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4-05-13 18:40 (월)
[숫자로 톺아보는 세상만사] 3조원...쑥쑥 크는 올해 미술시장 규모
상태바
[숫자로 톺아보는 세상만사] 3조원...쑥쑥 크는 올해 미술시장 규모
  • 김혜림 기자
  • 승인 2022.03.23 06: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22 화랑미술제' 매출 177억원 기록...지난해 2.4배 수준
2020년부터 3배씩 성장하지만 무명작가들은 생계 걱정
ⓒ ㄹㄹ
ⓒ 한국화랑협회 

[매일산업뉴스] 3조원, 미술 전문가들이 예측하는 올해 국내 미술 시장 규모입니다.

올해 아트페어의 시작을 알리는 '2022 화랑미술제'가 지난 16일부터 닷새동안 서울시 강남구 세텍에서 열렸습니다.

22일 한국화랑협회에 따르면, 이번 미술제에선 177억원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이는 이제껏 최고 기록이었던 지난해 72억원의 2.4배 수준입니다. 역대 최다인 143개 화랑이 참여한 이번 미술제에 다녀간 관람객 수는 약 5만 3000명이었습니다. 역시 기존 최다 기록이었던 지난해 4만8000명보다 약 5000명 늘어난 수치입니다.

화랑미술제는 1979년 시작된 국내 최초 아트페어입니다. 국내 주요 아트페어 중 가장 이른 시기에 열려 그해 미술시장 흐름의 가늠자로 자리 잡았습니다.

황달성 한국화랑협회장은 미술제 개막에 앞서 "올해 화랑미술제 매출은 작년보다 2배 정도 늘고, 미술시장 전체는 작년의 3배 정도로 성장하지 않을까 한다"고 내다봤습니다. 화랑미술제의 실제 매출은 예측치를 웃돌았습니다.

예술경영지원센터는 지난해 국내 미술시장 규모를 9223억원으로 추산했습니다. 이는 2020년 매출 2291억원보다 3배 가까은 규모입니다. 올해 시장 규모가 3배 이상 뛴다면 매출 3조원대를 웃돌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내 미술시장의 호황은 코로나 팬더믹의 영향도 비켜가는 모양입니다. 이번 화랑미술제에선 개막일에 먼저 입장하기 위해 관람객들이 줄을 서는 진기한 풍경이 연출됐습니다. 개막 이후에는 컬렉터들이 앞다퉈 그림을 사들였습니다.

아트페어가 잇달아 열릴 예정이어서 화랑미술제의 열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오는 4월에는 부산화랑협회 주최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BAMA), 5월에는 아트쇼부산이 주최하는 아트페어 아트부산이 개최됩니다.

가을에는 다시 서울에서 대형 아트페어들이 열려 컬레터들을 유혹하게 됩니다. 오는 9월에는 코엑스에서 세계적인 아트페어인 영국 프리즈와 한국을 대표하는 아트페어인 한국국제아트페어(KIAF·키아프)가 동시에 열립니다.

같은 기간 세텍에서는 신생·중견 갤러리들이 현대미술과 대체불가토큰(NFT) 미술품, 미디어아트 위주로 선보이는 새로운 아트페어 키아프 플러스도 개최됩니다.

김혜림 대기자
김혜림 대기자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2018년 4월 '미술진흥 중장기계획(2018년~2022년)'을 발표했었습니다. 문체부는 미술관련 협회·단체·학계 전문가들과 토론회 및 공청회 등을 거쳐 마련한 이 계획에서 2022년까지 미술 시장 규모를 6000억원으로 확대하겠다고 했습니다.

'미술로 행복한 삶'을 비전으로 내건 이 계획은 '창작-향유-유통'이 선순환하는 미술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예측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커진 국내 미술시장 규모로 봐서 유통은 확실히 성공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향유는 ‘글쎄올시다’입니다. 이번에 호황을 이룬 2022 화랑미술제 를 지켜본 관계자들 사이에선 “작품을 투자 대상으로만 보고 쉽게 재판매”할까봐 걱정하는 소리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창작 부문은 아직 갈 길이 먼 것 같습니다. 미술 분야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돼  무명작가들의 생활은 어렵기 짝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문체부가 공개한 ‘2021 예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미술업계 종사자의 연간 수입은 487만원에 그쳤습니다. 2018년보다 382만원이나 줄어들었습니다.  생계유지가 힘든 형편입니다. 

쑥쑥 커가는 미술시장의 호황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과열의 조짐이 보일 정도입니다. 하지만 그림도 집처럼 투기의 대상이 된다면 미술시장은 부동산 시장 못지 않게 많은 문제점을 야기할 것입니다. 집은 사람이 사는 곳이고, 그림은 보는 것입니다. 마치 '강은 강이고 산은 산이다' 같은 선문답 같지만 그것이 본질 아닐까요. 본질이 훼손될 때 그 가치는 보잘 것 없어지고 부작용만 도드라질 것입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