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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톺아보는 세상만사] 69%... 48년간 지구촌에서 사라진 야생동물 개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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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톺아보는 세상만사] 69%... 48년간 지구촌에서 사라진 야생동물 개체군
  • 김혜림 기자
  • 승인 2022.10.19 06: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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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F '지구생명보고서 2022'...기후변화, 서식지 파괴 등으로 멸종위기
지구온난화 1.5℃ 이내 제한 못하면 생물다양성 손실 막대할 것
개체수가 크게 감소한 콩고민주공화국(DRC)의 '동부저지대고릴라'  ⓒWWF

[매일산업뉴스] 69%. 1970년부터 2018년까지 전 세계에서 줄어든 야생동물 개체군의 수치입니다. 48년 동안 포유류, 조류, 양서류, 파충류, 어류 등 야생 동물 3개체군 중 2개체군 이상이 우리 곁에서 사라진 셈입니다.

세계자연기금(WWF)이 지난 13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지구생명보고서 2022(Living Planet Report 2022)’를 발표했습니다. WWF는  2년마다 이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습니다.

이번 조사는 세계 5230종의 생물종을 대표하는 3만 1821개의 개체군을 대상으로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를 전 세계 85명의 저자들이 다양한 지식을 활용해 작성했습니다.

지역별로 보면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지역에서의 감소가 더욱 두드러졌습니다. 아마존 등 열대 지역이 분포되어 있는 라틴아메리카 및 카리브해 연안의 경우 야생동물 개체군의 평균 94%가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아프리카에서는 66%, 아시아 태평양에서는 55%가 각각 줄어들었습니다. 북미에선 20%, 유럽과 중앙아시아에서는 18% 감소했습니다.

보호구역이나 국립공원에 있는 동물도 안전하지 않았습니다. 브라질 아마조나주 보호구역에 서식하는 아마존강돌고래는 1994년부터 2016년까지 65% 감소했습니다. 콩고민주공화국(DRC)의 ‘카후지-비에가 국립공원에 살고 있는 동부저지대고릴라(eastern lowland gorilla)는 1994년부터 2019년까지 80%가 줄어든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지구상에서 야생동물이 안전한 곳은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종별로 보면 담수생물이 83%로 가장 많이 감소했습니다. 세계 인구 절반 이상이 담수 서식지 3㎞ 반경 이내에 살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편의를 위해 건설한 댐이나 저수지가 이들의 이동을 가로막은 것이 감소의 주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생물종의 감소는 이러한 서식지 파괴 외에 자원 남용, 외래 침입종 유입, 환경오염, 질병 등도 원인으로 꼽히지만 가장 위협적인 것은 역시 기후변화입니다.

WWF는 "이미 기후변화로 생물이 대량 폐사하거나 멸종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지구온난화를 1.5℃ 이내로 제한하지 못하면 몇 십 년 후에는 생물다양성 손실은 물론 인간에게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벌써 지구촌은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가뭄과 홍수로 인한 빈곤 및 식량 불안의 심화, 사회적 불안과 난민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인수공통감염병 코로나 19가 발생해 동물은 물론 인간의 생명을 앗아가고 있습니다.

18일 현재 전세계적으로 651만 6667명이 코로나 19 감염증으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WWF

WWF 마르코 람베르티니 사무총장은 “지구생명보고서의 충격적인 수치 자료는 ‘기후위기’와 ‘생물다양성 위기’가 상호 연결된 위기임을 잘 보여주고 있다"면서 “기후대응과 마찬가지로 자연을 위해서도 범지구적 차원의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기후 문제를 위해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넷제로’ 목표를 정한 것처럼 2030년까지 자연을 ‘순증가(net-positive)’ 상태로 회복시키기 위한 ‘네이처 포지티브(nature-positive)’ 목표를 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김혜림 국장급 대기자
김혜림 국장급 대기자

WWF-Korea 홍윤희 사무총장은 “지구생명보고서의 결과는 자연을 한계 이상으로 이용해온 현재의 경제 시스템에 대한 경고”라며 “지속가능한 생산 및 소비 방식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정부뿐 아니라 기업, 소비자의 변화도 반드시 동반되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지구생명보고서는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감소’라는 이중의 위기를 완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자연보전 및 회복 노력의 확대, 지속가능한 식량 생산 및 소비, 모든 부문에 걸친 신속하고 철저한 탈탄소화를 제안했습니다.

탈산소화는 이미 글로벌 최우선 과제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다만 윤석열 정부에서만은 예외인듯합니다.

요즘 '막말잔치'를 벌이고 있는 국정감사에서 밝혀진 바에 따르면 정부의 내년도 탄소중립 연구개발(R&D) 예산은 2조 3125억원으로 전년 대비 2.8% 증가에 그쳤습니다.  

그동안 탄소중립 연구개발(R&D) 예산의 전년 대비 증가율은 2020년 29%, 2021년 18%, 2022년 19.8%로, 평균 22%였습니다. 상승폭이 예년의 10분의 1 수준인 내년 예산은 5%대를 넘나드는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외려 삭감된 수준입니다. 윤 정부가 국정과제로 내건  2030년 온실가스 40% 감축을 해낼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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