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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톺아보는 세상만사] 36세 ... 헌정 사상 가장 젊은 당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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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톺아보는 세상만사] 36세 ... 헌정 사상 가장 젊은 당대표
  • 김혜림 기자
  • 승인 2021.06.16 07: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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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선의 원외 인사’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거머쥐다
'탄핵정당론'으로 박근혜 그늘 벗고 중도층 껴안아

[매일산업뉴스] 36세.

‘0선의 원외 인사’로 지난 11일 제1야당의 초대 대표가 된 이준석. 1985년 3월생인 그가 '국민의힘' 대표가 된 것은 8할이 ‘나이’ 덕분 아니었을까요? 30대의 당 대표는 우리나라 헌정 사상 처음이랍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운데)와 최고위원들    ⓒ국민의힘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운데)와 최고위원들 ⓒ국민의힘

이 대표가 정계에 입문한 것은 26세 때인 2011년 12월말이었습니다. 정계 입문 이후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을 지냈고, 2012년 19대 총선에선 비례대표를 제안받았으나 출마하지 않았습니다. 이후 20대 총선에선 노원 병에 출마했으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게 밀려 낙선했습니다. 21대 총선에서도 서울 노원병에 출마했으나 현역 의원이던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패했습니다.

김혜림 대기자
김혜림 대기자

비례대표를 마다하고, 부모님의 고향이자 보수정당의 텃밭인 경북 고령·성주·칠곡, 대구 대신 험지인 서울 노원 병에서 출마했다고는 하지만 어쨌든 ‘0선’입니다. 그런 그가 4선 의원으로 자유한국당 최초의 여성 원내대표를 지낸 나경원 후보, 5선 의원으로 미래통합당 신임 원내대표였던 주호영 후보를 물리쳤습니다. 그 힘의 근원은 젊음 아니었을까요? 낡은 정치의 틀을 부수고 개혁을 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그의 젊음에 걸었기 때문이었을 겁니다.

이 대표의 ‘젊은 혈기’는 전당대회를 일주일여 앞둔 지난 3일 대구·경북에서 ‘탄핵 정당론’을 외칠 때 그 빛을 발했습니다. 이 대표는 “탄핵은 정당했다. 사면론을 꺼내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정치평론가들은 이 발언으로 중도층 민심을 끌어안아 당선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또한 그의 발목을 잡고 있던 '박근혜 키즈'란 별명에서도 자유로워졌습니다.

이 대표의 첫 출근도 젊은이다웠습니다. 백팩을 맨 채 ‘따릉이’를 타고 국회에 들어서는 모습에 말들이 많았습니다. ‘정치쇼’라느니 ‘차라리 걸으라’ ‘왜 안전모는 안 썼나’ 등등. 이 대표는 이에 대해 "공유자전거, 킥보드 등 라스트 마일 운송수단, 퍼스널 모빌리티에 대한 이해 없이는 우리가 법을 만들고 새로운 산업을 육성하기 어렵다"면서 "젊은 세대에게 이미 친숙하지만 주류 정치인에 외면 받았던 논제들을 적극 선점하고 다루겠다"고 말했습니다.

이 대표가 국내에선 최연소 당 대표이긴 하지만 외국에선 30대에 당 대표를 넘어 국가 원수 자리에 오른 정치인이 하나둘이 아닙니다. 2017년 오스트리아 총리가 된 제바스티안 쿠르츠는 당시 31세였습니다. 이 대표보다도 다섯 살이나 젊습니다. 같은 해 뉴질랜드 총리 자리에 오른 저신다 아던은 당시 37세였습니다. 2019년 핀란드 총리로 선출된 산다 마린은 당시 34세였습니다. 30대 대통령도 있습니다. 2017년 프랑스 25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에마뉘엘 마크롱은 당시 39세였습니다. 2019년 엘살바도르 대통령에 취임한 나이브 부켈레는 당시 38세였습니다.

우리나라에선 30대 대통령은 불가능합니다. 헌법과 공직선거법은 선거일 기준 만 40세 이상만 대통령이 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습니다. 이 대표의 등장으로 대통령 피선거권의 연령제한을 없애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정치판을 바꾸고 있는 이 대표의 젊음. 개혁보다는 안정 속에서 기득권을 지키고자 하는 세력들은 벌써 그의 젊음이 부담스러운가 봅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는 국민혁명당(가칭) 창당준비위원장 신분으로 찾은 전북에서 "아직도 젖비린내 나는 이준석이 당 대표가 돼서 뭐라고 하고 있느냐“고 비아냥됐습니다.

당 밖의 일부 보수들만 이 대표를 경계하는 것은 아닌 거 같습니다. 이 대표는 선거인단에서 5만 5820표, 여론조사에서 58.76% 등 최종 43.82%의 득표율로 당선됐습니다. 2위는 나경원 후보로 선거인단 6만1077표, 여론조사 28.27%, 합계 37.14%를 기록했습니다. 이 대표는 나 후보를 여론조사에선 앞섰으나 당원 투표에선 뒤졌습니다. 여론조사에서 크게 앞서지 못했다면 우리는 30대 당대표를 만나볼 수 없었을 것입니다. 일반 국민들은 국민의힘이 ‘탄핵당’ ‘꼰대당’에서 벗어나길 간절히 바라지만 당원들은 고개를 갸우뚱거리고 있습니다.

젊은, 그래서 낡은 보수의 틀을 벗어버릴 것 같은 이 대표! 그가 초심을 잃지 않기를 바랍니다. 여전히 보수적인 당원보다는 개혁을 바라는 국민들의 지지로 당대표가 되었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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