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1-06-14 08:16 (월)
[이강미의 재계포커스]사면이냐, 가석방이냐 ...커지는 이재용 '역할론'
상태바
[이강미의 재계포커스]사면이냐, 가석방이냐 ...커지는 이재용 '역할론'
  • 이강미 기자
  • 승인 2021.06.09 17: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미 정상회의 전후로 이재용 역할론 급부상
재계 "글로벌 패권전쟁 중인데....가석방 의미없어"
"흠결 많은 장수라도 전쟁 중에는 감옥에서 꺼내 쓰는 것이 국가를 위한 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

[매일산업뉴스] 특별사면(특사)이냐, 가석방이냐. 

현재 '국정농단'사건으로 구속 상태에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바 분식회계'의혹으로 또다시 재판이 진행중인 상황에서 여권발(發) 이 부회장의 거취에 대한 담론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한 언론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꼭 사면이 아니고, 가석방으로도 풀 수 있다"고 밝히면서 민주당 내에서 이 부회장을 가석방하자는 목소리에 불을 당겼다.

박범계 법무부장관도 같은날 송 대표의 가석방 언급에 대해 "당 대표께서 말씀한 것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화답함으로써 가석방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사면이든지, 가석방이든지 간에 모두 외형적으로 형 집행이 종료된다는 점은 같지만, 의미와 내용에 있어서는 큰 차이가 있다.

그렇다면 송 대표는 왜 가석방카드를 꺼내들었을까. 그것은 다분히 정치적 부담을 고려한 것이란 관측이다. 사면은 헌법상 대통령의 고유권한인데 비해 가석방은 법무부 장관의 결정으로 시행할 수 있다. 사실상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정치권이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이 부회장은  수사·재판 과정에서 여러차례 구속 수감돼 오는 8월이면 가석방 요건을 채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이 결심만 하면 '8·15 특별사면'도 가능해 진다는 얘기다.

핵심은 이 부회장의 경영복귀 여부이다. 사면·복권은 즉시 경영복귀가 가능하지만, 가석방인 경우에는 법무의 취업제한 해제 심사를 받아야만 한다. 특히 가석방의 경우 즉각적인 경영복귀가 어렵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에 따르면 5억원 이상의 횡령 등으로 유죄판결을 받은 경우 관련 있는 기업체에 징역형 집행이 종료되거나 가석방된 후 5년간 취업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부회장의 사면 또는 석방론의 배경이 반도체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일선 경영복귀라는 점을 고려하면 결정적인 차이를 갖는다.

이 때문에 재계는 이 부회장의 시급한 경영복귀가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반도체 패권 전쟁에서 이 부회장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한 시기인데, 경영활동에 제약이 생길 수 있는 가석방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말했다.

사실 현재 글로벌 시장은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반도체 산업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대만의 TSMC는 120억 달러(13조5000억원)을 투자해 미국 애리조나주에 5나노 반도체 공장을 짓기로 했고, 인텔도 파운드리에 신규로 진출하면서 미국 애리조나주에 200억 달러 투자계획을 밝혔다.

삼성도 한·미정상회담이 열리던 지난달 21일 미국에 170억달러(19조1800억원) 규모의 파운드리 투자를 밝혔지만, 아직까지 신규 공장이 들어설 위치나 투자 시기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 총수 공백으로 최종 결정이 늦어지고 있다는 관측이다.

반도체 산업은 공장 가동 전, 고객을 유치해 생산 물량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삼성의 기존 오스틴 공장은 14나노 파운드리 공정이 주력으로 애플, 퀄컴, AMD 등이 필요로 하는 7나노 최신 반도체 수주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새로 공장을 지어 최신 반도체 제품을 생산해야 하는데, 삼성의 '총수공백'으로 최종 결정이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파운드리 시장에서 대만 TSMC와 격차가 점점 벌이지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삼성전자의 시장점유율은 17%로,  TSMC(55%) 보다 38%포인트 차로 뒤쳐졌다. 두 업체간 점유율 격차는 지난해 4분기 36%포인트차보다 더 커진 것이다.

최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반도체는 대형 투자결정이 필요한데, 총수가 있어야 의사결정이 신속히 이뤄질 수 있다"고 호소한 이유이다. 기업의 대규모 투자는 '총수의 결단'없이 전문경영인 체제하에서는 쉽게 결정할 수 없는게 현실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들도 공감하는 부분이 많다. 지금은 경제상황이 이전과 다르게 전개되고 있고, 기업의 대담한 역할이 요구된다는 점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청와대는 "(사면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아닌 원론적인 입장을 발힌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사면이든지, 가석방이든지 간에 이 부회장에 대한 법집행이 끝난다 하더라도, 넘어야 할 산은 만만치 않다. 국정농단 재판과 별개로 현재 삼성물산·제일몾기 합병시 주가조작 및 분식회계 혐의 등으로 재판이 진행 중으로, 3~4년은 사법리스크에 시달려야 한다. 시민단체들은 여전히 이 부회장의 사면을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의 국민들은 '일하는 이재용'을 원하고 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이 부회장의 사면찬성 비율이 70%에 이르고 있다. 재계와 국민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위기에 빠진 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이 부회장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가가 반도체 대전을 치러야 하는데 흠결이 많은 장수지만, 감옥에서 꺼내 쓰느 것이 국가를 위한 길입니다."

최근 민주당 한 지도부가 했다는 이 말이 계속 되뇌인다.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경제지도가 빠르게 바뀌고 있는 현 시점에서 문 대통령의 대승적 결단이 필요한 때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