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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톺아보는 세상만사] 0.16%...경제 규모 대비 원조 수준 저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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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톺아보는 세상만사] 0.16%...경제 규모 대비 원조 수준 저조
  • 김혜림 기자
  • 승인 2022.04.13 0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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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원조위원회 29개국 중 15위 ...경제규모 10위에 못미쳐
수혜국서 공여국으로 발돋움... OECD 역사상 최초이자 유일
개발원조위원회(DAC) 회원국의 공적개발원조(ODA) 규모.   ⓒOECD

[매일산업뉴스] 0.16%. 우리나라가 2021년 형편이 어려운 나라를 지원한 금액이 국민총소득(GNI)에서 차지하는 비중입니다. 금액은 28억 5500만 달러로 적지 않은 규모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제 규모나 다른 나라들의 원조 액수를 들여다보면 자랑할 만한 수치는 아닙니다. 그 이유를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12일(현지 시간) 홈페이지에 개발원조위원회(DAC) 29개 회원국의 2021년 공식개발원조(ODA) 데이터를 공개했습니다. 잠정 통계이긴 합니다만 이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한 해 OECD의 ODA 규모는 178억 9000 달러로 2020년 대비 4.4% 늘었습니다. DAC는 개발도상국의 효과적인 지원을 위해 1961년에 설립한 공여국 클럽입니다.

이는 DAC 회원국이 '코로나 19 펜더믹'으로 어려움을 겪는 개발도상국 지원에 적극 나섰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OECD도 백신 불평등 해소를 위한 백신 기부 형식 원조가 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회원국 중에선 미국이 423억1000만 달러로 원조의 규모가 가장 컸습니다. 2위는 독일로 322억 3000만 달러를 원조했습니다. 3위는 일본으로 176억 2000만 달러를 도왔습니다. 4위 영국은 158억 1000만 달러, 5위 프랑스는 154억 5000만 달러를 각각 지원했습니다.

ⓒOECD
국민총소득(GNI) 대비 ODA 비율 ⓒOECD

경제 규모 대비 원조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국민총소득(GNI) 대비 ODA 비율은 룩셈부르크가 0.99%로 1위에 올랐습니다. 2위 노르웨이는 0.93%, 3위 스웨덴은 0.92%였습니다. 원조 규모 1위인 미국은 0.18%로 매우 낮은 편입니다. 독일은 0.74%, 프랑스는 0.52%, 영국은 0.50%,  일본은 0.34%입니다. 29개국 평균은 0.33%였습니다. 유엔이 권고하는 목표치인 0.7%를 충족시키는 나라는 5개국에 그쳤습니다.

김혜림 대기자
김혜림 대기자

전쟁 직후 우리나라는 국가 예산의 40% 이상을 원조로 충당해야 할 만큼 세계 최빈국 중 하나였습니다. 1984년까지 '유엔세계식량계획(WFP)'으로부터 식량 지원, 홍수 통제, 도로 건설 등 총 23개 사업에 걸쳐 1억 450만 달러 상당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이 외에도 유엔개발계획, 유니세프 등 다양한 국제기구로부터 원조를 받았습니다.

한국전쟁 당시 유엔군 총사령관 더글러스 맥아더는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우리나라가 재건되는 데는 100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고 했습니다.  '한강의 기적'을 이룬 우리나라는 1996년 OECD에 가입했고, 2010년에는 DAC에 24번째 회원국이 되었습니다.

우리나라는 1961년 설립된 OECD 역사상 원조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전환한 최초의 국가이며, 현재까지는 유일합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ODA 규모는 15위였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GNI 대비 ODA 비율은 29개국 평균치의 절반이 채 안되며, 유엔의 목표치에도 한참 밑돌고 있습니다.

지난해 한 방송사가 주최한 포럼에 참석한 프린스턴대학교 피터 싱어 교수는 당시 “불과 26년 전 국제 원조 수혜국이었던 한국이 공여국이 됐지만 아직 자비로움과는 거리가 멀다”고 따끔하게 지적했습니다. 싱어 교수가 기준으로 삼았던 2019년 우리나라의 공적개발 원조액은 GNI의 0.15% 수준이었습니다. 그해에 비해 겨우 0.01% 포인트 증가한 우리나라의 ODA 규모를 본다면 싱어 교수는 "아직도 멀었다"고 혀를 끌끌 찰 것이 분명합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 기준 우리나라는 10위에 해당하는 경제대국입니다. 앞으로 5계단은 더 올라가야 경제규모에 걸맞는 공여국가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제 우리나라를 가리키는 ‘K'는 프리미엄이 됐습니다. 내년에는 ’K- ODA'도 세계가 깜짝 놀랄만큼 가파른 증가폭을 보여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이룬 기적의 '종잣돈'이 되었던 해외 원조. 이제 우리가 개발도상국의 기적을 위해 지갑을 '통' 크게 열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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