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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위한 첫걸음]'원두의 99.8%' 커피찌꺼기로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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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위한 첫걸음]'원두의 99.8%' 커피찌꺼기로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
  • 김혜림 기자
  • 승인 2022.10.11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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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 실천>행동하는 사람들(55) 커피어게인
캔들용기 화분 등 업사이클링...올한해만 27톤 재활용
커피어게인 김신 대표가 지난 8일 서울 왕십리 한 카페에서 커피찌꺼기로 만든 인센스 홀더를 보여주고 있다. ⓒ매일산업뉴스 김혜림 기자  

[매일산업뉴스] 우리나라 사람들의 ‘커피 사랑’은 유난하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성인 1인당 연간 평균 커피 소비량은 353잔이다. 전 세계 1인 평균 소비량 132잔의 3배에 가깝다. ‘커피공화국’이란 별명이 과장이 아니다. 커피업계는 올해 커피 수입액이 10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서울 왕십리의 한 카페에서 지난 8일 만난 '커피어게인' 김신 대표는 “커피를 만들 때 원두의 0.2%만 사용되고 나머지는 모두 찌꺼기로 버려진다”고 했다. 그는 연간 15만t 이상의 커피찌꺼기(커피박)가 나오는 것으로 추산했다.

 

ⓒ커피어게인

커피어게인은 커피찌꺼기로 캔들 용기, 인센스 홀더, 화분 등을 제작하는 업사이클링 브랜드다. 2019년 창업한 커피어게인은 초기에는 일반소비자를 대상으로 판매했으나 지금은 기업과 지방자치단체 등의 기념품과 홍보물 제작에 주력하고 있다. 그동안 성동구청, 테라로사, GS25, 투썸플레이스, 이디야 등과 협업을 통해 기념품을 제작했다.

김 대표는 “그동안 타왔던 내연기관차를 환경보호를 위해, 트렌드에 따라 전기차로 바꾸듯 플라스틱 제품을 커피찌꺼기로 만든 친환경 제품으로 바꿔나가면 좋겠다"면서 "커피어게인이 환경살리기에 한몫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커피찌꺼기는 폐기물로 분류돼서 폐기물재활용업자가 아니면 수거, 운반이 불법이었다. 그래서 커피어게인도 폐기물종합재활용업으로 분류돼 있다.

김 대표는 “커피찌꺼기를 갖고 와서 재료로 만들기까지 시간과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든다”고 말했다.

커피 전문점 등에서 전용트럭을 이용해 수거해온 커피찌꺼기는 덩어리지고 축축하다. 서울 성수동 자원순환시설에서 1차 건조, 분쇄, 2차 건조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상품을 제작할 수 있는 원료가 된다. 2,3일 이내에 이 과정을 끝내지 않으면 곰팡이가 피어서 재료로 쓸 수 없게 된다.

재료화한 커피찌꺼기를 압착하거나 금형을 만들어 제품을 제작한다. 제품 디자인과 그때그때 필요한 기술도 김 대표가 도맡아 하고 있다.

김 대표는 “요즘 기후위기에 대한 경각심으로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되면서 커피찌꺼기를 재활용한 우리 제품에 대한 인식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커피찌꺼기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대학생 때다. 커피전문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엄청나게 나오는 커피찌꺼기를 보고 놀랐단다. 그는 인터넷에서 커피찌꺼기 처리법이나 활용법 등을 찾아봤지만 별게 없었다고 했다.

김 대표는 “일부 퇴비로 쓰기도 하지만 대부분 버려지고 있었다”면서 “2007년부터 커피찌꺼기를 상품화한 브랜드들이 보였지만 나왔다가는 사라지곤 했다”고 말했다.

커피찌꺼기로 만든 화분들. ⓒ커피어게인 

그 이유를 김 대표는 재활용에만 초점을 맞춘 탓으로 봤다. 그래서 커피어게인은 소비자들이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는 ‘예쁜것들’을 만들기로 했고, 그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2020년 펀딩 전문사이트 '와디즈'에서 진행한 '공기정화식물을 심은 커피찌꺼기 화분'은 목표액의 1443%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후에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김 대표는 “예쁜 디자인을 추구하지만 친환경이 제일 목표”라고 강조했다. 커피찌꺼기로 만든 용기는 생분해되고, 포장에도 코팅을 하지 않고 있다.

김 대표는 “현재 다회용 용기 개발을 거의 마쳐 내년에는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일반 소비자 대상 판매도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커피어게인이 올해 1~9월 재활용한 커피찌꺼기는 27t 정도 된다. 올해 말부터 퇴비화 하는 업체와 협업을 할 계획이고, 상품도 다양해져 재활용양이 획기적으로 늘 것이라고 김대표가 귀띔했다.

김 대표는 “창업을 희망하는 청년들에게 아이디어와 기술력만 있다면 정부의 지원금들이 적지 않다”면서 도전해볼 것을 권했다. 대학생 때 창업을 했던 그는 소상공인진흥공단의 대출지원금, 청년창업지원금 등이 디딤돌이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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