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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톺아보는 세상만사] 353잔...세계 평균 커피 소비량의 2.7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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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톺아보는 세상만사] 353잔...세계 평균 커피 소비량의 2.7배
  • 김혜림 기자
  • 승인 2021.06.09 04: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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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보다 커피 즐기는 '커피공화국'....지난해 8240억원어치 수입
종이컵 빨대 등 일회용품 마구 쓰다간 고품질 커피 못 마실 수도

“악마처럼 검고/지옥처럼 뜨거우며/천사처럼 아름답고/사랑처럼 달콤하다"

​ⓒImage from Pixabay​
​ⓒImage from Pixabay​

나폴레옹 시절 프랑스의 정치가였던 탈레랑의 커피 예찬론입니다. 커피에 대한 예찬은 21세기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커피공화국’으로 불리는 우리나라에선 특히 그렇습니다.

통계청이 2018년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해에 성인 1명이 353잔의 커피를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세계 평균 소비량 132잔의 약 2.7배에 달하는 양입니다.

우리나라 커피 전체 시장 규모는 정확하게 집계되지는 않고 있습니다. 관련업계에선 주요 기업들의 매출과 커피 전문점 수 등을 고려해 2020년 전체 시장 규모를 약 13조원대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2006년 약 3조원대였던 시장이 14년 만에 4배 이상 커졌습니다.

김혜림 대기자
김혜림 대기자

특히 우리나라 커피 전문점 시장 규모는 세계 3위권입니다. 유러모니터에 따르면 한국 커피 전문점 시장 규모는 2018년 기준 약 43억 달러입니다. 1위는 미국(261억 달러), 2위는 중국(51억 달러)입니다. 두 나라의 인구를 생각한다면 우리나라의 커피 전문점 시장 규모는 엄청난 것입니다. 중국은 14억 4400만명으로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고, 미국은 3억 3200만명으로 3위입니다. 우리나라 인구는 5182만명으로 28위입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집계한 음료류 품목별 국내 판매액을 보면 2019년 기준 전체 음료류 중 1위는 역시 커피였습니다. 전체 판매액 약 8조 5000억원 중 30%가 커피였습니다. 탄산음료는 약 20%였습니다.

커피는 음료 중 으뜸에 그친 것이 아닙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커피를 밥보다 더 많이 먹을 정도로 사랑하고 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조사 발표한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조사'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일주일에 커피는 12번 이상 마신 데 비해 쌀밥은 7번 정도 먹었습니다. 

​우리나라 커피전문점 시장 규모는 세계 3위 수준이다. ⓒImage from Pixabay​
​우리나라 커피전문점 시장 규모는 세계 3위 수준이다. ⓒImage from Pixabay​

커피에 대한 사랑은 이토록 지극하지만 이 땅에선 커피가 나지 않습니다. 전량 수입하고 있고 그 양은 해마다 크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관세청이 커피 수입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0년에는 그 수입량이 7만6000t, 금액으로는 1억 1300만 달러어치였습니다. 이후 꾸준히 증가해 2020년 커피 수입량은 17만 6000t으로 늘어났습니다. 금액으로는 7억3800만 달러(약 8240억원)에 달했습니다. 코로나19로 모든 소비생활이 위축됐던 지난해에도 커피 소비량만은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수입량은 전년(약 16만8000t) 대비 4.76%, 수입액은 전년(6억6200만 달러)보다 11.48% 각각 늘어났습니다.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커피를 사랑하는 민족이 된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맛은 점차 고급화되는 추세입니다. 관련업계 및 관세청에 따르면 인스턴트 커피는 2015년 전체 커피 매출의 83%를 차지했으나 지난해에는 28%로 크게 줄었습니다. 반면 원두 커피는 같은 기간 17%에서 72%로 급증했습니다. 인스턴트 커피보다는 원두 커피를 더 선호하게 된 것이지요.

전 세계 커피 생산량의 99%가 아라비카와 로부스타종입니다. 아라비카는 풍미가 더욱 우수해 커피 전문점에서, 로부스타는 주로 인스턴트 커피 생산에 쓰입니다. 그런데 이 아라비카가 기후변화에 매우 약한 종류여서 지금과 같은 생활 행태를 이어간다면2040년에는 생산량이 절반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관련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습니다.

아벨 케무라 포츠담 기후영향연구소 연구원팀은 최근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에 “지구의 온난화 현상이 지속된다면 평균 품질의 커피는 더 많이 생산될 수도 있지만, 고품질 커피는 줄어들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커피는 열매인 커피체리 내부의 생두를 가공해서 만듭니다. 재배 온도가 높을수록 체리가 원두보다 빨리 숙성돼 품질이 낮은 커피가 생산됩니다.

오늘 무심코 커피를 담아온 종이컵과 플라스틱 빨대가 20년 뒤 고급 커피 마실 기회를 박탈할 수도 있습니다. 커피뿐이겠습니까! 우리의 편의를 위한 행동이 인간을 비롯한 지구촌의 동식물 모두를 고난으로 몰고갈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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