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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톺아보는 세상만사] 919만...2가구 중 1가구 무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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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톺아보는 세상만사] 919만...2가구 중 1가구 무주택
  • 김혜림 기자
  • 승인 2021.11.17 06: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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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2020년 주택소유통계' 발표...서울은 48.4% 집없는 설움
집값 부익부 빈익빈 현상 상위 10%가 하위 10%보다 47배 비싸
ⓒ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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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산업뉴스] 919만. 자기 집이 없는 가구의 숫자입니다. 이는 전체 가구의 43.9%로, 두 가구 중 한 가구는 집이 없는 셈입니다.

통계청이 16일 발표한 ‘2020년 주택소유통계’를 보면 지난해 2092만 7000 가구 가운데 무주택 가구는 919만 7000 가구로 1년 전보다 31만 가구(3.5%) 늘었습니다. 무주택 가구가 900만 가구를 넘은 것은 2015년 가구 단위 조사 시작 이후 처음입니다.

자기 집을 갖고 있는 가구는 1173만 가구(56.1%)로, 이도 전년보다 0.3%p 감소했습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에 사는 사람들이 집을 갖기 제일 어려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집이 있는 가구 비율이 48.4%밖에 되지 않습니다. 평균치를 밑도는 수치입니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50% 넘지 못한 지역입니다. 집값이 전국에서 제일 비싸니 그럴 수밖에 없겠지요. 주택 소유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울산(64.4%)이었습니다. 2위 경남(63.0%), 3위 전남(61.0%) 순이었습니다.

ⓒ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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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가격을 들여다보면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눈에 띕니다. 집을 갖고 있는 가구 중 상위 10%의 평균 집값(이하 공시가격 기준)은 13억 900만원, 하위 10%의 집값은 2800만원으로 무려 46.75배나 차이가 났습니다. 2019년 40.85배에서 지난해 격차가 더 크게 벌어진 것입니다. 이 역시 2015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로 가장 큰 격차입니다. 상위권은 1년 전(11억300만원)보다 2억 600만원이나 오른 것에 비해 하위권은 2700만원에서 100만원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전반적으로 집값은 크게 올랐습니다. 평균 집값은 3억2400만원으로, 2019년 2억7500만원보다 4900만원 올랐습니다. 집값이 3억원을 초과하는 가구의 비중도 33.3%로 2019년(26.9%)보다 높아졌습니다. 정부가 내놓는 부동산 대책을 비웃듯 집값은 몇 해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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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분 종부세 부과 기준인 6억원이 초과되는 호화주택을 보유한 가구는 해마다 늘어나고 있습니다. 2016년 64만 6000 가구에서 2017년 75만 8000 가구, 2018년 92만 5000 가구, 2019년 109만 4000 가구, 지난해 156만1000가구가 되었습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전인 2016년 대비 고가 주택 소유 가구가 91만 5000 가구(141.6%)나 늘어난 것입니다.

김혜림 대기자
김혜림 대기자

가구가 아닌 개인 단위로 좀 더 들여다볼까요. 자기 집을 갖고 있는 사람은 1469만 7000명이었습니다. 이 중 남성이 805만5000명(54.8%)이었습니다. 집을 갖고 있는 여성의 비율은 45.2%로 전년 대비 0.5%p 증가했습니다. 2014년 42.4%에서 해마다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연령별로는 40~50대 연령층이 전체 소유자의 48.1%를 차지했습니다. 특히 50대가 373만 5000명으로 전체의 25.4%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어 40대(22.7%), 60대(20.5%), 30대(11.4%), 70대(11.4%) 등의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30대는 전년도에 비해 경제 사정이 악화된 것 같습니다. 30대 주택보유자는 168만명으로 전년 대비 6만1000명(3.5%)이나 줄었습니다. 전 연령대 가운데 유일하게 감소했습니다.

집이 없다가 자기 집을 갖게 된 사람은 98만명(2.7%)으로 전년보다 36만1000명(2.5%) 늘었습니다. 하지만 있던 집을 팔아 무주택자가 된 사람도 57만명(4.2%)이나 됩니다. 세상은 불공평하기도 하지요. 집 한 채 없어 남의 집 살이를 하는 사람이 이렇게 늘었는데, 집을 여러 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집을 2채 갖고 있는 사람은 183만명, 3채 갖고 있는 사람은 29만7000명, 4채를 갖고 있는 사람은 7만6000명, 5채 이상 갖고 있는 사람도 11만7000명이나 됐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다주택자 증가세가 꺾였다는 것입니다. 집을 여러 채 갖고 있는 사람은 전년 228만 4000명에서 3만6000명 늘었지만 2018년(7만3000명)과 2019년(9만2000명)에 비하면 증가세의 기울기가 완만해졌습니다. 전체 주택 보유자 중 다주택자가 차지하는 비율도 15.9%에서 15.8%로 약간 줄었습니다. 2014년 이래 처음으로 감소했습니다.

옛날부터 집 없는 설움이 크다고 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부동산 가격이 폭등, 집 없음은 설움을 넘어 사회적 박탈감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권이 바뀐다고 해도 집 없는 자들의 설움은 해소될 거 같지 않습니다. 제1 야당의 대통령 후보는 공약으로 종부세 폐지를 내놓고 있습니다. 보유세 강화 정책 포기는 이제 막 증가세가 꺾인 다주택자의 욕심을 부채질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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