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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위한 첫걸음]"기후위기는 블록 한두개만 빼면 무너지는 젠가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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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위한 첫걸음]"기후위기는 블록 한두개만 빼면 무너지는 젠가게임"
  • 김혜림 기자
  • 승인 2022.04.05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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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 실천>행동하는 사람들(28) (사)에너지전환포럼

정치인·대기업 등 참여한 국내 최초 에너지전환 분야 오픈 플랫폼
ⓒ매일산업뉴스 김혜림 기자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사)에너지전환포럼 사무실에서 만난 임재민 사무국장은 "기후위기는 전쟁과 같은 위기상황이므로  온 국민이 하나가 되어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매일산업뉴스 김혜림 기자

[매일산업뉴스] “현재 기후위기는 ‘젠가’ 게임의 마지막 순간과 같습니다.  블록 한두 개만 더 빼면 와르르 무너질 상황입니다.”

(사)에너지전환포럼 임재민 사무국장은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선 대응 속도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에너지전환포럼 사무실에서 만난 임 사무국장은 “기후위기 대응에는 이해관계를 떠나 하나로 뭉쳐 하루빨리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사)에너지전환포럼은 2018년 4월 출범한 국내 최초의 에너지전환 분야 오픈 플랫폼이다. 2017년 신고리 원전 5·6호기 백지화 운동을 벌였던 이들이 에너지전환이라는 시대적 과제 해결을 위해 다시 힘을 합쳤다. 각계 전문가와 시민사회, 산업계, 정치권 등이 소속과 당적, 분야, 이해관계를 모두 내려놓고 뜻을 모았다. 심상정, 이재명, 유승민 등 정치인사들이 고문으로 있으며, 환경단체는 물론 SK가스, 한화큐셀 등 대기업들도 참여하고 있다.

임 사무국장은 “에너지 전환과 관련해 환경단체와 기업이 대립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양쪽이 모두 회원으로 있어 조정 역할도 하고, 대화의 모멘텀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에너지전환포럼은 출범 이후 7대 과제를 중심으로 토론회와 세미나 등 다양한 행사를 펼쳐왔다. 7대 과제는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제도 개선, 탄소중립을 위한 전력 부문 탈탄산소화와 전력 시장 혁신, 수송부문 온실가스 감축, 지속가능한 에너지 미래를 위한 원전 감축과 안전 확보 및 핵폐기물의 안전한 관리 등이다.

​에너지전환포럼은 국내외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다양한 토론회와 세미나를 통해 기후위기의 심각성과 대안을 제시해오고 있다.  ⓒ에너지전환포럼​
에너지전환포럼은 국내외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다양한 토론회와 세미나를 통해 기후위기의 심각성과 대안을 제시해오고 있다. 사진은 기업재생에너지재단과 에너지전환포럼이 지난달 22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공동주최한 RE100이행을 위한 PPA정책토론회 모습.  ⓒ에너지전환포럼​

전문가 정재계 인사들이 포진한 에너지전환포럼은 관련 단체들 사이에선 ‘문재인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을 이끌어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단체로 손꼽힌다. 에너지전환포럼은 국내외 전문가들이 참가하는 토론회와 세미나를 통해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 제안활동을 하고, 정책입법에 대한 건의 및 지원활동에 앞장섰다.

그린 뉴딜은 친환경·저탄소 등 그린경제로의 전환을 가속화해 ‘탄소중립(Net-Zero)’을 지향하고 경제기반을 저탄소·친환경으로 전환하는 ‘그린선도 국가’가 목표다. 특히 ‘그린 에너지댐’ 등 친환경 에너지 인프라를 구축하고, 모빌리티·에너지·기술 등 신환경 산업의 경쟁력을 전방위적으로 강화해 글로벌 시장을 선점·주도하고자 하는 정책이다.

에너지전환포럼의 '에너지전환 청년 커넥터스(connectors) 연(連)', ‘에너지전환 청년 프런티어’ 등 청년 활동가 양성 프로그램은 청년환경활동가들의 사관학교로 정평이 높다.

탈원전 운동에서 출발한 단체인 만큼 ‘원전강국’을 선언한 윤석열 정부에겐 할 말이 많을 듯했다.

임 사무국장은 “신기후체제에서 국가의 산업경쟁력은 재생에너지 공급 능력이 좌우하게 될 것”이라면서 “윤 정부는 원전 확대보다는 재생에너지 축소가 더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임 사무국장은 “원전 특성상 2030년쯤에야 건설가능하므로 이번 정부보다는 차기 정부의 역할이 더 중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에너지전환포럼은 차기정부가 꼭 실천해야 할 사항으로 기후에너지부 신설, 재생에너지 확대, 대형원전 축소, 탄소세 도입, 취약계층 배려한 기후변화 적응 정책 수립 등 10개 정책을 제시한 바 있다.

임 사무국장은 “과학적 지식보다는 '그레타 툰베리'가 기후위기 대응 행동에 나서게 하고 있다”면서 “기후위기와 관련한 정책적 담론이나 수치 등만 나열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기후변화로 지구에 위기가 닥친다는 과학적 진단은 이미 30년 전에 나왔다. 1988년 UN 산하 각국 전문가로 구성된 기후변동에 관한 정부간 패널(IPCC)이 출범했다. 190여개국의 관리와 과학자들이 참여하는 IPCC는 6차에 걸친 보고서에서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고, 대책을 내놓고 있다. 그레타 툰베리는 15세 때 스웨덴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후변화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펼친 이후 환경운동가로 활동하고 있는 스웨덴 청소년이다. 전세계 수백만명의 청소년들이 참여하는 '미래를 위한 금요일 운동'을 이끌어냈다.  

임 사무국장은 “설문조사를 하면 94% 이상이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알고 있으면서도 생업 등 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에 후순위로 밀리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기후위기 극복에 가장 중요한 것은 일반 시민이 다음 10년간 무엇을 하는가”라면서 "기후위기가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생각해보고, 각자의 분야에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 실천해보자”고 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임 사무국장은 “에너지전환포럼은 기후위기 대응이 모든 사람이 중요한 일로 여길 때까지 열심히 활동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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