까지 매출액을 2배 이상 키워 20조원 규모의 글로벌 톱10 전장업체로 키울 계획이다. 전장사업의 수주잔고는 올 연말 10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정·상업용 냉난방공조(HVAC) 사업은 2030년까지 매출액을 두 배 이상 늘려 글로벌 톱티어(Top-Tier) 종합 공조업체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이를위해 북미, 유럽 등 주요 지역에 연구개발부터 생산, 영업, 유지보수로 이어지는 ‘현지 완결형 사업구조’를 구축할 계획이다. ▲ESS(Energy Storage System, 저장) ▲HEMS(Home Energy Management System, 관리) ▲VPP(Virtual Power Plant, 가상발전소) 등 에너지 서비스화 영역에서도 선제적으로 준비한다.

빌트인 가전의 경우 글로벌 톱5로 육성하고, 상업용 디스플레이는 버티컬(Vertical, 특정 고객군)별 맞춤 솔루션을 통해 성장을 가속한다는 방침이다.

◇디지털 헬스케어ㆍ전기차 충전·메타버스 등 미래 신사업 육성

신사업 발굴과 육성에도 힘을 쏟는다.

디지털 헬스케어는 미국 실리콘밸리 소재 북미이노베이션센터(NAIC)가 중심이 돼 전략적 투자(SI)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북미이노베이션센터의 투자 규모도 지속 확대되는 추세다. LG전자는 지난해 말부터 미국 원격의료기업 암웰과 함께 북미에서 비대면 원격진료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으며 향후 예방 및 사후관리 영역으로 확장도 검토하고 있다.

전기차 충전 사업은 단순 충전기 판매에 그치지 않고 관제 영역을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LG전자는 최근 자회사 하이비차저(HiEV Charger)를 통해 국내향 제품 4종을 출시했다. 내년에는 북미를 시작으로 유럽, 아시아 등으로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연내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한 추가 생산기지 구축도 시작할 계획이다.

메타버스 영역에서는 폭넓은 전략적 협업관계를 구축한다. 혼합현실(MR: Mixed Reality) 기기는 글로벌 유력 플랫폼사와 공동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증강현실(AR: Augmented Reality) 기기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AR글라스 고도화 및 콘텐츠 제작 생태계 구축 지원사업’을 진행 중이다. TV 등 대화면에서 보다 몰입감 있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도 지속한다.

LG전자 관계자는 "조인트 벤처(JV)나 인수·합병(M&A)을 통해 새로운 사업과 역량을 마련하는 '인오가닉'(Inorganic) 방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LG전자는 디지털전환(DX)을 통한 고객경험 혁신도 집중한다. 온라인 브랜드샵을 통해 소비자 직접 판매(D2C)를 강화하고 팝업스토어 운영도 늘린다. 고객데이터 분석시스템 ‘라이프그라피(Lifegraphy)’, 고객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는 전사 플랫폼 ‘IC 360(Intellytics Customer 360)’ 등 숨은 니즈를 발굴하는 시스템을 적극 활용해 신제품을 기획하는 방안도 모색한다.

또 LG전자는 △비대면 수어 화상상담 및 장애인 케어 서비스 △서비스센터 수어 안내 키오스크 △시니어 전용 상담서비스 및 LG베스트샵 매장 내 안전·IT·문화강좌 등도 진행한다.

내부적으로는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위해 조직문화 혁신 캠페인 ‘리인벤트(REINVENT) LG전자’를 선포하고 글로벌 기업 시민으로서 책임을 다하는 ESG(환경·사회·지배) 경영활동도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