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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톺아보는 세상만사] 4.5권 ... 성인들 석달에 한권꼴로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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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톺아보는 세상만사] 4.5권 ... 성인들 석달에 한권꼴로 독서
  • 김혜림 기자
  • 승인 2022.10.05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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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지 않으면서 문해력도 떨어져 해프닝 잇따라
청소년들 디지털 문해력은 OECD 꼴찌 수준
ⓒ 문화체육관광부

[매일산업뉴스]4.5권. 지난해 우리나라 성인의 평균 종합 독서량입니다. 석달에 1권꼴로 읽은 셈입니다. 2019년에 비해 3권이나 줄어들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올해초 발표한 2021년 국민 독서실태' 조사에 따르면 최근 1년(2020년 9월~2021년 8월)간 종이책과 전자책·소리책(오디오북)을 전혀 읽거나 듣지 않은 사람도 52.5%나 됩니다.

이 조사는 만 19세 이상 성인 6000명과 초등학생(4학년 이상) 및 중・고등학생 3320명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성인보다는 학생들이 그래도 책을 많이 읽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초중고등학생의 의 연간 종합독서율(1년간 학습 참고서 등을 제외한 일반 도서를 1권 이상 읽은 사람의 비율)은 91.4%, 연간 종합독서량은 34.4권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도 2019년과 비교하면 독서율은 0.7%포인트, 독서량은 6.6권 감소했습니다.

종이책보다는 전자책으로 옮겨가는 경향이 뚜렷하게 보입니다. 종이책 독서율은 성인 40.7%, 학생 87.4%로 2019년에 비해 각각 11.4% 포인트, 3.3% 포인트 줄어들었습니다. 이에 반해 전자책 독서율은 성인 19%, 학생은 49.1%로 2019년보다 각각 2.5% 포인트, 11.9%포인트 증가했습니다. 오디오북 독서율은 성인은 4.5%, 학생은 14.3%로 2019년에 비해 성인은 1%포인트 소폭 증가했고, 학생은 4.4% 포인트 줄어들었습니다.

ⓒ 문화체육관광부

독서를 하기 어려운 이유로 성인들은 ‘일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26.5%), ‘다른 매체·콘텐츠 이용’(26.2%)을 들었습니다. 학생들은 ‘스마트폰, 텔레비전, 인터넷 게임 등을 이용해서’(23.7%), '교과 공부 때문에 책 읽을 시간이 없어서'(21.2%)라고 답했습니다.

‘하루라도 글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는 안중근 의사처럼 다독을 하지는 못할지라도 우리나라 국민들의 독서 수준은 한심한 지경입니다.

김혜림 국장급 대기자
김혜림 국장급 대기자

책을 멀리 하면서 글을 읽고 이해하는 힘, 즉 문해력도 뒤떨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한 업체가 예약 오류에 대해 SNS를 통해 “심심한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하자 ‘심심(甚深)’을 ‘지루한’ 정도로 알아들은 이들이 있어 문해력 논란이 일었습니다.

지난해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가 대선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향해 “무운‘을 빈다”고 하자, ‘武運’을 ‘無運’으로 오해하는 이들이 적지 않아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지난해 올림픽 때 '여자 양궁 단체전 9연패'라는 기사에도 "왜 이겼는데 패했다고 하느냐"는 댓글이 적지 않았습니다.

‘사흘’을 3일이 아닌 4일, ‘금일’을 금요일로, ‘고지식’을 ‘높은 지식’으로 알고 있었다는 이야기가 농담만은 아니것 같습니다. 

요즘말로 이렇게 ‘웃픈’ 현상이 벌어지는 것에 대해 일부에선 한자어를 모르는 한글세대라서 그렇다고 변명을 하기도 합니다. 일리는 있지만 꼭 맞는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단어만 있었다면 헷갈릴 만도 합니다. 하지만 문장이나 문맥 속에서 그렇게 이해하는 것은 한자어를 알고 모르고의 문제가 결코 아닙니다.

실제로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문해력은 매우 뒤떨어지는 것으로 드러난 바 있습니다. OECD가 지난해 발표한 ‘21세기 독자: 디지털 세계에서의 문해력 개발’ 보고서에 따르면 만 15세 학생들을 대상으로 "주어진 문장에서 사실과 의견을 식별하는 능력" 평가에서 우리나라 학생들은 최하위를 기록했습니다. 미국은 69.0%, 터키 63.3%였고 회원국 평균 식별률은 47%였습니다. 이에 비해 한국 학생들은 25.6%밖에 안됐습니다.

자타가 공인하는 IT 강국의 청소년들이 디지털 문해력은 꼴찌라니!

스마트폰이 신체의 일부가 된 ‘포노 사피엔스’로 불리는 청소년들. 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은 '실질 문맹'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읽고 쓸 수는 있지만 복잡한 내용의 정보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이지요. 

문해력이 어휘력이나 독서력과 동의어는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는 독서는 문해력 향상의 지름길임에 틀림없습니다. 

바야흐로 독서의 계절입니다. 주말마다 온 가족이 책 한권씩 ‘뚝딱’ 읽으면 어떨까요. 그래서 내년에 문화체육관광부가 독서실태조사를 할 때 2년 전보다 평균 종합 독서량이 크게 늘었다는 즐거운 소식이 들렸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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