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4-04-27 15:35 (토)
[김용춘의 Re:Think]킬러 규제를 죽이면 기업이 산다
상태바
[김용춘의 Re:Think]킬러 규제를 죽이면 기업이 산다
  • 매일산업뉴스
  • 승인 2023.07.11 0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글ㆍ김용춘 전국경제인연합회 팀장/법학박사

대면진료 우선 고집 킬러규제로 혁신기업 뿌리 못내려
K-규제의 ‘K’는 기업을 죽이는 ‘킬러(Killer)’의 K
장지호 닥터나우 대표가 지난달 23일 서울 동대문 브이스페이스에서 열린 '드림워크 토크콘서트'에 참석해 '고객 집착에 진심, 혁신을 찾는 창업가 정신'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장지호 닥터나우 대표가 지난달 23일 서울 동대문 브이스페이스에서 열린 '드림워크 토크콘서트'에 참석해 '고객 집착에 진심, 혁신을 찾는 창업가 정신'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지난 달 말, 토스 이승건 대표, 닥터나우 장지호 대표, 방송인 타일러 라쉬의 토크콘서트가 있었다. 청년들과 꿈과 비전, 희망, 도전정신을 나누는 자리였기에 즐겁고, 편안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다. 하지만 딱 한 사람, 잠깐 동안이었디만 긴장감과 절박함을 드러낸 연사가 있었다. 바로 닥터나우 장지호 대표.

닥터나우는 현재 대한민국 혁신기업의 대표주자다. 병원에 가기 어려운 육아맘, 거동이 힘든 환자, 격리된 환자, 병원·약국이 문닫은 야간이나 주말에 아픈 사람 등에게 비대면 진료와 처방약 배송을 제공하는 혁신적인 서비스다. 2022년 포브스가 선정한 ‘아시아 100대 유망기업’, ‘30세 이하 아시아 리더 30인’에 뽑혔을 뿐만 아니라, 2023년에는 CES 혁신상을 수상했다. 사업모델로만 보면 소위 잘나가는 기업이다.

소비자들 만족도도 높다. “급체해서 죽을 뻔했는데 닥터나우 덕분에 살았다”, “어린 아이 병원갈 때 짐싸는 수고 덜어줘서 너무 좋았다”, “아이가 주말에 코로나 걸렸을 때 코로나 진료병원 못 찾아 죽을 뻔 했는데 덕분에 살았다”, “코로나 격리기간에 진료 받아서 살았다” 등. 누군가에게는 절실히 필요한 착한 서비스임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김용춘 전경련 팀장/법학박사
김용춘 전경련 팀장/법학박사

그럼에도 장 대표가 생존의 기로에 서있다고 하소연한 이유는 바로 한국에만 있는 황당한 규제 때문이다. 비대면 서비스 회사인데 병원에 대면 진료를 먼저 받으라는 규제 족쇄를 채워놨기 때문이다. 30일 이내에 병원을 방문하거나 방문한 적이 있어야 하고, 30일 이내에 재발한 질병이 아니면 비대면 진료나 약배달이 불가능하다. 정치권에서는 비대면 진료를 허용했다는 대외명분을 내세우지만, 실질적으로는 사업을 하지 말라는 이야기와 다르지 않다.

장 대표에 따르면, 이런 식의 규제는 OECD국가 중 우리나라 밖에 없다고 한다. 기득권층에서는 비대면 진료를 하면 마약이 횡횡하고 국민건강을 해친다고 주장하지만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는 해외에서 그런 부작용이 있었다는 보고는 없다. 만일 정말 그런 부작용이 있다면 다른 국가들이 비대면 진료를 허용했을 리가 없지 않은가. 오히려 대면 진료 강제로 인한 국민 불편에 눈감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장 대표는 하소연한다. 규제개혁 여부에 따라 닥터나우라는 회사는 제2의 토스가 될 수도 있고 제2의 타다가 될 수 있다고. 기업이 비즈니스를 잘못해서 망하면 억울하지나 않지, 시장이 원하는데 우리나라에만 있는 이상한 규제 탓에 사업을 접게 된다면 이 얼마나 원통하고 국가적으로 큰 낭비가 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비대면 진료 규제를 했으면 차라리 솔직하게 인정이라도 하면 좋겠다. 지난 정부에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을 통해 타다 서비스를 금지한 바 있다. 그런데 당시 여당인 민주당에서는 이를 ‘타다활성화법’이니 ‘타다상생법’이니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하여 국민들을 기망했다. 지금 결과는 어떤가. ‘타다’는 문닫았다. 그런데 타다활성화법이라고 강변하던 민주당에서는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아무 죄없는 혁신기업 ‘타다’만 억울하게 된 것이다.

지금이라도 우리나라는 비대면 진료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정확하게 알려야 한다. 그래야 국민들도 실상을 제대로 이해하고 올바른 방향을 찾아갈 것 아닌가. 보고가 잘 못되면 제대로 된 처방은 불가능하다.

얼마 전 대통령이 투자 활성화를 위해 킬러 규제를 없애겠다고 했다. 지극히 올바른 방향이다. 그렇다면 지금과 같은 비대면 진료 규제도 즉시 해결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K-규제는 기업을 죽이는 킬러규제가 될 뿐이다. 부디 이번 기회에 제대로 규제개혁을 해야 한다. K-규제의 ‘K’가 기업을 죽이는 ‘킬러(Killer)’가 될지 선진 한국을 의미하는 ‘Korea’가 될지는 우리의 선택에 달려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