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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위한 첫걸음] 사람을 생각하고 지구를 지키는 장난감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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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위한 첫걸음] 사람을 생각하고 지구를 지키는 장난감이라고?
  • 김혜림 기자
  • 승인 2022.09.20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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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 실천>행동하는 사람들(52) 아트봇
재생 골판지에 식품포장지 덧붙여 안전성 강화한 친환경 장난감
조립식 종이 장난감 '아트봇'을 개발한 주식회사 델로의 김동윤 대표가 지난  13일 서울시 영등포구 선유동 2로 사무실에서 움직이는 '공룡'을 보여주고 있다.  ⓒ매일산업뉴스 김혜림 기자  

[매일산업뉴스]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내일의 지구를 지키는 장남감!’ ‘사람과 지구를 생각하는 장난감!’

이렇게 거창한 타이틀을 내건 장난감이라니! 그 주인공을 만나기 위해 지난 13일 서울시 영등포구 선유동 2로 이레빌딩을 찾았다.

주식회사 델로의 김동윤 대표가 들고 나온 ‘아트봇’들은 우리가 지금까지 만나온 장난감들과는 확실히 달랐다. 플라스틱이 아니라 알록달록 종이로 만든 티라노사우르스, 아프리칸 코끼리, 검은코뿔소. 흰수염고래..... 이들이 코를 들었다 내리고, 꼬리를 흔들고, 다리를 굽혔다 펴고...움직였다.

김 대표는 “아빠의 마음으로 만든 아트봇은 지구가 아파하지 않고, 아이들에게 안전하며,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평등하게 가지고 놀 수 있는 장난감”이라고 소개했다.

조립식 장난감인 아트봇은 재생 골판지에 식품포장지를 덧붙여 안전성을 강화하고 그 위에 콩기름으로 프린트를 한 친환경 장난감이다. 조립하는 데 쓰는 볼트와 너트도 생분해되는 사탕수수 플라스틱(PLA)으로 만들었다.

ⓒ아트봇
아프리카 기린. ⓒ아트봇

김 대표는 “아트봇을 조립하면서 동작과 구조의 원리를 습득하고, 공간지각 능력을 키울 수 있고, 소근육 운동능력 발달에도 효과적이며, 다른 종류의 아트봇을 결합해 자신만의 새로운 아트봇을 만들면서 창의성도 기를 수 있다”고 자랑했다.

제품 디자이너였던 김 대표는 여기저기 나뒹구는 택배박스와 볼트 너트 등 산업쓰레기에 새 생명을 불어넣고 싶었단다. 이 생각 저 궁리 끝에 어린이 장난감을 만들기로 하고 2019년 5월 아트봇을 개발했다. 김 대표는 그해 7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소비재 박람회에 샘플을 들고 참가했다. 200여개 업체가 ‘친환경 장난감’에 관심을 보였다.

김 대표는 “사무실에서 손으로 만든 샘플에 모두들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워 주었다"면서 "귀국해 본격적으로 개발에 나섰다”고 말했다.

아트봇은 플라스틱 장난감보다 친환경적일 뿐만 아니라 가격이 싼 것도 장점이다. 또 특허출원 중인 관절 적용으로 음직임이 자유로워 아이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대부분의 장난감은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잘 망가지지 않는다. 하지만 아이들은 쉽게 싫증을 느껴 버리고 새로 사기 일쑤다.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해마다 전세계에서 버려지는 플라스틱 장난감의 양은 240만t에 달한다. 이는 전체 플라스틱 폐기물의 30% 정도에 이른다.

김 대표는 "올해 8월말 기준 아트봇은 1만402개가 판매됐으며, 이로써 대체한 플라스틱의 양이 무려 201만 6758g이나 된다"고 밝혔다.

ⓒ아트봇

김 대표는 제로웨이스트 실천을 위한 시도도 다양하게 하고 있다. 한솔제지와 협업을 통해 맞춤인쇄를 함으로써 종이의 폐기율을 크게 낮췄다. 또 제품 택배박스에 장난감 도면을 인쇄해 이를 활용하도록 하고 있다.

사회적 기업가 육성사업(2020년 5월)과 충북형 예비사회적기업(2020.10)에 선정된 아트봇은 사회활동도 열심이다. 지난해 1월 선보인 공룡 시리즈 5종과 올해 5월 출시한 멸종위기시리즈 6종은 자폐인의 재능재활 및 사회통합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오티스타와의 협업으로 탄생했다. 멸종위기 시리즈 제품 설명서에는 멸종 이유와 플라스틱 배출요령 등을 인쇄해 환경교육에 활용하도록 하고 있다.

김 대표는 “자폐인들이 그린 옷을 입은 아트봇은 예술의 전당과 서울역전시관 등에서 초청을 받아 팝업스토어와 전시를 준비 중”이라면서 "이는 작품성을 인정받은 결과라고 말했다.

또 아트봇 판매 수익금의 일부를 아동 청소년 단체에 기부하고 있다. 올해 8월말 기준 988만 5480원을 청소년단체에 후원했다. 치매 예방차원에서 노인돌봄센터에도 기증하고 있다.

김 대표는 “11월 개봉예정인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에 등장하는 마블가면을 10월 출시한다”면서 “앞으로 유명 캐릭터 상품으로 폭을 넓힐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트봇은 레고블럭처럼 연결해서 다양한 모형을 만들 수 있는 종이 모듈세트도 개발 중이다.

해외진출을 위한 준비도 차근차근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미국 특허와 상표를 출원하고 어린이 안전검사를 받았으며, 유럽에서도 소비자 검증을 마쳤다. 하반기에는 홍콩·포르투갈·독일 박람회에 참가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환경을 위해 성인들의 플라스틱 사용 자제는 요구하면서 아이들의 플라스틱 장난감에 대해선 무감각하다”면서 “환경교육은 좋은 장난감을 고르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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